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3)
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3)
  • 김다이, 송선옥 기자
  • 승인 2017.07.11 0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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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사라진 이유
자발적인 참여의 공연 인력풀 관리가 관건

문화수도 광주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인 금남로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올해 광주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과 별도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협업해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을 개최하는 등 국제적인 축제를 하나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시민의소리>는 서울, 제주, 통영, 아산, 대전, 영국 에든버러 등 국내·외 진행되고 있는 프린지페스티벌의 현장을 찾아 태동기에 있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성공을 위한 추진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프롤로그
②광주형 문화난장, 프린지페스티벌의 방향성을 찾자
③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사라진 이유
④제주프린지페스티벌, 트랜드 초읽기
⑤서울프린지페스티벌, 거리로 쏟아져 나온 문화예술인
⑥음악 창의도시 통영, 프린지페스티벌의 정통성 찾기
⑦지역 예술제의 주변부, 아산 ‘전국프린지페스티벌’
⑧프린지 모태,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현주소
⑨거리 축제의 꽃, 에든버러 차별성은 무엇인가
⑩에필로그-광주프린지페스티벌 성공을 위한 추진과제

   
▲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열렸던 으능정이거리의 현재의 모습
ⓒ대전문화재단 제공

대전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처음 열린 것은 지난 2011년. 광주보다 6여년 앞서 프린지페스티벌을 열었지만 현재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은 자취를 감췄다.

당시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열린 장소는 대전시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와 길 건너 5분~10분 거리에 위치한 중구 대흥동 우리들공원이었다.

이곳에서 프린지가 열렸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곳은 옛 충남도청과 대전역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지역이다. 한때 대전의 중심지였던 이곳은 관공서들이 빠져나가면서 상권쇠락으로 침체에 빠졌다.

대전시는 원도심인 은행동, 대흥동 일대를 살리기 위해 각종 재생사업에서도 우선순위로 초점을 맞췄다. 광주의 경우 동구에 위치한 옛 전남도청, 금남로 인근에서 각종 재생사업, 문화행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비교적 젊은 10~20세대의 유동인구가 많은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 지난 2013년 스카이로드가 설치됐다. 으능정이는 ‘천년을 산 은행나무가 버티고 선 곳’이라 뜻으로 붙여졌다. 이곳은 스카이로드 설치로 인해 어두운 밤이면 휘황찬란하게 LED영상이 머리 위로 떠다닌다.

옛 충남도청과 마주하고 있던 동네인 대흥동의 우리들공원을 지나면 갖가지 주점, 호프집이 빼곡히 즐비하게 이어져있다. 2008년 조성된 우리들공원의 중앙에는 넓은 무대가 설치되어 있어 시시때때로 문화공연이 열린다고 한다.

▲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는 어두운 밤이 되면 스카이로드에 LED영상이 하늘에 펼쳐진다.
▲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열렸던 대흥동 우리들 공원

대중문화 특화거리 조성사업의 일부로소의 프린지

바로 이 장소에서 지난 2011년 ‘대중문화예술 특화거리 조성사업’이 처음 시작됐다. 총 1억 9천만 원의 예산으로 매주 토요일 음악공연, 댄스, 뮤지컬, 연극, 마술, 마임 등의 공연과 프리마켓 등이 20회 진행됐다.

이 사업의 일부 프로그램이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다.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은 2011년 7월 1일부터 7일까지 연달아 7일간 진행됐다. 대전문화재단 주최, 대전대중문화예술협회의 주관으로 열린 7일간의 프린지페스티벌 기간의 예산은 ‘대중문화예술 특화거리 조성사업’의 사업비 중 9천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매주 토요일 열리던 ‘주말예술공연’ 프로그램을 7월 초에 집중시켜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을 탄생시킨 것이다.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은 예술인에게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시민 및 관람객에게는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 해소, 원도심의 경제 활성화 및 발전에 이바지를 기대했다.

ⓒ대전문화재단 제공

그러나 7일간의 프린지축제는 평일에도 진행되면서 등교, 출근 등의 이유로 시민 참여도가 다소 낮아 어려움이 있었다. 또 인근 상권이 비협조적인 자세로 대응해 상인들과 마찰이 일어나는 등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의 경우 원도심 활성화, 문화거점 형성 등 ‘광주프린지페스티벌’과 비슷한 취지로 시작했지만 그 과정이나 공연팀의 섭외방식 등이 달랐다.

