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 문틈 시인/시민기자
  • 승인 2017.11.3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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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에 나오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 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이 펼쳐 보일 세상 때문이다. 지금도 단추만 누르면 기계가 청소를 해주고 밥도 해주고 노래도 틀어주고 불도 켜준다. 그런 정도는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도 못 든다.

지난 번 알파고가 바둑시합에서 놀래킨 것의 몇 백배, 몇 천배의 인공지능이 인간의 비서 노릇하는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의 신세계다. 모든 생명체와 무생물체를 센서로 연결하여 전 세계가 초연결, 초사회 상태로 되어 여기서 모인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판단하여 생산하며 의사를 결정해주는 혁명적인 세상. 생각만 해도 놀랍고 흥분된다.

공장도, 병원도, 학교도, 도시도, 우리가 사는 세상의 면면이 다 플랫폼이라는 생태계로 수렴되어 사람이 할 일의 태반을 기계가 대신 해주고, 사람은 행복을 누리기만 하면 된다는 것, 얼른 들으면 공상 같은 세상이 여기저기서 벌써 부분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자율주행차는 2,3년 후면 대세를 이룰 정도로 가있고, 환자의 진단과 수술도 부분적으로 로봇의사가 대신 해주고 있다. 미국 어느 마트에서 가정집으로 신생아용 기저귀가 배달되었다. 부부는 나이 든 사람들이라 생뚱맞은 택배를 받아들고 마트에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연유인지를 물었더니 그 집 20대 딸이 임신부가 필요한 것들을 자주 사가는 기록을 인공지능이 읽고 미리 기저귀를 보낸 것이었다. 그제야 부부는 딸이 임신했음을 처음으로 알았다.  

4차 산업혁명의 세상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이 다 알아서 예측하고, 안내하고, 도와준다. 기계가 머리 좋은 머슴이 된 꼴이다. 무인자동차가 나오고 무인비행기가 나오고 하는 것 같은 단편적으로 신기해해 하는 수준에서의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를 바꾸어 모든 사람이 상하가 없어지고, 평등해지고, 불신사회를 신뢰사회로 바꾸고, 자율화된 인간의 공동체로 세우는 말 그대로 혁명적 인간 생태계를 만들게 된다는 이야기에 나는 그때가 빨리 왔으면 하고 어린애처럼 기다리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세상을 ‘인간이 신이 되는 세상’이라고까지 말하는데 좌우지간 인간은 문명의 정점에 이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 지구상에서 인간이란 종이 멸망하지 않고 살아남아 성취해내는 과정이 눈부시게 여기까지 왔다. 이런 세상에 태어나 살게 되었으니 얼마나 신나고 벅찬 일인가.

물론 4차 산업혁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혁명을 향하여 진보할 것이다. 그 끝이 어디일지 모르지만 인공지능은 벌써 인간을 능가하는 분석, 판단, 예측, 생산, 대역을 하고 있다. 영국의 물리학자 호킹 박사처럼 인공지능이 장차 사람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의 장래를 오히려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 신문을 보면 그런 세상이 와서 인간 대신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 대역을 다 하면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딴은 사회 조직이라는 것이 사실상 중개 사회라고 할 수 있는데 중개인이 필요 없는 사회가 될 터이니 일자리 걱정이 괜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놀라운 신세계에서는 지금처럼 죽자 사자 일에 파묻히지 않고도 여유 있게 살 수 있고, 실업자는 나라가 먹여 살리는, 그러니까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복지와 안전, 분배, 신뢰 사회 속에서 살게 되므로 걱정할 것이 없단다.

나는 인류의 진보를 믿는다. 옛날 직장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갔을 때 며칠 간 교육을 받았는데 그때 인간복제에 관한 강의를 듣고 정말 그런 세상이 올까, 믿거나 말거나 수준으로 치부했는데, 지금 기술은 거기까지 온 거나 같다. 개, 돼지, 양 같은 복제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처럼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인간의 노력에 박수를 치고 싶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긴가민가할 것이다.

요즘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책들을 읽고 있는데 내가 다 이해했다고 볼 수도 없고, 나로서는 그저 우리나라가 이 네 번째 혁명의 선두 그룹에 나서 인류 문명의 척후 역할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뒤에서 허덕이던 중국이 지금은 우리를 추월하여 눈부신 산업혁명을 이루고 있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엉뚱한 짓을 한 셈이다. ‘잘살아 보세’ 노래를 그만 부르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잘살게 되었네’하고 노래 부르느라 해찰을 하는 사이 다른 나라들은 저만치 앞서 나가고 있다.

맨날 남의 뒤만 따라 갈 것인지 한번 생각해볼 때다. 하루에 수십만 명을 교실에 가두어놓고 답을 꼭 찍으라는 4지선다형 수능결과에 따라 인생행로가 결정되는 이런 우스꽝스러운 교육 현장의 적폐를 개혁하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신세계를 창조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새 정부는 제발 미래비전을 활짝 펴보여 공동체가 ‘앞으로 가는’ 길을 열었으면 한다. 나는 90 가까운 어머니가 생전에 4차 산업혁명의 놀라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그때가 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멋진 신세계가 꿈이 아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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