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다 사람, 걷고 싶은 광주(10) LA 산타모니카 다운타운
차보다 사람, 걷고 싶은 광주(10) LA 산타모니카 다운타운
  • 문상기, 박용구 기자
  • 승인 2017.10.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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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계획된 쇼핑거리...산타모니카 피어와 시너지

걷고 싶은 거리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잘 만들어진 ‘걷고 싶은 거리’는 피곤한 도시민들에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거니와 지역의 랜드마크로 도시경쟁력을 제고할 수도, 관광문화자원으로 외지 관광객들을 유인할 수도 있다. 그래서 최근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홍보하는 지자체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이에 <시민의소리>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알려진 서울로7017, 인천 자유공원길, 부산 근대 역사의 길, 경주 삼릉 가는 길, 대전 시청 앞 가로수길, 강릉 월화거리, 미국 롬바드 스트리트, 하이드 스트리트, 기어리 스트리트, 헐리우드 블루버드, 로데오 드라이브, 산타모니카 블루버드 등 국내외의 거리를 직접 현장 취재할 계획이다. 그래서 이들 사례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하고 분석해 광주만의 특성을 담은 거리를 만드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산타모니카 피어 좌우로는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진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이하 LA)의 해변도시하면 바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산타모니카(Santa Monica)가 떠오른다. 이어서 산타모니카 피어(Santa Monica Pier)와 길게 뻗은 아름다운 산타모니카 비치(Santa Monica Beach)가 떠오른다.

‘차보다 사람, 걷고 싶은 광주’의 10번째 순서는 지금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밀려든다는 바로 이 산타모니카 피어(Santa Monica Pier)와 그와 연계된 다운타운의 거리다.

LA 다운타운에서 서쪽으로 30분 정도 달려가니 산타모니카 피어가 나온다. 산타모니카 피어 좌우로는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진다. 해변에는 일단의 휴양객들이 바다를 만끽하고 있다. 10월로 접어들어서인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통역을 맡고 있는 박찬민 변호사에 따르면 산타모니카 비치에서 수많은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가 촬영되었다고 한다. 근육질의 남자들과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이 나오는 해상구조대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덧붙인다.

우리 일행은 먼저 산타모니카 피어로 발걸음을 옮겼다. 산타모니카 피어는 산타 모니카의 상징적인 장소로 1908년에 바다에 나무 기둥을 박고 그 위에 판자를 올려 만들어진 곳이다.

110년의 자랑, 산타모니카 피어

박 변호사는 “11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탓에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지만 정작 더 좋은 곳들이 이 주변에 많다”면서 “그런 곳들은 대부분 부유한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다운타운에서 피어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가고 있다.

산타모니카 피어로 이동하는데 뒤로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온다, 다운타운에서 피어 쪽으로 오는 사람들이다. 현지인처럼 보이는 사람들부터 관광객들까지 그 수가 대단하다.

피어로 가는 초입 왼편에 아쿠아리움(Aquarium)과 회전목마를 비롯해 각종 상점들과 레스토랑이 있다. 이어 대관람차도 보인다. 퍼시픽 휠(Pacific Wheel)이라고 한다. 예전에 타보았던 싱가폴 플라이어나, 런던아이와 비교해 너무 왜소해 보였다.

▲ 퍼시픽 파크는 오래된 시설이다 보니 다소 촌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이것이 향수를 자극하는 등 관광객들에게는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이곳이 퍼시픽 파크(Pacific Park)라고 설명했다. 그는 “퍼시픽 파크는 작은 놀이 공원으로 주로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로 구성되어 있다”면서 “오래된 시설이다 보니 다소 촌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이것이 향수를 자극하는 등 관광객들에게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입구 쪽 회전목마는 영화 ‘스팅’에 등장한 것으로 유명하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태양열로 움직이는 퍼시픽 휠(Pacific Wheel)은 추억삼아 한 번쯤 탈 만하다”고 덧붙였다.

피어로 가는 데크(Deck) 위에는 아기자기한 관광물품들을 파는 조그만 상점들 사이로 버스킹을 하는 버스커들이 눈에 띈다. 문외한의 입장에서인지 몰라도 실력이 꽤 있어 보인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피어 끝으로 계단을 타고 내려가니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구경을 좀 하고 있노라니 한 낚시꾼이 고등어처럼 보이는 물고기를 낚아 올린다.

LA 카운티의 역사적인 랜드마크

▲ 1975년 5월 공식적으로 LA 카운티에서 역사적인 랜드마크로 등록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기념비

다시 반대편 계단으로 올라오니 1975년 5월 공식적으로 LA 카운티에서 역사적인 랜드마크로 등록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나무를 사선으로 잘라놓은 모양이다.

여기까지 걸어본 우리 일행은 사람들의 물결을 거스르며 거꾸로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피어를 보지 않으면 LA 관광을 하지 않은 것인 양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피어 쪽으로 간다.

