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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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욱 충남대 국문과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 승인 2017.06.0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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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욱 충남대 국문과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우리가 사는 한반도를 위성사진으로 보면 만감이 교차된다.한반도는 대륙의 교두보이자 대양으로의 도약대 구실을 해왔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한반도는 역사 이래 600여회에 달하는 침략을 받았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남북이 분단된지 72년에 달했고, 세계에서 가장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지역이다.

100년전 구한말의 국제정세가 다시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때는 신흥 해양 세력인 일본이 청일 전쟁과 노일 전쟁을 거치면서 한반도를 병탐했다. 그 결과 연합국의 승리로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았지만 연합국의 전후 처리 과정에서 미국과 소련이 북위 38도를 경계로 분할 점령하면서 분단 국가로 남게 되었다.

남북한은 한국전쟁으로 분단이 더욱 고착화되었고 90년대부터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한반도는 세계의 화약고가 되었다. 결국 중국의 암묵적인 묵인 아래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고 6자 회담을 하는 동안 북한에 시간만 벌어 준 셈이 되었다. 국제사회가 북한 핵에 대한 징벌적 조치를 취해도 북한은 무기개발뿐만 아니라 운반체인 미사일 실험 발사를 꾸준히 해나가면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만약 중국과 북한이 연접해 있지 않다면 미국은 진즉 북한을 선제 타격했을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핵무기야말로 제일 값싼 방어무기일 것이다.따라서 미국과 UN이 아무리 강도 높게 북한에 대한 경제 봉쇄를 하더라도 북한은 이 값싼 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파급되는 작용으로 일본의 개헌을 통한 군국주의로 부활하는 점이 우려스럽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의 우익세력은 미국의 묵인하에 꾸준히 군비를 확장해 왔다. 아마 어느 시점에 가면 일본은 1년 이내에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자신의 역할을 일본에게 슬그머니 넘겨 줄지도 모른다. 이러한 일련의 조짐을 볼 때 한반도는 다시 전쟁터가 될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미일 중심의 외교 전략 때문에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애써 구축한 균형 외교와 국제정세가 깨지고 말았다. 그 성능이 검증되지도 않았고 미국의 MD정책의 일환이라고 의심받는 사드의 전격 배치는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 경제적 손실이 수천억원대에 달할 것이다. 한미 동맹 관계 때문에 불가피하게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더라도 정당한 협상과 이에 대한 주도권을 우리가 쥐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선을 불과 14일 앞둔 시점에서(4월 26일 밤) 도둑놈 도둑질하듯 배치하는 것이 주권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가? 그리고 사드는 수도권을 충분히 방위할 수 없다고 했는데 국민의 45%가 살고 있는 수도권 주민을 포기한단 말인가.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비정상적 사건이 왜 발생했고 공식적인 숫자에 포함되지 않은 4기를 몰래 들여 온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여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

지난 대선 때 자유한국당은 '안보는 보수'라고 뻔뻔스럽게 외쳐댔지만 이 나라를 이처럼 안보의 무인지대 내지 위험에 빠트린 게 누구인가. 참다운 보수도 아닌 과거 독재정권에 기생하여 기득권을 불법적으로 획득한 보수도 아닌 악의 편에 선 자들이 보수인가. 만인에게 물어보라. 그대들이 진정으로 안보를 말하려면 ‘전시작전권’을 하루 빨리 회수해 놓고서 자주 국방을 외쳐라. 왜 1950년 7월 미군이 남한에 상륙하면서 전시작전권을 요구했는지 아는가.

중국의 국부군과 중공군 사이의 전쟁에서 고문단으로만 참전했던 미군은 국부군이 하룻밤 사이에 중공군으로 넘어가는 것을 경험했기에 한국군도 그와 같을 줄 알고 전시작전권을 요구했던 것이다. 전시작전권이 없는 나라가 세계에 우리 말고 또 어디 있는지 말해보라. 미국의 치맛자락 뒤에서 얼굴 내밀며 안보라는 말을 하는 그대들은 안보를 말할 자격이 없다.

동아시아 지도를 한 장은 관례대로 걸고 한 장은 거꾸로 남쪽이 위가 되도록 걸어 놓고 보라. 한반도는 우리 민족의 교두보이자 도약대 구실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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