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시범거리' 지정만 해놓고…
'간판 시범거리' 지정만 해놓고…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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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끌어들이기에 뒤질세라 앞다퉈 무조건 튀고 화려하게 단장한 간판들.
'간판도 도시문화의 한 축이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일면서 정부가 '옥외광고물 시범거리 조성 사업'을 계획했지만 광주시의 경우 업주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무산 위기에 처했다.

행정자치부와 광주시, 남구청까지 나서 조성 사업에 앞장서고 있으나 정작 시범거리 내에 있는 업주들 중 '간판을 바꾸겠다'고 나선 신청자는 단 한명도 없는 상황이다.

비용 30%이상 업주 부담
신청자 거의 없어
2억여원 예산도
전체간판 교체엔 턱없이 부족


가장 큰 이유는 업주의 부담이 예산의 30%를 넘기 때문이다. 행자부는 시범거리 조성에 1억8천5백만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나 이중 6천2백만원은 업주들이 부담하도록 했다.

시범거리로 지정된 백운광장부터 상공회의소 방면의 1.8km 내의 1천여개의 업소에선 "간판 바꾸는 게 쉬운 일도 아닐 뿐더러 경제도 어려운 요즘 자부담까지 들여 간판을 바꾸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정부에서 임의로 시범거리를 지정하고 업주들에게 돈을 내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더구나 업주들이 일부 부담해서 간판을 바꾸겠다고 신청을 하더라도 1억8천여만원의 예산으로 1천개가 넘는 간판을 다 바꿀 수 없어 시범거리 내에서도 일부 간판만 바꿔야 할 상황이라 업주들의 호응은 더욱 기대하기 힘들다.

이에 남구청 직원들이 새로운 광고물 정비방안과 조성계획안을 들고 업소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을 했으나 섣불리 나서는 업주들이 없다. 남구청 정자면 광고물관리계장은 "신청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자부담이 줄어들 것이다"며 "아직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지만 20~30개 업소에서 전화 문의를 해왔으므로 기다려 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호응도가 낮은 사업이 월드컵을 앞두고 질서확립을 하자는 취지를 얼만큼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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