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원표, 광주의 배꼽은 어디일까
도로원표, 광주의 배꼽은 어디일까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8.17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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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로와 충장로 5가 교차점에 위치한 도로원표

쭉 뻗은 직선으로 이어진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지루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정표를 보면서 달리면 목적지가 얼마나 남았나, 이 근처에는 어떤 지역이 위치했나, 현재 위치와 얼마나 떨어져 있나 익히면서 지리 박사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지난 14일은 임시공휴일로 지정, 전구간 통행료 면제가 됐다. 고속도로에는 온통 나들이를 떠나는 차량들로 가득했지만, 출퇴근 시간 북적이던 시내 도로는 꽤나 한산했다.

광주도로원표 알리기 위한 축전 열어

광주대교를 지나 구성로로 이어져 충장로 5가 교차점에서 웅장한 난타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자 지나가는 시민들이 기웃거리며 걸음을 멈췄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난타 북 소리가 시민들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듯 했다.

광주의 도로원표가 위치한 이곳은 대한민국 국도 1호선이 지나는 광주의 배꼽이다. 이곳에서 호남문화원, 광주 생약한방거리조성추진위원회, 호남관방유적탐사연회는 ‘광주도로원표 축전’을 열었다.

이날 도로원표축전은 난타공연과 도로원표 유래설명, 시낭송 등 작은 행사들로 꾸려졌다. 사실 늘 무심결에 지나가는 이 길목에 광주의 상징적인 조형물이 있을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도로원표(道路元標)란 도로의 기점(起點), 종점(終點) 또는 경과지를 표시한 것으로 도로법 제2조 제1항 4호에 도로의 부속물로 정해져있다.

‘도로원표’ 무슨 뜻 지닌 조형물인가

쉽게 말해 도로원표를 기점으로 전국 시·군 간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준점이다. 광주 도로원표는 충장로 5가와 구성로 교차로에 위치해있다. 광주 도로원표에는 서울 329km, 수원 300km, 인천 349km, 대전 169km 등 16개 지역의 위치가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도로원표는 1914년 일제강점기 때 처음 설치되었다. 목포, 광주, 서울, 평양,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대한민국 국도 1호선이 지나는 길에 위치한 도로원표는 처음에는 충장로 파출소 앞 인근에 설치되었다고 한다.

지금처럼 충장로 5가와 구성로 교차점으로 위치가 옮겨진 것은 1935년이다. 지난 1922년 광주역이 생기게 되면서 광주의 도심은 급발전하게됐다. 철도역이 생기고 나고 1928년 광주공원과 시내를 잇는 광주 최고의 철근 콘크리트 교량인 광주대교가 건설되면서 자연스럽게 교통요충지로 변경이 되고, 국도1호선이 지나는 현재 이 자리에 위치하게 됐다.

국도1호선, 남과 북 잇는 최초의 국도

과거에는 구성로를 잇는 광주대교를 건너면 송정역으로 이어지는 송정통과 연결이 되는 곳으로 구성로를 역전통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도 1호선은 언제 생긴 길일까? 원래 일제강점기 때는 도로명을 1, 2, 3등급으로 나누어 불렸으나, 광복 이후 미군이 들어오고 나서 군용지도에는 각기 다른 숫자로 표시하면서 혼란이 생겼다. 이에 지난 1967년 전국 노선표시를 동일하게 하면서 현재의 국도1호선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국도 1호선은 목포가 기점이고, 광주를 지나 서울을 통과하여 평양에서 신의주를 종점으로 하는 국도다. 국도 1호선의 목포에서 신의주까지는 939km이지만, 분단국가가 되어버린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이후 구간은 군사분계선이 되어버렸다.

한편 광주 생약한방거리조성추진위원회 이현재 추진위원장은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의미있는 장소에서 도로원표를 알리기 위해 축전을 열기로 했다”며 “광주의 배꼽인 광주 도로원표에서 한민족의 통일을 기원하고, 도로원표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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