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의 눈물
야누스의 눈물
  • 김병욱 충남대학교 명예교수,문학평론가
  • 승인 2016.10.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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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충남대학교 명예교수,문학평론가

야누스(Janus)는 얼굴이 둘 달린 로마의 문을 지키는 신이다. 따라서 야누스는 못 믿을 사람을 뜻한다. 나는 박근혜 정부를 거짓말로 점철해 온 정부라고 어떤 글에서 규정한 바 있다. 그 진면목이 만천하에 밝혀진 것이 JTBC가 찾아낸 ‘최순실 피시 파일’이다. 올 초부터재기되어 왔던 최순실 게이트는 정부 당국자 뿐만 아니라 박대통령도 줄곧 부정만 해왔다. 시중에 나돌던 온갖 루머가 지난 10월 24일 밤부터 더 이상 루머가 아니라 진실 내지 사실이었다는것이 밝혀진 셈이다. 국가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든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것을 19시간 지난 뒤에야 ‘95초’로 사과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방송은 사과의 핵심인 진정성이 없는 또 하나의 허위 사과인 것이다. 2016년 10월 25일은 대한민국의 국가 기강이 땅에 떨어진 날로 길이 기억될 것이다.

국정감사를 1주일 이상 방해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은 최순실의 비리를 덮기 위한 정치쇼에 불과했다는 것이 밝혀졌고 그렇게 부정해오던 개헌을 박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것도 이제 와 보니 그 또한 정치쇼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지고 말았다. 25일 대국민 사과 방송중에 살짝 비친 눈물을 나는 ‘야누스의 눈물’이라고 부른다. 북풍 몰이로 날을 지새웠던 것도 실은 자신의 커다란 범죄를 덮기 위한 정치 공작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말았다. 누가 박근혜 대통령을 원칙을 지키는 대통령이라고 이름 붙였는가. 거짓말로 나라를 망친 대통령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이번의 최순실 사건은 북핵보다 몇배나 더 대한민국에 위해를 끼쳤고 세계 만방에 우리나라의 치부를 알린 셈이다. 아마 경제적 손실로 따진다면 1000조원도 넘을 것이다. 이렇게 국민의 재산과 안보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박근혜 정부는 국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뿐이다. 다른 나라에서 누가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는가.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누가 예언했다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에 커다란 재앙이 온다”라고 했던 말이 다시 떠오른다. 그 때는 그저 반대당의 악선전이거니라고 치부했는데 25일 대국민 사과 방송을 보니 바로 그 예언이 적중한 느낌 아니 확신이 든 셈이다. 누가 얼음으로 만든 조각을 크리스탈 조각이라고 속였는가. 얼음조각은 기온이 상승하면 녹아 그 형체가 사라져 버린다. 핏대를 세우며 최순실의 범죄를 덮으려던 여당 의원들에 묻노니 지금도 여전히 최순실 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할 수 있겠는가. 얼음조각에 불과한 대통령을 위하여 크리스탈 조각이라고 이미지 조작을 해 온 세력들에 다시 묻겠는데 아직도 그 실체를 믿을 수 있는가? 감투가 크면 얼굴을 가린다는 말이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나온 말인 것만 같다.

우리는 더 이상 속지 않으리. 야누스의 눈물이나 야누스의 미소에 다시는 속지 않으리. 미망에 빠져 있는 자들이여 그 미망을 당장 버려라. 누군가는 말하겠지 “박근혜 대통령이 너무나 불쌍하다고”고. 이번 일은 동정심과 측은한 마음으로 덮을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온갖 것을 꾸정거리려 들다가 그 덫에 걸린 격이다. 거짓을 감추기 위하여 거짓된 역사 교과서를 만들더니 역사의 저주에 빠진 꼴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 국민이 한심하다. 교육을 피폐하게 만든 세력이 누구인가. 특히 대학을 직업 훈련소 내지 취업 준비기관으로 전락시킨 세력이 누구인가. 전국민을 이기심으로 뭉치게 해 ‘만인은 만인의 적’으로 만든 세력이 누구인가. 그 실체를 다 안다. 다만 말히지 못하는 것 뿐.

이번 JTBC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보도는 신뢰가 떨어져가고 있는 우리 언론의 소생의 신호탄이 되었으면 한다. 박근혜 정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제 이러한 부실한 세력에게는 권력을 쥐어 줘서는 안된다. 이럴 때 우리는 다 같이 떨쳐 일어나야 한다. 이 개명천지에 무엇이 두렵단 말인가. 이 현실을 분노하라. 그리하여 참다운 존재가치를 가지기를 빈다. 우리 모두 더 이상 분노하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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