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내일 태양은 뜬다
그래도 내일 태양은 뜬다
  • 김병욱 충남대학교 명예교수,문학평론가
  • 승인 2016.11.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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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욱 충남대학교 명예교수,문학평론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이 확정된 11월 9일 미국의 현 대통령 오바마는 "그래도 내일 태양은 뜬다“라고 양심적 미국인에게 호소했다. 얼마나 참담한 심정이었으면 이렇게 말했을까 짐작이 간다. 바로 이런 심정이 우리의 현실과도 같아 전적으로 동감이다. 지금 우리의 정치 상황은 혁명 전야와도 같다. 부패하고 무능한 박근혜 정권은 더 이상 존립할 근거마저 상실했다. 그런데도 정치적 잔재주를 부려 구구도생하려는 행태는 우리를 분노하게 한다.

정치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겠지만 11월 12일 국민 총궐기가 지나면 어느 정도 정치의 방향이 잡힐 것이다. 이미 우리의 발걸음은 민주 혁명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대세의 흐름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이번이야말로 반민주세력을 구축하고, 이 땅에 민주의 참다운 정부를 세울 최적의 기회다. 또다시 우리에게 명예혁명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정말 가슴이 뛴다. 그런 반면에 두렵기도 하다. 우리는 4.19 민주혁명을 해낸 역사가 있다. 그러나 반역사적인 5.16 군사 쿠데타로 말미암아 자유를 찬탈당한지 26년만에 1987년 6월 항쟁으로 반쪽의 민주주의를 되찾았다. 그러나 민주 진영의 분열로 말미암아 노태우라는 군부 세력에 합법적으로 정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그 다음 민주 세력의 가면을 쓴 희대의 사기극인 3당 합당을 통한 김영삼 정권의 과도기를 거쳐 1997년 진정한 민주세력인 김대중 정권의 출범은 한국의 유일한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였다. 다음의 노무현 정권은 민주 세력이 정권 창출에 실패하여 이명박에게 정권을 넘겨줌으로써 민주 세력은 다시 고행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다가 2012년 박근혜에게 또 다시 정권을 내주게 되어 오늘의 불행의 씨앗이 싹트게 되었다.

만약 이번에 민주적인 명예혁명이 성공한다면 이승만 박정희의 독재자에 대한 허상을 정리해야 한다. 특히 박정희에 대한 실상을 낱낱이 밝혀 더 이상 독재자에 대한 환상을 뿌리 뽑아야 한다. 기형적인 박근혜 정권의 탄생도 결국 민주 정부 10년 동안 제대로 된 역사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만약 이번에도 혁명의 결과물인 민주와 자유를 서로 차지하려 분열한다면 1987년 6월 항쟁의 결과를 군부 세력에 내어 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기억하라. 반드시 기억하라, 1987년의 대선을. 현명한 사람은 두 번 실수 하지 않는 법이다.

지금은 태풍이 오기 전의 정적, 그러나 태풍이 몰아치면 모든 것을 날려 버릴 것이다. 바람아 불어라, 더 더욱 세게 불어라. 그리하여 모든 것을 날려 버려라. 부정과 부패의 세력을 날려 버리고 새로운 민주의 터전을 닦자. 그 때 하늘을 쳐다보면 찬란한 태양이 떠 오를 것이다. 태양아 비취라. 파란 하늘에 비치는 태양처럼 우리 모두는 눈부시게 빛날 것이다. 역사의 바퀴는 필연의 궤도로만 굴러가는 것은 아니라지만 우리는 우연을 기대하지 말자.

그날이 오면 우리 모두 손에 손을 잡고 민주의 행진곡에 맞춰 발걸음도 당당하게 나아가자. 그날은 멀지 않았다. 그날은 반드시 온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자. 차분하게 준비하며 기다리자. 그날은 삼각산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산들이 너울너울 춤을 추리라. 또한 한강만이 아니라 온 나라 강하가 용솟음쳐 하늘로 오르리라. 어둠이 걷히고 여명이 열리리니 우리 모두 이불을 박차고 해맞이 하러 나가자.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하고 외쳤던 심훈은 조국 광복을 보지 못하고 갔지만 우리는 반드시 그날을 맞이하리라. 태양이 작렬하는 정오에 우리는 가리라 그 민주의 광장으로. 그곳에서 민주의 새 질서가 다시 태어나고 우리는 그곳에서 목놓아 부르짖으리라. 진정 우리는 그 광장에서만은 자기의 주장을 버리고 우리의 염원인 자유와 민주를 주장하자. 날이 밝아오고 있다. 태양이 떠오르는 힘찬 소리를 듣는가. 그대들이여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몰아내자. 정말 우리는 모두 “분노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외치자.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 높다’라고 변영로 시인은 읊고 있다. 분명히 내일 태양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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