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뒤집어 날아가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새가 뒤집어 날아가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 승인 2017.10.24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요즈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외국 언론에 자신의 수감 환경이 수감자의 인권유린이라고 불평을 늘어놓았다는 말을 들으니 한마디로 기가 막히다. 또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이 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인지 국정감사 수감자 인권 운운 하면서 법무부 장관에게 따지는 것은 경상도 속담으로 ‘새가 뒤집어 날아가는 소리하고 자빠졌네’라는 말로 되돌려 주고 싶다.

새정부들어 자유한국당의 일련의 언사와 작태야말로 적반하장이며 생떼다. 그런 식으로 우리나라를 50여년 통치해왔고, 최근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덮어두자는 논리 아닌 생떼를 부리니 그들의 뻔뻔스러움에 몸서리가 쳐진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을 골통 보수들은 ‘잃어버린 10년’이라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잃어버렸단 말인가. 비리와 부정으로 부가 불균형하게 그들에게 흘렀던 것이 10년간 차단된 것을 말하는가, 아니면 권력에서 멀어진 것을 탄식하는 말인가.

그러기에 이명박이 집권하자 수만대를 흘러온 강하를 난도질하여 이익을 추구하였고, 자원외교를 빙자하여 수십조의 국고 손실을 가져오지 않았던가. 국정원과 권력기관을 사병화하여 독재정치를 고착화시켜 함량미달이요, 만만한 박근혜에게 정권을 물려주기 위해 전방위로 부정선거를 자행한 결과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으나 최순실을 비롯한 국정농단이 만천하에 들어나자 박근혜는 결국 탄핵을 받았고, 그 결과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진정한 민주세력에겐 지난 9년의 세월이 ‘잃어버린 9년’인 것이다. 따라서 어거지 논리로 국민을 속여왔던 독재세력, 그리고 그들에 아부하여 이익을 누렸던 반민주 세력을 이 땅에서 철저하게 몰아내기 위해서는 민주세력은 더욱 더 경각심을 가지고 그들의 허상을 깨부술 수 있는 논리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말이란 참 묘한 것이다. 그래서 거짓말도 자주 들으면 참말처럼 믿어지게 된다. 독재세력들은 30여년간 모든 언론을 장악하여 자신들을 정당화시키고 미화시켰다. 또한 그들은 교육을 통하여 국민을 세뇌시켜왔다. 그러한 결과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을 일부 국민은 아직도 ‘빨갱이’라고 믿고 있을 정도다. 지난번 촛불혁명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적폐세력인 홍준표 후보가 얻은 24%의 득표는 독재세력의 뿌리가 얼마나 깊이 박혀 있는가를 보여 준 사례다. 거짓말을 거짓말이라고 바른 말을 하면 잡아 가뒀던 유신독재 시절을 거치면서 국민은 그렇게 순치되어 갔다.

1987년의 6월 항쟁으로 독재세력이 물러갈 것 같았으나 김대중과 김영삼의 분열로 노태우라는 또 다른 군사독재 세력에게 합법적인 집권의 길을 터주었다. 노태우 후 김영삼의 기막힌 야합으로 1997년까지 민주세력은 또 다시 좌절하고 말았다. 1997년 선거를 통한 진정한 평화적 정권교체가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이루어졌다. 그리고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민주 세력의 정권 재창출이 성공되었으나 노무현의 즉흥적이고 낭만주의적 통치가 이명박이라는 반민주세력에게 또 다시 정권을 넘겨주었고, 우리 국민은 또다시 공작 정치세력에게 9년이라는 세월 동안 고통을 겪어왔다.

민간 수사법(folk rhetoric)은 촌철살인과도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민간 어법’, 또는 ‘민속 말투’로 바꾸어 부를 수 있다. 적폐세력들이 말도 아닌 말로 민주세력을 비난할 때 그들에게 따끔하게 되돌려 주는 말로 ‘새가 뒤집어 날아가는 소리하고 자빠졌네’라는 말 이상 뭐가 있을 까. 가령 ‘새가 뒤집어 날아가는 소리하네’라면 그것은 너무나 약하여 우리의 성이 차지 않는다. ‘자빠졌네’라고 쥐어박아 주는 말을 덧붙일 때 우리 민중은 만족하게 된다. 민중의 언어는 사기그릇이 아니라 옹기그릇이거나 질그릇 같이 투박하여야 한다. 옹기사발에는 막걸리가 제격이지 양주가 어울리겠는가. 떼쓰는 자들에게는 고운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민주세력은 5년간 주도면밀하면서 적전분열하지 말아야 한다. 미끄러운 뱀장어를 조심스럽게 구덕에다 담듯이 다시 이 땅에 반민주세력 또는 독재의 아류들이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