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기록문화유산(2) 호남문집
호남기록문화유산(2) 호남문집
  • 전남대 호남한문고전연구실
  • 승인 2016.01.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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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인문 정신의 창고 호남문집(湖南文集)
지금 어떻게 연구되고 있는가

문집이란 문학 작품집의 준말이다. 이 문집 안에는 한 개인의 삶과 그 시대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따라서 호남문화 원형을 발굴하고 지역학의 기초를 다지는 일은 호남의 지방 문헌을 연구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그 가운데 호남의 문집 연구는 호남 문헌을 연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분야라 할 수 있다. 문집은 기록문화유산의 총화로서 문학ㆍ사학ㆍ철학뿐만 아니라 자료학, 국학의 중요한 토대가 되며 당시의 역사적, 사회적 상황을 알 수 있는 많은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문집에는 한시를 비롯하여, 서간문, 격문, 실기 등 다양한 글이 망라되어 있고, 행장, 묘갈명 같은 작자의 전기적 사실에 대한 기록도 실려 있다. 한시를 통해 서정적인 문학 작품을, 서간문을 통해 교유 관계를, 실기를 통해 역사적인 현실 속에서의 세부적인 삶을, 행장, 묘갈명을 통해 탄생부터 사망까지 한 개인의 일생을 살펴 볼 수 있다.

▲면앙집
▲미암집
호남한문고전연구실에서는 2002년부터 호남문집을 주요 분야로 연구해왔으며,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재)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과 함께 <호남기록문화유산 발굴ㆍ집대성ㆍ콘텐츠화> 사업을 시작하면서 호남기록문화유산의 첫 번째 분야로 호남문집을 포함시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호남문집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호남한문고전연구실을 비롯한 여러 기관의 호남문집 정리의 현황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호남문집 정리는 방대한 작업이라 대체적으로 대학 부설 연구소 등의 기관에 의해 연구 성과가 축적되었다. 전남대 인문학연구소가 간행한 1990년대 '광주권문집해제'ㆍ'전남권문집해제', 2000년대 이후 민족문화추진회 부설 국역연수원 전주분원과 (사)호남고전문화연구원이 간행한 '전북 선현 문집 해제'에서 호남문집에 대한 설명과 세부 목차를 볼 수 있다.

또 호남문집 정리자료로는 1986~1989년에 전남의 필사본 문집 40여 종에 대한 해제를 싣고, 문집 본문 전체를 최초로 영인하여 출판한 《향토문화연구자료》, 호남문집을 100종 넘게 포함한 한국고전번역원의 《한국문집총간》, 지역 문화원을 비롯한 지역의 단체에서 발간한 '장흥문집해제', '보성문학대간' 등이 있다.
호남문집 전체에 대해 종합적이며 지속적인 정리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바로 호남한문고전연구실이다. 전남대 호남한문고전연구실은 처음 설립한 해인 2002년부터 한국학술진흥재단(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3년간 20세기 근현대 호남문집을 조사ㆍ정리하였고, 2005년부터 3년간 간행본 호남문집 조사ㆍ정리를 시행하였다. 20세기 근현대 문집을 조사 정리한 일은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하는 일이었고, 시대가 가까워 오히려 사장되어 버릴 뻔한 20세기 문집에 눈을 돌린, 문집 연구의 새로운 출발이었다.
▲고당집
호남한문연구실에서는 호남문집 총 조사ㆍ정리를 하여 호남문집 목록을 작성하면서, 그 동안 확인되지 못했던 호남문집의 총 수량을 약 3,000종으로 추정하고 ‘호남문집 3,000종’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였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재)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과 함께 시행하는 <호남기록문화유산 발굴ㆍ집대성ㆍ콘텐츠화> 사업의 일환으로 호남문집 기초DB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호남한문고전연구실의 호남문집 연구 성과물을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순번

 
연구 성과명
형태
간행년도
(탑재년도)
비고
1
춘강문고목록
출판도서
(전남대출판부)
2007
춘강 유재영 교수 기증 문헌 목록으로 문집 다수 수록
2
20세기 호남 한문 문집 간명해제
출판도서
(경인문화사)
2007
문집해제 1,002
3
20세기 호남 주요 한문 문집 해제
출판도서
(전남대출판부)
2007
문집 상세해제 33
4
호남지역 한문문집 예비목록
보고서
2009
문집 2,209
5
호남지역 간행본 한문문집 간명해제()
출판도서
(전남대출판부)
2010
문집해제 1,470
6
호남문집 기초목록
출판도서
(전남대 출판부)
2014
2,600여 종 문집의 간략 정보 수록
7
호남문집 기초DB
DB
2010~현재
문집 기초DB 1,430

