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기록문화유산(24) 호남광역지방지
호남기록문화유산(24) 호남광역지방지
  • 호남지방문헌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16.07.07 1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남을 이해하는 지름길, 호남광역지방지
   
▲ 호남지보유
   
▲ 호남지보유1

호남의 기록문화유산 중 지방지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가장 세밀하게 담고 있는 것으로, 지방지에 대한 관심이 지역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호남지방문헌연구소에서는 지방지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여 지방지 관련 전시회를 개최하였고, 호남기록문화유산 홈페이지에 호남지방지 기초DB를 구축하고 있으며, 1,200여 종의 호남지방 지방지에 대한 기초정보와 간명해제를 담은 책 『호남지방지 기초목록』(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호남지방문헌연구소에서는 이번 호부터 4주에 걸쳐,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호남의 지방지를 소개하는 글을 기고하기로 하였다. 호남의 지방지는 호남광역 지방지, 광주권 지방지, 전남권 지방지, 전북권 지방지, 제주권 지방지로 나눌 수 있는데, 본 글에서는 그 중 호남광역 지방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호남광역 지방지는 전남·전북·호남 등 넓은 지역을 단위로 다룬 지방지이다. 각 시·군 단위를 넘어서서 전남 전체, 전북 전체, 호남 전체가 대상이 되는 지방지로서 ‘전남도지(全南道誌)’ ‘전북지(全北誌)’ ‘호남지(湖南誌)’와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여도비지(與圖備志)’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誌)’의 호남편, 호남 의병의 행적을 기록한 ‘호남절의록(湖南節義錄)’ ‘호남시집(湖南詩集)’ 등이 있다.

호남광역 지방지 중 ‘호남(湖南)’이란 제목이 들어가, 주제별로 호남지방 전체를 망라하여 정리한 책들이 있는데, 이들 지방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호남고금시집(湖南古今詩集)’은 기우채(奇宇采)가 편찬한 것으로, 호남에서 출생하고 활동한 문인들의 시문을 모아 놓은 책이다. 서문은 변동엽(邊東曄)·기우채가 썼고, 범례에는 “호남 지역에서 출생하고 활동한 시인에 국한해서 고금을 가리지 않고 함께 수록했기에 호남고금시집이라 이름했다”고 하였다. 오충을(吳忠乙)부터 정상택(鄭上鐸)까지 722명의 시인들을 이름, 호, 수록 페이지 순으로 기록하였다. 발문은 정상택(鄭上鐸)이 썼으며, 마지막 부분 임원록에는 도유사 기우채를 비롯한 45명의 편찬자 명단이 있어서 책이 발간될 당시 호남 한시의 작가들을 알 수 있다.

‘호남고금유림진신록(湖南古今儒林縉紳錄)’은 김동휴(金東烋)가 편찬한 것으로 호남 유학자들의 명단과 그들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일종의 인명록이다. ‘진신록(縉紳錄)’이란 모든 벼슬아치의 벼슬 이름과 성명, 주소를 기록한 책이라는 뜻이다. 1958년에 쓴 김창숙(金昌淑)의 서문과 1963년에 쓴 김동휴의 서문이 권수에 있다. 본문의 첫머리에 ‘호남고금유림진신록 심장표(尋章表)’가 나오는데 이 책의 목차다. 이 문헌의 특징은 호남의 현원을 수록한 점이다. 김동휴는 1956년에 우리나라의 성씨(姓氏)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동국문헌보람’도 간행하였다.

‘호남공선정례부편(湖南貢膳定例附編)’은 호남의 각 지역에서 조정에 올린 공물을 기록한 것이다. 첫머리에 공물을 올리게 된 사연을 적고 각 품목별 진상 기준과 품목의 가격을 대동미와 균역법에 의거하여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당시 지방의 특산물과 각 지방에서 중앙에 올린 진상의 규모를 알 수 있다.

‘호남누정총람(湖南樓旌總攬)’은 기우채(奇宇采)가 편찬한 것으로 호남지역의 원사·묘단·정려·사적·누정·정사·당·헌 등에 대한 기록과 설명을 적은 누정지이다. 서문은 편찬자인 기우채, 발문은 변동엽(邊東曄)·김경곤(金鏡坤)·이재근(李在根)이 1955년에 썼다. 기우채의 서문을 살펴보면 호남지역 선조들의 발자취가 담긴 각종 사원·비명·누정 등이 변란 등으로 인해 퇴락하거나 사라져버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이 책을 편찬하였다고 하였다. 이 지역 선조들의 발자취인 사원, 누정, 비 등을 총 망라하여 한 눈에 볼 수 있는 중요자료이다.

   
▲ 호남진신록
   
▲ 호남충의도

‘호남두문록(湖南杜門錄)’가 오홍수(吳鴻洙)가 편찬한 것으로, 벼슬을 버리고 은거하거나 초야에 묻혀 산 선비들을 기록한 책이다. 서문은 오쌍근(吳雙根), 발문은 최윤모(崔潤模)가 썼다. 고려말, 조선초, 조선말로 구성되어 있다. 고려 말 두문동 72현을 시작으로 세조의 왕위 찬탈, 연산군과 광해군의 폭정과 패륜, 병자호란의 치욕, 을사조약과 경술국치에 이르기까지 불의에 항거하거나 잘못된 세상을 등지고 세상을 벗어나 향촌에 은거한 인물들을 모아서 길이 전하고자 하여 책으로 남기게 되었다고 하였다. 임원록에는 도유사 정준원을 비롯한 110명의 임원 명단이 수록되어 있다.

