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인사 알암 ‘명노근’, 16주기 추모행사 열려
민주인사 알암 ‘명노근’, 16주기 추모행사 열려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6.01.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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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이 그리운 건 오늘의 현실이 암울하기 때문일 것이다”

▲ 광주의 대표적 민주인사인 고 알암 명노근 선생의 16주기 추모식이 9일 5.18국립공원에서 열렸다.
【시민의소리=박용구 기자】 9일, 그리웠던 사람들이 그리운 한 사람을 기리기 위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그리운 그 한 사람은 바로 광주의 ‘털보다윗’, 명노근 선생이다.

군부 독재에 맞서 싸우며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故 알암 명노근 선생이 유명을 달리한 지 벌써 16년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서도 더욱더 ‘털보다윗’이 그리운 건 오늘의 현실이 참 암울하기 때문일 것이다. 명노근 선생과도 같은 의인이 정말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이 간절하다.

광주의 대표적 민주인사인 고 알암 명노근 선생의 16주기 추모식이 9일 5.18국립공원에서 열렸다.

5.18묘지에 참배하고 있는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회원들
이날 열린 추모식은 5.18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기도와 찬송, 추모사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부른 찬송가 502장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는 고 명노근 선생이 교육지표 사건으로 해직될 무렵 옥상 평상에 누워 즐겨 불렀던 노래로 알려져 있다.

어처구니없이 돌아가는 세상을 향해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빛 가운데로 걸어가라”고 선생께서 당장이라도 외칠 것 같다.

이어진 추도사에서 김성룡 목사는 “의인은 머리에 복을 이고 있으나, 악인은 입에 독을 머금고 있다. 의인은 칭찬을 받으며 기억되지만, 악인은 그 이름마저 사라진다(잠언 10:6~7)”는 성경을 인용하며 “추운 겨울에도 봄의 기운은 살아 움직이듯이 의인은 엄혹한 세상에도 죽지 않고 살아난다. 명노근 선생과 같은 의인이 필요한 오늘 더욱 그립다”고 말했다.

배종렬 전 의장은 “명노근 선생은 민주화운동도 열심히 했을 뿐만 아니라 농민들도 많이 사랑했다. 또 안성례 장로는 사형선고를 받은 정동영과 배응준의 구명을 위해 온몸을 바쳤다”고 회고했다.

이날 추모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후 끝났다.

고 명노근 선생은 1970년대부터 30년 동안 전남대학교 교수로서 대학민주화 운동에 앞장섰으며 1980년 오월항쟁당시에는 수습대책위원으로 활동한 민주인사였다. 또한 광주YMCA 부흥에 앞장섬은 물론 한국YMCA연맹 지도자로서도 활동했다.

수차례의 연행과 구금, 두 차례의 긴 옥고를 치르기도 했던 명노근 선생은 부인 안성례 여사와 다섯 아이들을 곱게 키운 아버지이기도 했다. 딸들에게 잔심부름 한 번 시킨 적 없고, 반찬타박을 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검소했던 그는 혼자 있어도 즐거워하고, 남들과 함께 있으면 더욱 즐거워한 외유내강의 인물이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안성례 여사와 유가족을 비롯해 이홍길, 서경원, 배종렬 등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회원 50여명이 함께 했다.

추모식을 마치고 기념활영을 하고 있는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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