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닷컴]진보정당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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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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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용 기자

민주노동당. 80년대식 냉전이데올로기가 극성을 부리던 시절의 사고방식 같으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정당의 명칭이 시민들에게 별 무리없이 소화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유연해졌다는 반증일 수 있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가 '민생 살리기 10만㎞ 대장정'의 일환으로 호남지방을 방문해 충장로를 비롯, 광주전남 일원에서 거리연설회를 열고 각계 단체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인지도 높이기와 세 확산에 나섰다.

권대표는 16일 충장로에서 열린 거리연설회에서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공적자금 환수, 임대차보호법 제정, 이자제한법 부활, 군복무기간 축소, 평화군축 등 민주노동당의 공약사항을 역설했다.

시민들은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정당에서 임대차보호법, 이자제한법 등 서민들이 생활과 관련된 정책사항들이 이야기된다는 것이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내비치면서도 유인물을 한번씩 읽어보는 모습을 보였다.
보수 일색의 정당들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현대 정치사에서 '진보'를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조금씩 넓어져간다는 의미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진보정당의 역사에서 살펴볼 때 현재 활동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의미있는 정치세력이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 유세모습
우리나라 진보정당은 1956년 진보당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 뒤 4ㆍ19이후 사회대중당, 한국사회당, 사회혁신당, 통일사회당이 나타났다 소멸했으며 5ㆍ16쿠데타 이후에는 정권의 외교적 목적에 이용된 몇몇 진보정당 이외에는 자취를 감추었다.

이후 1988년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 민중의 당, 한겨레 민주당이 창당됐으나 대중정당으로 가는데는 실패했고 이후 1992년과 1997년 선거국면에서 민중당과 국민승리 21이 등장한 뒤 국민승리 21이 민주노동당으로 재창당됐다.

선거때마다 진보정당들이 출현했다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사라지곤했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민주노동당은 지난 97년 대선이 끝나고 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고 정당의 틀을 유지해왔다.
2002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최근 정당명부제 도입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국민들의 지지도 또한 높아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비교적 뚜렷한 정치성향 때문에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원내 교섭단체인 자민련보다도 지지도가 앞서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이들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2002년 대선에서도 후보를 내고 이에앞선 지방선거에서는 좀 더 유권자들과 가까운 정책들을 개발하고 서민들을 이해에 맞는 공약들을 내세우며 적극 참여할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진보의 색체를 쉽게 용인하지 않았던 우리사회의 토양이 새로운 진보정당을 받아들일 수 있을 지 내년 선거가 궁금해진다.

/한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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