   
 
이중 ‘호남문집 기초DB’는 저서의 형태가 아니라 DB의 형식으로 문집의 서지사항, 간명해제, 세부 목차, 일부 이미지를 호남기록문화유산 홈페이지에 탑재한 것이다. <호남기록문화유산 발굴ㆍ집대성ㆍ콘텐츠화>의 일환으로 호남문집 전체의 기초DB 구축을 목표로 2010년 시작하여 2015년까지 총 1,430종을 기초 DB화 하였으며 2016년에도 300종을 기초 DB화할 계획이다.

기 발간된 '호남지역 간행본 한문문집 간명해제' 등의 경우에는 문집의 작품명인 세부 목차가 실려 있지 않고, 책으로 간행되어 손쉽게 자료를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제약이 있다. ‘호남문집 기초DB’에는 기존 해제를 보완ㆍ확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문집의 세부 목차 전체를 탑재하여 연구자들이 손쉽게 문집 수록 내용을 볼 수 있게 하였다. 또 새로운 문집에 대한 조사와 해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는 문집 1종당 약 5점(표지, 목차, 서, 발 등)을 수록하고 있어 내용 전체를 확인할 수는 없다. 아직은 기초DB의 형태로 원문 텍스트, 전체 이미지 등은 DB화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호남문집 DB구축의 첫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호남문집의 앞으로의 과제

호남문집 정리를 완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 호남한문고전연구실에서 계획하고 있는 호남문집 정리의 과제에 대해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간행본 문집 정리가 조속히 마무리되고, 필사본 문집 조사ㆍ정리에 들어가야 한다. 필사본 문집은 대부분 유일본이어서 그 자료가치가 매우 높지만, 파손과 유실의 위험성이 높다. 호남한문고전연구실에서는 현재 호남 지역의 미간행 필사본 문집이 약 500종 정도가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필사본 문집에 대한 조사ㆍ정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둘째, 호남문집 기초DB뿐만 아니라 원문 전체 이미지 DBㆍ텍스트 전체 DB가 구축되어야 한다. 문집DB는 기초 목록-이미지화-텍스트화의 단계를 거쳐 나가야만 하며, 연구실에서는 이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는 인터넷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

연구자들도 마찬가지로 인터넷에 구축된 DB를 통해 연구자료를 찾고, 이 DB자료를 통해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호남한문고전연구실에서 2010년부터 호남문집 기초DB 구축을 시행하고 있으나 이것은 기초적인 수준이다. 해제와 세부 목차를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문 이미지 전체, 원문 텍스트 전체가 DB로 구축되어야 연구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주제별 문집총서 발간이 필요하다. 호남에는 매천 황현의 문인으로서 19세기말 20세기 초에 구례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매천시파梅泉詩派와 같은 문인 집단이 있다. 이 시파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이들의 문집을 집성한 총서가 없어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연구실에서는 《매천시파 문헌집성》과 같은 문집총서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주제별로 호남의 문집을 묶는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호남문집 연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호남문집을 한 곳에 모아,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자료센터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호남한문고전연구실에는 약 2,000종의 원본 및 복사본 문집이 모아져 있다. 하지만 이는 호남문집 전체가 아니다. 3,000종으로 추정되는 호남문집을 한 곳에 모아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면 호남문집의 정리, 연구는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호남한문고전연구실에서는 호남문집 집중실을 만들어 호남의 문집을 모으고 있지만, 자료의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자료를 소장하고 계신 여러 시민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새로운 자료가 있거나 호남문집 연구에 대한 조언이 있는 경우 연구실로 알려 준다면 호남문집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연구에 힘을 잃지 않게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호남문집의 연구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계획과 추진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지속적으로 《한국문집총간》이 DB로 구축되는 것도 국가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영남의 한국국학진흥원, 경상대학교 도서관 문천각에서는 호남지방보다 월등한 예산 지원 속에 영남문집의 전체 이미지, 전체 텍스트 DB를 구축하고 있다. 호남도 안정된 계획을 갖고 문집을 정리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호남의 문집 정리가 잘 이루어진다면,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선조에 대한 문집 등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며, 풍부한 호남기록문화유산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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