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고향쌀 사주기' -읍면동에 목표량 할당 '논란'
나주시 '고향쌀 사주기' -읍면동에 목표량 할당 '논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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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개인에게도 시상금 인센티브 걸어>
<택배료 5천원 출향민이 부담하는 현실 문제>
<시,"미질에 자신, 애향심에 동참해 줄 것">

나주시가 최근 공급증가와 소비감소로 인한 판매량확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쌀사주기 운동이 택배비 등 후속지원미비로 직원들과 출향민 모두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나주시는 지난 달 18일 각 실과소장과 읍면동장, 가공공장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기관 연석회의를 갖고 '고향쌀 사주기운동'을 결의했다.
시는 이에따라 18개 읍면동별로 각각 쌀 8백40가마에서 2만6백가마까지 모두 20만가마(20㎏기준)를 배정하고 읍면동 및 개인별로 판매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키로 하는 등 판매 촉진에 나섰다.

시는 또 김대동시장명의의 서한문을 1만여 출향민들에게 발송, 어려운 농촌현실을 설명하고 고향쌀 사주기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시관계자는 11일 현재 6백가마가 이미 판매됐고 8백가마의 판매가 예약된 상태라고 밝혔다.

농민돕기라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이번 '쌀 사주기운동'은 그러나 가마당 5천원하는 택배비를 소비자(출향민)에게 부담시키는 것이어서 실효성과 함께 출향민이나 해당 직원모두에게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주 한 면사무소 직원은 "지금은 출향민들의 애향심이 예전같지 않다"면서"서울서도 아파트 20층까지 전화 한통화면 배달되는 실정인데 10%가까이 이르는 택배료를 물고 쌀을 사 줄 고향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또다른 면사무소 직원은 "농사지어 한두가마 정도는 형제들에게 보낼 수 있지만 도시에서도 쌀 값 시세가 떨어져가는 추세인데 목표량만큼 판매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족친지들과 주변에서도 많은 쌀들을 처분하지 못해 고민인 상황에서 이른바 '다른 쌀'까지 앞장서 판매해야하는 불만에서 나온 말들로 아무리 고향쌀이라도 5천원씩이나 더 주고 쌀을 살 고향사람들이 얼마나 될까하는 목소리들이다.

"취지는 좋지만 원가 낮추는 등 전체 쌀값 조정 필요"지적


직원들은 "어차피 10억원에 이르는 택배비를 시가 지원한다는 것은 타당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은 만큼 농협이 공급하는 나주쌀에 대해 원가를 낮추고 보다 나은 도정작업을 통해 양질의 쌀을 생산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WTO확정으로 추곡수매량은 대폭 줄고 제고량은 느는데다 가격은 하락추세여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농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자는 취지에서 쌀사주기운동을 시작한 것"이라며"향우들에게 어려운 농촌실정을 잘 얘기하고 이 운동의 취지를 설명하면 충분히 이해할 것으로 보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개인별 할당'운운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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