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비전을 담을 그릇(1) 어째서 광주시가 ‘Your Partner’인가
광주의 비전을 담을 그릇(1) 어째서 광주시가 ‘Your Partner’인가
  • 권준환 박용구 기자
  • 승인 2015.09.0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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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만의 정체성, 특징 전혀 담지 못해
차별화된 도시브랜드 이미지 구축 시급

갈수록 많은 도시가 각자만의 독특한 특징을 살려 홍보에 나서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엔 오직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돈을 벌고, 돈을 썼다면 이제는 취미와 여가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경험’이 가지는 가치가 급부상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좀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험을 위해 기꺼이 자신들의 지갑을 열게 됐다.

1970년대 제조업 중심의 산업도시가 쇠퇴하면서 도심지역의 공동화가 심해졌고, 구도심이 쇠락하는 사회적 변화의 흐름이 있었다. 이를 경험한 선진국의 도시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도시재생을 위한 방안으로 도시마케팅을 도입했다.
광주발전연구원의 2012년 7월 ‘광주광역시 통합 브랜드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에 따르면 도시마케팅이란 ‘도시의 차별화 된 분야를 발굴하여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홍보하고 이를 브랜드화 하여 국내외에서 도시의 경쟁력과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한 모든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광주발전연구원, 도시브랜드와 시정구호 혼선

이 연구에서는 광주시의 브랜드 슬로건인 ‘Your Partner Gwangju’와 시정구호인 ‘행복한 창조도시 광주’를 혼용해 대내외로 혼선을 빚고, 인지도가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난 7월 광주에서 개최된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비롯해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이벤트와 김대중컨벤션센터를 거점으로 MICE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화의 방안 중 하나)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세계 속의 광주를 알리는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대두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상 지난 U대회에서는 뉴욕의 도시브랜드인 ‘I♥NY’을 모방한 ‘I♥광주’라는 페인팅이 들어간 티셔츠를 공무원들이 입고 다니는 등 ‘문화도시’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브랜드는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각 지역이 경쟁체제로 돌입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시장 개방이 확대되고, 이로 인해 각 도시들은 국제사회를 겨냥한 브랜드 파워를 육성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경제연구원의 2009년 ‘도시브랜드가 국가경쟁력이다’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7대 광역시의 도시브랜드 가치 순위를 보면 서울 126조원, 울산 14조원, 부산 12조원, 인천 11조원, 대구 6조원, 대전 5조원, 광주 4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광주는 타 광역시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브랜드 슬로건은 ‘Your Partner Gwangju’이다. 이 슬로건은 2005년 6월 전국공모와 자체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현재 광주시 도시디자인과에서 광주의 상징물 관리 차원에서 상징물에 포함시켜 브랜드 슬로건을 관리하고 있지만 따로 도시브랜드와 관련해 담당하고 있는 부서는 없다.

광주시가 발행한 ‘2014 시정백서’에서는 이 슬로건을 영문Y와 P자를 의인화해 서로 어깨동무(동반자, 친구)하는 모습으로 표현했으며 모든 사람이 함께 하는 민주인권도시, 문화관광도시, 첨단산업도시 광주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모든 인류와 더불어 공동 발전을 추구하는 상생의 광주정신과 전 세계를 향한 열린 마음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시, "인권도시 의미" 문화도시, 빛도시는 어디로?

하지만 어째서 광주시가 ‘당신의 파트너’인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광주시의 정체성을 살린 것 같지도 않고, 광주만의 독특한 특징을 반영한 것 같지도 않다.
광주시 관계자는 “Your Partner는 인권도시의 의미가 강하다”며 “어깨동무를 하고 파트너쉽을 통해 함께 가자는 것으로,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광주시의 목표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문화도시, 빛의 도시 등 광주의 상징적인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그래서 광주시의 도시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브랜드 슬로건을 넣어 ‘Your Partner’를 알리려고 한다지만, 별도로 편성된 예산도 없고, 현재는 상징물 차원으로만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시는 물론 산하기관 어디에서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브랜드 슬로건이 선정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인지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대다수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광주시민 40여 명에게 메신저를 통해 광주시의 브랜드 슬로건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은 결과 제대로 답한 시민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40여 명 중 10명은 ‘문화수도’아니냐는 답변을 해왔다.

하지만 광주는 다른 지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도시브랜드 이미지보다 더 많은 매력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광주만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도시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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