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떠난 남편 ‘참 보고 싶다’
4년 전 떠난 남편 ‘참 보고 싶다’
  • 진재환 시민기자
  • 승인 2015.09.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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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복지관 허양순 어르신, 성인문해 시화전 전국 특별상

‘나를 언제나 다독이고/ 살뜰히 챙겼던 정진이 아빠/ 꿈에라도 한 번 만나/ 참 맛있는 음식 싸 들고/ 우리 두 손 꼭 잡고 멀리 놀러가요// 이번에 만나면 내가 배운 한글로 편지 써서 줄테니 꿈에라도 한번 놀러와요’

23일 첨단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한글을 배운 허양순(67) 어르신이 곡성레저문화센터에서 열린 ‘호남지역 성인문해 시화전’에서 광주지역 최우수상을 받았다. 16개 지자체 어르신들이 출품한 136개 작품 가운데에서 광주광역시장상을 받은 것.

‘참 보고 싶다’로 이번 시화전에 참가한 허 어르신은 4년 전 사별한 남편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작품에 담았다. 배추·양파·당근 같은 식재료들이 총 3연 15행의 시를 감싸고 있는 시화는 보고픈 이에게 당장이라도 요리 한 상을 차려내고 싶은 아내의 애틋한 마음이 고스란하다.

허 할머니는 이날 수상소감으로 “내 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적은 것뿐인데, 내 시가 상을 받아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대한민국 문해의 달’ 기념으로 ‘전국 성인문해 시화전’에서 특별상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상도 받았지만, 아직까지 상은 낯설다는 의미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는 ‘성인문해골든벨’과 시화전 축하공연도 열렸다.

한글을 배우는 어르신들의 학습을 응원하고, 배우는 기쁨을 공유하는 장에 광산구에서도 6명의 어르신들이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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