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시장, 관피아에서 자유로울까
윤장현 시장, 관피아에서 자유로울까
  • 정인서 광주문화도시계획 상임대표
  • 승인 2017.03.1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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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서 광주문화도시계획 상임대표

윤장현 광주시장이 시 산하기관장의 인적 쇄신 차원에서 시도한 물갈이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또다시 ‘관피아’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윤장현 시장이 취임 이후 상당수 기관장 선임에 부적격자를 선임하는 등 물의가 있다는 여론이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승리 이후 '전리품'을 나눠주듯 한 것이 내내 부담되었는지 임기 1년 4개월을 앞두고 무더기 사표를 받아 사전 내정없이 뽑겠다고 했다. 때문에 시 산하 9개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등이 공석사태를 빚었다.

현재 8명의 기관장에 대한 공모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벌써 2곳이 '적격자 없음'으로 재공모에 나서는 등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공모 기관 가운데 현직에 있으면서 자기 기관의 대표 자리에 서류를 제출하는 곳이 두 곳이나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해당 기관은 현직을 그만 두어야 서류를 낼 수 있다는 규정이 없어 현직에 있다가 서류를 내고 떨어져도 다시 근무할 수 있다는 해석을 했다. 이는 규정에 없다손치더라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광주도시공사 사장의 경우 현 본부장급 임원 2명과 전 시 국장급 인사 등 3명이 최종 후보로 선출됐지만 적임자가 없다며 재공모에 들어갔다. 모 본부장은 사장 직무대리 자격으로 서류 및 면접심사를 맡을 임원추천위원를 선정한 뒤 스스로 응모한 것으로 나타나 '셀프 추천' 논란도 일으켰다.

광주문화재단도 지원자 9명 가운데 서류심사를 통과한 6명의 면접을 거쳐 최종 2명을 윤 시장에게 올려 낙점을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이곳도 대표이사가 없는 가운데 사무관리 총책임을 맡고 있는 모 사무처장이 서류를 내고 면접까지 봤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지역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또 시의 문화관광정책실장을 역임하고 재단법인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모씨가 문화재단에 서류를 내 시장의 결심에 따라 ‘관피아’인가 아닌가라는 말을 들을 우려가 있다.

가장 먼저 공모절차에 돌입했던 광주교통문화연수원장은 지난달 24일 10명을 1차로 뽑아 15일 면접을 거쳐 2명을 선발해 20일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6명은 2015년 당시 응모했다 낙마한 인사들이 재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장도 '적격자 없음'이라는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15일까지 후보접수를 다시 한다.

광주여성재단 대표이사는 서류를 통과한 3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으며 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최종 후보 2명이 시장에게 추천된 상태다.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은 16일 면접을 치른다.

시장이 최종 후보를 선정한 뒤 일부 기관의 경우 의회 청문 절차를 넘어서야 한다. 윤 시장은 최근 "사전 내정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지만 공모 과정에서 빚어진 각종 논란 때문에 더더욱 낙점의 선명성을 드러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표를 내지 않은 다른 기관의 임원이 다른 기관의 대표이사 자리를 넘보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기회에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광주시는 지역을 뛰어넘어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재찾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원자 대부분이 시장의 인맥선상에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광주시뿐만 아니라 그동안 선출직 자치단체장이 있는 곳은 선거캠프 사람이거나 지인을 선임하는 경우가 관례여서 생뚱맞은 사람이 서류를 내봤자이다.

윤장현 시장이 이번만은 유능한 인재, 지역을 잘 아는 인재, 그동안 경험이 풍부한 인재 등을 고려하여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길 기대한다. 정말 관피아에서 자유롭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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