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어머니집, 성추행적 발언 보훈처 간부 '용서'
오월어머니집, 성추행적 발언 보훈처 간부 '용서'
  • 정선아 수습기자
  • 승인 2016.05.26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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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청장에게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
"내년에는 손님들 자리도 잘 마련 해줬으면 좋겠다"
▲ 무릎꿇고 고개를 들지 못하는 국가보훈처 간부를 일으키는 오월어머니집 어머니들

지난 36주년 5.18기념식에서 오월어머니집 노영숙 관장에게 성추행적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던 광주지방보훈처 간부가 26일 오후 오월어머니집에서 무릎을 꿇으며 어머니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오월어머니들이 그 사과를 받아주기로 하면서 그동안의 논란이 일단락됐다.

오월어머니집은 “이 사건의 본질이 왜곡되거나 축소되는 작금의 현상에 적지 않는 부담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며 “우리 어머니집의 회원들은 80년 5월부터 오늘날까지 일관되게 위대한 광주정신으로 쓰다듬고 안아주었던 모정 그대로 그 누구라도, 그 누구의 자식이라도 내 자식, 내 형제자매라는 생각을 한 순간이라도 잊어버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어머니집에서는 국가보훈처 측의 진실한 사과와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수립 등을 바란다”며 “이것이 수용된다면 광주정신을 누구보다 몸으로 체득해오신 숭고한 어머니의 마음으로 너그럽게 용서를 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관용과 용서,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용서를 구해 온다면 금번 사건에 관한 모든 것을 불문에 부칠 것이며, 국가보훈처도 해당 간부에 대한 징계를 포함한 일체의 불이익이 없게 사건을 종결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금번 사건과 관련하여 공동대응을 모색하고자 하는 시민사회단체 및 여성단체 등에게 양해를 구해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이나 기타의 활동을 자제할 것이며 언론이나 지역여론에 더 이상의 사건확대를 원치 않는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면서 사건의 종결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날 오월어머니집 어머니들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사죄하는 보훈처 간부에게 “일어나라, 우리가 처음에는 화가 많이 났는데 이렇게 진실로 용서를 구하니 받아주겠다”며 보듬었고, 같이 동행한 광주지방보훈청장에게 “이번 기회로 해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잘 해주고, 내년에는 다른 지역에서 온 손님들의 자리도 잘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사건은 36주년 5.18기념식에서 제주 4.3항쟁 관계자 50여명의 자리를 마련해달라는 노영숙 관장에게 광주지방보훈청 간부가 “자리가 없는데 제 무릎에라도 앉으라”는 성추행적 발언을 하여 문제가 시작됐다.

이후 해당 간부는 22일 오후 오월어머니집에 찾아와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지만 거짓 변명과 함께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판단한 오월어머니집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4일에는 이에 분노한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의 기자회견이 있었고, 이를 계기로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될 기미가 감지됐다.

이에 이날 광주지방보훈청장과 함께 해당 보훈처 간부가 오월어머니집을 찾아와 잘못을 인정하고 무릎을 꿇으며 사죄를 했고, 어머니들이 그의 사과를 진심어린 사과로 받아들이고, 용서해 줌으로써 사건이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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