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못잡은 '자미축제'
방향 못잡은 '자미축제'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0.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 북구청이 올해로 4회째 개최하는 '자미축제'가 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행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행사내용들이 본래 목적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과 함께 논란이 일고 있다.


북구청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자미축제 열린마당 북구민의 화합마당'이라는 슬로건으로 구청광장과 북구 청소년수련관, 충효동, 환벽당, 부근 일대에서 놀이마당, 문화, 부대행사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시가문학계승' 취지 먼 볼거리 행사

그러나 행사내용들이 바둑대회, 학술토론회, 10월의 작은 음악회, 무등산 사랑 스케치전 등을 제외하고는 게이트볼, 무술공연, 차밍 디스코, 그룹 댄싱, 페이스 페인팅, 노래자랑대회, 음료수 및 맥주 시음회 등으로 해마다 반복되는 일회성 단순 볼거리 행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시가문화를 발전시켜온 선인들의 정신문화를 되새긴다'는 행사 목적에도 벗어났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또 축제예산 1억여원 중 3천890만원이 일선 동에 주민동원 명목으로 150만∼160만원까지 지급돼 자발적인 참여로 치러지는 축제보다는 관주도 전시성 행사라는 논란도 부르고 있다.

주민동원비 3펀8백만원 지급 '예산낭비'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자미축제는 구민의 날 성격도 일부 담고 있어 여러 행사를 배치할 수밖에 없었으며 예산증액은 일선 동에서 행사참가에 따른 각종 기부금 폐해를 없애기 위해 동지원 규모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행사 자문위원들도 시가문화를 살리는 행사가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현장성을 살려 모의 과거시험, 한시 짓기 등의 행사를 배치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행사 추진을 지켜본 주민들과 구청주변에서는 "축제 취지에 맞게 행사내용과 예산집행이 이뤄져 주민들 스스로 찾아와서 시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바꿔져야 한다"며 "매년 똑같은 행사들로 인해 아까운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고 구청측을 비판했다.

"시가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개선돼야"

한편 자미축제는 조선중기에 식영정 절벽아래로 흐르는 창계천에 7∼9월까지 백일홍(배롱나무)꽃이 만발해 여울에 비쳐지는 것(자미탄)을 성산사선인 정철 송강, 석천 임억령, 서하당 김성원, 제봉 고경명 등이 이곳과 환벽당을 오가며 시를 읊던것에서 유래한다. 지금은 1974년 광주호 공사로 이 일대가 사라져 볼 수 없게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