이들을 뒤로 하고 산타 모니카 피어로 연결된 다리를 건너니 ‘산타모니카 요트 하버, 스포츠 피싱, 보우팅’ 등이라 쓰이어진 아치간판이 나온다. 여기서도 뱀을 가지고 쇼를 선보이는 버스커가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 콜로라도 어베뉴(Colorado Ave.)를 따라 걷는다. 시멘트로 만들어 놓은 LA 다운타운의 인도와는 달리 물결무늬로 멋을 부린 인도가 인상적이다. 또 산타모니카 다운타운의 거의 모든 주차장 외관이 각기 다른 그림과 디자인으로 연출되어 있어 독특해 보였다. 관광도시답다는 생각을 강하게 들게 하는 대목이다.

▲ 산타모니카 다운타운의 거의 모든 주차장 외관이 각기 다른 그림과 디자인으로 연출되어 있어 독특함을 자아낸다.

좀 더 걸으니 산타 모니카 플레이스(Santa Monica Place)에 이르렀다. 터미네이터2 등 영화촬영지로 유명한 산타 모니카 플레이스는 산타 모니카의 명소 중 한 곳이라고 한다. 노드스트롬스(Nordstrom’s)와 블루밍데일즈(Bloomingdales) 백화점이 입점해 있었다. 티파니, 루비통, 로렉스, 휴고보스 등 명품을 취급하는 점포들을 비롯해 여러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었다. 1층의 카페, 3층의 식당가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싶었다.

산타 모니카 플레이스를 통과해서 밖으로 나오니 브로드웨이다. 길 건너에서 산타 모니카의 또 다른 명소인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3rd street Promenade)가 시작된다.

산타 모니카의 또 다른 명소,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

산타 모니카가 단순 바닷가 도시에 그치지 않고 복합 문화도시로 유명한 이유는 바로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와 파머스 마켓 때문이라고 한다.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는 LA 서부에서 가장 큰 쇼핑 지역으로 유명하다. 우리가 찾은 날이 평일이어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주말이면 쇼핑이나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붐빈다고 한다.

▲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 입구에 서니 물을 뿜고 있는 코뿔소가 먼저 우리를 반긴다. 그리고 그 뒤로 자동차 없는 보행자 전용 도로가 400m 가량 펼쳐진다.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 입구에 서니 물을 뿜고 있는 코뿔소가 먼저 우리를 반긴다. 그리고 그 뒤로 자동차 없는 보행자 전용 도로가 400m 가량 펼쳐진다.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정갈하게 꾸며져 있다. 도로 좌우로는 유명 브랜드를 판매하는 점포부터 레스토랑과 쇼핑몰, 극장 등이 자리 잡고 있다.

▲ 거리 곳곳에는 손수레를 모티브로 동일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 노점들이 늘어서 모자며 옷 등을 팔고 있다.

특히 거리 곳곳에는 손수레를 모티브로 동일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 노점들이 늘어서 모자며 옷 등을 팔고 있었다. 게다가 버스커들의 수준급 연주도 거리의 멋을 더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거리에서는 드럼이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악사부터 마임 공연, 힙합, 노래까지 다양한 장르의 각종 공연들이 시시때때로 펼쳐진다고 한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모두 모여 있기 때문에 쇼핑을 위해서도 좋고, 커피나 아이스크림 하나 들고 버스킹을 즐기면서 천천히 걷기에 최적화된 길이라 보여진다.

관광과 쇼핑의 도시 산타모니카에는 버스킹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뽐내며, 시민이나 관광객들로부터 답례를 받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공연비용을 줘야만 거리에 나와서 버스킹을 하는 광주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 버스킹이 활발한 산타 모니카에서는 자발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뽐내며, 시민이나 관광객들로부터 답례를 받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공연비용을 줘야만 거리에 나와서 버스킹을 하는 광주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의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는 윌셔 블루버드(Wilshire Blvd.)와 만나며 끝이 난다.

1989년을 새로운 시작으로 볼 수 있는 산타모니카 플레이스와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는 이처럼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각광 받는 쇼핑, 산책, 영화 관람 코스 등의 명소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파머스 마켓

이와 함께 산타 모니카에는 관광코스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이 있다고 한다. 이를 찾기 위해 다운타운을 한 바퀴 돌았지만 허탕이었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산타 모니카 방문객 센터(Santa Monica Visitor Center)로 향했다.

▲ 산타 모니카 방문객 센터(Santa Monica Visitor Center)

산타 모니카 방문객 센터에 따르면 우리가 들른 금요일에는 장이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일주일에 세 번(수, 토, 일요일) 오전 8시부터 1시 사이에 다운타운, 피코 블루버드 버지니아 어베뉴 파크, 메인 스트리트의 헤리티지 스퀘어 등에서 열린단다. 덧붙여 이곳 파머스 마켓은 30년 남짓한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해준다. 산타 모니카의 명물로 성장한 파머스 마켓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이러한 요소들을 골고루 갖춘 산타 모니카 다운타운은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코스가 되어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더구나 미국 서부지역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산타모니카 해변과 인접해 있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톡톡하다는 판단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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