전쟁 뒤엔 '유아독존'식 패권주의가
전쟁 뒤엔 '유아독존'식 패권주의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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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전쟁에 대한 시민사회와 종교계의 우려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지난 12일 천주교광주대교구 소속 수녀들의 평화를 위한 기도회에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광주불교사암연합회에서 '아프간사태, 과연 문명충돌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에 불교적 시각으로 본 아프간 사태의 원인진단과 문제지적을 위해 발제자로 나설 전남대 김현곤 명예교수의 발제문을 요약해 싣는다. / 편집자 주


■광주불교사암연합회 '아프간 사태' 세미나발제문

지난 9월 11일 이른아침(현지시간)에 발생한 뉴욕 「세계무역센터」비행기 테러는 오사마 빈 라덴의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니다라'라는 석명이 있었음에도, 확실한 증거도 없이 그를 체포, 인계하라는 미국의 독촉이 있었다.

그러나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면 그리하겠다는 아프간의 집정 텔레반 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폭격을 감행했다. 이것이 구소련과의 제 1차 전쟁에 이어 벌어진 제 2차 아프간 전쟁이다.

문제는 1,2차 아프간 전쟁에 있어서의 아프간의 주적이 구소련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는외형적 사실이 아니라, 두 초대강국들 모두가 이슬람권의 공동 주적이라고하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분석가들은, 미국에 대한 혐오감과 적대감은 주로 미국의 비호하에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

서구의 기독교가 그 교리를 가지고 이슬람교와 맞부딪친 종교전쟁이, 그리고 반대로 이슬람교가 그 교리를 가지고 기독교와 충돌한 전쟁이 순수한 종교전쟁이었던가.

오늘의 실예를 들어 말하자면, 구소련의 아프간 침공, 이 침공에 대한 미국의 아프간 후원, 그리고 이번의 아프간 침공이 있어왔다. 이는 사실 팍스 로마나를 모방한 팍스 브리타니카와 이것을 이은 팍스 소비에티카, 팍스 아메리카나의 실현을 위해 유아독존의 패권을 얻기위해 벌인 일들이며 그 연장선상에 1, 2차 아프간 전쟁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구 소련 및 러시아의 남진 정책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정책, 그리고 이면에 숨겨진 중동에 밀집된 유전 확보의도가 있다.

세속을 정화하기 위한 불교 윤리의 제일 원리격인 탐진치(貪 痴)의 개념들을 확대 적용해 보자. 강대국들의 타국에 대한 침공, 점령, 식민 그리고 내편 네편을 가르는(적어도 현재까지는) 정치적 블록화, 경제적 블록화 등의 욕심은 바로 이 탐진치 중의 탐욕이 집단화, 국가화, 제국화된 것이다.

"역사속 강대국 침공은 탐욕의 국제화
생태계 법칙 뛰어넘는 과도한 약육강식은
'불평등 없다'는 진리 깨닫지 못해 저지르는 意業


우주는 理法界, 事法界의 緣起로 운영되는 것이며, 이 운영은 한 중심과 주변에 번재하는 一心 如來臟心이다. 그리고 이는 法身佛인 비로자나불의 체현으로서, 결국 세상모든 생물체들 간에 선택적으로 최고존재의 은총을 받는 존재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일체중생들 간, 지구촌의 모든 국가들 간에 자연 생태계의 법칙을 뛰어넘는 과도한 약육강식은, 이것을 낳는 불평등은 없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지 못한데서 저질러지는 意業들인 것이다.

때문에 무작정 신의 은총과, 남을 살상하는 전쟁 속에서 신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하고 빈다거나, 우리는 신의 가호하에 있다고 외치는 자들은 왜곡된 仰信 속에 빠진 자들인 것이다. 이러한 신앙이야말로 맹신이요 광신이라 규정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고대 그리스 시대의 트로이 전쟁 중 올림포스 12 신들도 두 패로 갈라졌었다는 얘기를 잘 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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