‘호남모의록(湖南募義錄)’은 유민적(柳敏迪)이 편찬한 것으로, 이괄(李适)의 난 당시 영광지역 의병의 전반적인 상황을 알려주는 모의록이다. 1700년에 간행된 판본을 1760년 음력 5월 영광 불갑사에서 1책으로 간행하였다. 이괄의 난이 발발하자 영광의 유림들이 창의한 사실을 편년체로 적고 참여자의 인적사항, 군량과 무기의 조달, 의병의 모집과정 등의 전말을 상세하게 서술하였다. 서문은 윤봉구(尹鳳九)·김원행(金元行)이 썼다. 인조반정 당시 영광 유림들의 행적과 18세기 중후반 영광지역 사림의 동향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이다.

‘호남문헌충효록(湖南文獻忠孝錄)’은 오기준(吳基準)이 편찬한 것으로, 고려와 조선시대에 충과 효로 유명한 호남지역의 인물들을 모아 엮은 충효록이다. 서문은 기우만(奇宇萬), 발문은 조장섭(趙章燮)이 썼다. 일제에 의한 국권침탈의 아픔을 극복하고자 충의와 효성에 남다른 호남의 인물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기울어가는 국혼을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호남의 충효 정신을 드높일 수 있는 자료로 가치가 있다.

‘호남병자창의록(湖南丙子倡義錄)’은 나도수(羅燾脩)가 편찬한 것으로, 1623년 병자호란 당시 호남지역에서 지방수령, 유생 등이 중심이 되어 의병을 일으킨 전말을 적은 책이다. 초간은 호남유림들이 편집하여 1770년에 간행되었으나 본서는 재 간행된 것이다. 앞부분에는 1798년 송환기(宋煥箕)의 서문과 1770년 김원행(金元行)의 구서(舊序)가 있다. 병자호란 당시의 구체적인 의병활동뿐만 아니라 17세기 호남 사회의 모습과 군사제도를 엿볼 수 있다.

▲ 호남호보

‘호남삼강록(湖南三綱錄)’은 기우채(奇宇采)가 편찬한 것으로, 서문은 기우채, 발문은 변동엽(邊東曄)이 썼다. 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충의, 효행, 열행의 인물들을 본관과 함께 기록했다. ‘호남삼강록(湖南三綱錄)’ 속편도 소개하고 있다. 서문을 살펴보면 해방 후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중 6·25 한국전쟁을 만나 자료가 모두 불에 타버렸다. 그 뒤 4~5년 동안 다시 보충하여 간략하게 3책으로 만들어 도내에 배부하였는데 많은 이름이 누락되어 다시 3년 동안 추가 수집하여 4,700여 명 인물자료를 모아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호남속수기아집(湖南續修箕雅集)’은 오쌍근 외 5-6인이 국내명현의 시와 호남제유의 작품들을 모아 상하 2편으로 엮은 시집이다. 오헌수(吳憲洙)가 서문을 쓰고, 김재석(金載石)이 발문을 썼다. ‘기아(箕雅)란 기자조선(箕子朝鮮)의 노래’라는 뜻으로, 상은 350여 명의 시가 실려 있고 하는 700여 명 호남인들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호남지역 선비들의 문학적 감수성과 서정성을 느낄 수 있는 귀중한 문헌이다.

‘호남시집(湖南詩集)’은 이태규(李泰圭)가 편찬한 것으로, 호남 지역 시인들의 시를 엮은 시집이다. 판심(版心)에는 ‘문헌보감시집(文獻寶鑑詩集)’이라고 되어 있다. 서문은 노영표(魯瑛杓)가 썼다. 고려시대는 이제현·이곡·정몽주 등 10명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조선시대는 520여 명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조선 후기, 그 중에서도 구한말에 활동했던 작가의 작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발문은 이기태(李起泰)·윤상유(尹相裕)·박병국(朴炳國)이 썼으며, 마지막에 임원록이 수록되어 책의 발간 동기와 선별 기준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호남광역지방지에는 호남의 사람들, 호남의 문학, 호남의 누정 등이 망라되어 담겨 있다. 각 시․군지를 통해서는 해당 지역의 세세한 지리, 역사, 인물을 볼 수 있다면 호남광역지방지를 통해서는 호남이라는 한 권역의 특징을 볼 수가 있다.

호남광역지방지를 비롯한 호남의 지방지에 대해서는 ‘호남지방지 기초목록’과 호남기록문화유산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소에서는 지방지를 오랜 시간 수집, 연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호남의 지방지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가 호남지방을 연구하는 학자들과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관심이 많은 여러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 조선호남지
▲ 호남절의록
▲ 호남절의록1
▲ 호남지
▲ 호남지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