昏君 아래 함께 기록되지 않으려면
昏君 아래 함께 기록되지 않으려면
  • 채복희 시민의소리 이사
  • 승인 2015.10.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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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의소리 이사

어쩌다 ‘헬조선’이란 말이 유행하게 되었을까. 지옥과 조선을 합성한 이 말은 올해 갑자기 유행하고 있는 우리나라 인터넷 신조어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망할 X의 대한한국’이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보다 더 먼저 삼포, 7포, 영포세대 그리고 불과 얼마 전부터는 흙수저에 은, 금수저와 같은 수저계급용어까지 등장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금수저 물고 태어나지 않는 한 이 나라에서 희망이 없다는 이러한 자조적 표현들은 2015년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사회문제에 대한 최근의 이런 인식 정도는 장삼이사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내용일 뿐, 적어도 우리 사회의 지도자라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고 정책 등으로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역의 정치인 등 리더들은 한국 사회를 통찰하는 가운데 지역 문제를 살피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광주와 전남을 이끄는 행정수반들과 민의를 대표하는 호남 국회의원들에게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와 바람이 큰 이유다. 예컨대 많은 지역 주민들은 현 정권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는 거의 없다. 젊은이의 ‘영포’처럼 ‘대포(대통령 포기)’의 심정이 아닌가 싶다.
유시민 전 장관과 같은 이는 현 대통령을 혼군(昏君,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이라고 지칭하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라곤 없고 오로지 자신의 부친에 대한 제사만 지내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유 전장관은 ‘국정에 임하는데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사안이 있고, 장관은 또 자신이 잘 아는 업무를 맡으며 나머지는 또 차관, 실국장들이 각각 처리한다’고 설명해준다. 지금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국정교과서 논란이 바로 현 대통령이 직접 나선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덧붙이길 나머지 경제, 외교, 민생관련 사안 등은 ‘참모들이 써준대로 읽을 뿐 잘 알고 있거나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 대통령은 교과서에 기술된 5.16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바꾸어 아버지의 제사상에 놓아드리는 것이 임기 중 자신의 할일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그러한 혼군 밑에서 장관 아래 실무자까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려는 자들이 관료로 들어 앉아 있다는데, 최근 논란이 된 노동개혁관련 입법도 경제주체자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앙 정부의 방향이 이런 지경에서 지방 정부와 지역민을 대변하는 정치인들의 행보는 어떠해야 할까? 그들 역시 많은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다.

다만,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부한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혼군 통치 아래 자신의 이익 실현을 위해 그 자리에 앉아 있지는 말아 달라고. 심지어 밥벌이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결국 후대의 역사책은 혼군은 물론이거니와 그 아래 몇 번째 줄 한 귀퉁이에 잘못된 당신들의 이름도 모두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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