2011년 당시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의 실무를 담당했던 대전문화재단 정책기획팀 박종현 차장은 “2011년 기획 당시에 대전대중문화예술협회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을 먼저 제안해줬다”며 “대중문화예술협회에서 주관을 했기 때문에 공연팀의 인프라는 연결이 잘 되었었다”고 떠올렸다.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의 경우는 “개별적으로 공연단체를 섭외할 수 있었지만, 협회에서 소속 단체를 가지고 있었고, 네트워크가 있었기 때문에 공연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대전문화재단 제공
ⓒ대전문화재단 제공

아마추어 공연팀도 자기PR 만들어야

반면 프리마켓과 체험프로그램 운영에 있어서는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기획을 했을 당시에 장소를 마련하고 구색을 갖춰놨지만 정작 하고 싶었던 것은 자유롭게 마케터들이 모여서 장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보조금을 받는 입장에서는 공연이나 체험부스들을 꽉 채워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을 장담하지 못하니 어려웠던 걸로 기억한다”고 고백했다.

또 상가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음향장비로 공연하는 팀과 오히려 손님이 더 없다고 주장하는 상가 측의 마찰도 있었다.

주관단체 입장에서는 퀄리티 있는 공연으로 구성해야한다는 책임감도 무시 못하는 부분이었다. 프린지페스티벌 주관단체였던 대전대중문화예술협회 손호득 사무국장은 “지역 쪽에서는 서울 수준으로 우수한 공연 팀이 있기 힘든 현실이다”며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팀들을 소개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 대전대중문화예술협회 손호득 사무국장

손호득 사무국장은 “공연팀들 중엔 자신들이 공연을 하면서 커리어를 쌓으면서 프린지와 같이 성장한다는 취지를 가진 젊은 팀이 있다면, 공연에 익숙한 팀들의 경우 사전에 프로필 사진과 공연영상 제출을 요구하면 그에 대한 제작비용을 따로 요구해 서로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팀들은 대체적으로 아이디어는 좋을 수 있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아 서칭을 해도 잘 나오지 않고 자료들이 없었다”며 “공연팀들은 자기개발로 스스로 PR을 미리 준비해 놓아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연속성, 지속성 있게 이어갈 수 없었던 것은 예산문제도 있었지만, 지역에서 자발적인 공연팀의 참여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전대중문화예술협회 손호득 사무국장은 “거점을 두고 이곳에 가면 늘 공연이 있는 지속성을 이어가보려고 했지만, 프리마켓도 그렇고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하면서 출연자들이 원래 받는 페이보다 훨씬 적게 드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어느 지역이나 공연단체에 일정 정도의 예산지원이 되지 않으면 사실상 자발적으로 나서서 참여하는 팀을 찾기 힘들다는 점은 공통점인 듯하다.

ⓒ대전문화재단 제공
▲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열렸던 대흥동 우리들 공원

공연예술행사로 원도심 활성화 기대해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취지와 맞지 않았던 부분은 개막식날 몇몇 유명 대중가수를 초청해 무대에 세운 것이다.

이에 대해선 “그 부분에 고민이 많았다. 당시에는 버스킹이나 거리 공연을 하려는 욕구가 강한 시기도 아니었고, 프린지를 말해도 잘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였다”며 “그러다보니 가수를 불러서 개막식날 주목을 끌어보자. 우선 사람들을 많이 불러모아보자는 취지였다”고 답변했다.

현재 대전시는 프린지페스티벌을 담았던 ‘대중문화예술 특화거리조성’사업을 ‘지역예술가 공연 및 아트프리마켓’으로 사업명을 바꿔 주말 공연예술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복합장르의 공연예술행사 및 예술인 창작 작품 판매 시장을 통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예술 활동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대전의 원도심 활성화 사업(대전 중앙시장앞 은행교) ⓒ대전문화재단 제공
ⓒ대전문화재단 제공

유사한 사업으로는 원도심 활성화 시민공모사업으로 ‘들썩들썩 원도심’과 문화가 있는 날 ‘청춘 마이크’ 사업을 원도심 일대에서 진행하고 있다.

비록 ‘대전프린지페스티벌’은 1회로 끝나버렸지만 개최기간동안 평일 참여도 부족, 지역상권과 마찰, 공연 및 행사가 집중되지 못한 점 등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던 부분을 받아들여 과감히 털어낸 것은 광주에서도 짚어 봐야할 대목이다.

아마추어 예술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활발한 국내의 성공적인 프린지페스티벌 모델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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