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로 함께 찾는 희망의 나라
촛불로 함께 찾는 희망의 나라
  • 이홍길 고문
  • 승인 2016.11.1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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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길 고문

개인이나 집단에게 전화위복은 특별한 행운이다. 화가 복이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노력함으로써 복을 일궈낼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힘든 노력들이 누구나 모두에게 항시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가능성이 섬광처럼 빛나고 들어날 때 노력의 용기가 용솟음치게 된다.

지난 2000년 이 땅의 내로라하는 젊은 학자들이 모여 유신시대의 소름끼치는 「국민교육헌장」을 패러디, 「우리는 부패의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비판과 함께 자조감이 물씬 베어나는 책을 출판한 적이 있었다. 그 「국민부패헌장」을 지루할지라도 소개하면, “우리는 부정부패의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싸그리 잊고서, 안으로 돈벌이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공멸에 이바지 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출세의 지표로 삼는다. 독한 마음과 육중한 뱃살로 불법과 탈세를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다의 탐욕을 개발하고 국민의 무지를 선거의 발판으로 삼아 금권의 힘과 무법의 정신을 기른다. 공갈과 협박을 앞세우며 쾌락과 물질을 숭상하고, 음모와 불신에 뿌리박은 이전투구의 전통을 이어받아 명랑하고 따뜻한 지역감정을 북돋운다. 우리의 통박과 담합을 바탕으로 경제를 파괴하며 국민의 빈곤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상납과 뇌물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스스로 배금주의에 참여하고 복종하는 국민정신을 드높인다. 물질숭상에 투철한 애물애첩이 우리의 쾌락의 길이며 자유세계의 이상을 배반하는 기반이다. 길이 후손에 물려 줄 영광된 분단 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 신념과 긍지를 지닌 부패한 국민으로서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가 그 전문이다.

너무 심했다는 느낌도 있지만 잘못 살아온 우리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참괴함을 누를 길 없다. ‘국민부패헌장’이 소위 진보 소장학자들의 어림 반 푼도 없는 그냥 개그였으면 좋으련만, 우리는 4대강 비리, 자원외교 비리의 이명박 시대를 거쳐 3포, 5포, 7포세대의 과정을 거쳐 헬조선의 종착역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부패의 빅뱅으로 최순실‧박근혜게이트를 만나게 되었다. 부정부패 행위가 우주의 도움을 받아 들키지 않고 부패헌장이 창조융합의 금자탑으로 우뚝 섰다면 어찌되었을까? 승마가 국기가 되는 찬연한 오방세계가 펼쳐짐을 상상할 때 유구무언, 무뇌극락에 이르지 않았을까?

국정농단, 헌정파괴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수준에서 사건이 마무리될 성 싶지 않은 것은 그 부정부패 기량의 탁월성에 있다. 어느 정치학 교수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그들은 자신들의 사적 친위세력을 공적 길목에 정확히 비치하여” 갈취구조를 완성하였다. 부패구조는 비밀정부와 같은 조직 내 조직으로 공적 결정체계와 소통과정을 무력화시키는 암적 존재로, “이들 국가부패구조를 종횡으로 엮는 정점 고리가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 빽을 믿고 오만방자하게 기고만장했을 면면들. 젊은 교수의 질타가 가슴에 맺힌다. “대통령의 오랜 사적 심부름꾼을 포함한 하류잡범들의 지식과 경력을 보면 이들에게 국가 최고 인재들이 계속 제공한 국가기밀과 결정권한, 굴종과 아부는 애국심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공적 윤리조차 찾기 어려운 서글픈 국가현실을 상징한다.”는 지적.

필자는 80년 5월 광주보안사 지하실에서 현직 국립대학교 교수 신분으로 육군 하사에게 “나는 초등학교도 못나왔다”는 엄포 끝에 고문‧구타당한 경험이 있다. 그 엄포의 당당함이 아직도 모골이 송연하다.

그녀들의 부패구조를 자리매김하자면 최태민, 최순실은 좀비, 박근혜는 몸통, 원조는 박정희다. 이들은 5‧16 이후 자행된 부정부패의 박정희 유전자로 묶어지는 부패의 큰 사슬이다. 그런데 천행으로 그들의 비밀정부가 들통 났다. 부패헌장이나 짓씹고 헬조선타령이나 부르면서 절망을 노래하던 우리들이 저들의 패착을 통하여 희망의 섬광을 발견했다. 우리들의 본모습을 다시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우리는 3‧1운동의 후예이고 4월혁명의 전사였고 5‧18의 투사였으며 6월항쟁의 시민대오였는데 어찌 우리가 절망할 것이냐고 다짐한다.

촛불을 켜서 인민주권을 찾아 민주공화국을 다시 일으키자. 다시는 부패헌장의 무리들에게 빈틈을 보이지 말고 기회를 주지 말자.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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