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당, 지역과 소통이 관건이다
문화전당, 지역과 소통이 관건이다
  • 박선정 광주대 음악학과 겸임교수
  • 승인 2015.09.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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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정 광주대 음악학과 겸임교수
숱한 우여곡절을 거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이 개관했다. 착공으로부터 무려 10년만의 일이다. 16만m²에 달하는 이 거대한 복합문화시설이 세계를 향한 아시아 문화의 창이 될 것인지 국내외의 관심은 지대하다.

사실 9월 개관 전까지는 기대감보다는 냉소적 시선이 지배적이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콘텐츠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운영인력의 부족으로 부실운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5년 후면 결국 광주시 예산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전당은 지역의 미래를 담보하는 아이콘임에 틀림없다. 공연장과 전시장이 합쳐진 단순한 복합문화시설을 뛰어넘는 문화발전소로서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결정지을 강력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문화전당에 대한 열망과 기대감을 초기에 충족할 전략과 방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보다 적극적인 소통전략이 필요하다. 그러한 맥락에서 전당 건축의 기본개념을 세운 우규승 설계자의 의도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는 신개념의 건축양식을 도입했다.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건물들을 기념비화하기 위해 지상은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고 지하에다 시설물을 집어넣은 것이다. 이렇게 조성된 광장과 시민공원은 모두를 향해 열려진 공간이 되었다.

이 공간을 즐길 거리가 넘쳐나고 문화와 시민이 만나는 소통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당 전체에 문화적 활력을 공급하는 감동과 열정의 터전으로 끌어올려야 전당은 생명력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잔디광장을 비롯해 아시아문화광장, 5·18민주광장은 전당이 추구하는 정신과 가치가 가장 잘 발현될 수 있는 공간이다. 5개원 콘텐츠와 연계한 공공프로그램과 다채로운 색깔의 페스티벌로 광장을 문화예술의 저변확대 거점으로 조성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방문객 유인책을 세워야 한다. 전당에 무조건 사람이 많이 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전당에 오는 사람은 전당만 보려고 오지는 않는다. 광주도 보려고 한다. 그러면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보여 줄 수 있는가?

오늘날 문화적 활력이 넘치는 세계적인 문화도시들은 대부분 문화프로그램을 통한 도시재생으로 성공했다. 문화예술인과 문화기획자들을 유치해서 도시재생에 참여토록 했으며 주민들이 주도하고 행정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였다.

전당 주변지역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주변의 빈 건물이나 빈 점포는 문화적 자원이기 때문에 적극 매입하거나 임대해서 예술인들이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전당과 가까운 광주의 근대문화유산의 보고 양림동과 동명동 골목길, 대인예술시장, 예술의 거리에 보다 정교한 스토리텔링의 옷을 입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전당을 중심으로 한 도보 투어코스는 필수적이다. 요즘 인기 있는 여행은 예술적 감흥과 오감을 활용한 체험요소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와서 보고 머물고 체험해서 가져갈’ 프로그램을 요구하는 것이다.

문화전당 개관은 어쩌면 광주시민에게 큰 도전을 주고 있다. 문화도시 시민다운 문화마인드와 행동양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문화적 품격이 있는 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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