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높은 기업에 더 많은 투자 이뤄져야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창업이라고 하면 회사 생활을 하다가 기초 자금이 모이면 자신만의 사업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엔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참신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청년 창업 가운데에서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1인 창조기업이다.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은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 또는 5인 미만의 공동사업자로서 상시근로자 없이 사업을 영위하는 자(부동산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을 영위하는 자는 제외한다)를 말한다. 즉,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회사의 구성원이 모두 대표여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이 정한 바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 육성을 위해 중소기업청장은 3년마다 1인 창조기업 육성계획을 세우고, 실태조사 및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1인 창조기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과 시설을 갖춘 기관 또는 단체를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로 지정해 지원사업을 펼치게 할 수 있다.
이렇듯 젊은이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고, 1인 창조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들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상 1인 창조기업인들은 소득이 저조해 꾸준히 유지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아이템이나 사업을 알리기 위해선 홍보가 돼야 하는데 1인 기업이다 보니 영업사원을 뽑을 수도 없고, 때문에 영업하기도 굉장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비즈니스센터 측도 이곳을 졸업한 후 사업을 계속 이어가는 지속률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덜 됐다고 밝혔다.
금남로에 위치한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서 공간을 지원받고 졸업한 A씨는 “지원센터가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인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기 때문에 할 일이 많아도 밤늦게 까지 공간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며 “개인사업을 하다 보니 더 잘해보려고 날을 새면서 고민도 해보고, 회의도 했으면 좋겠는데, 어느 시간이 되면 짐을 싸서 나가야 하니까 맥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비즈니스센터 관계자는 “오피스빌딩이기 때문에 운영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며 “하지만 저녁 11시까지 열려 있고, 저녁 9시까지는 직원이 돌아가며 근무해 상주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차 금남로 무등빌딩 10층에 위치한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를 찾아가 보니 쉽사리 내부를 허락하지 않는 듯 굳건히 문이 잠겨 있었다. 이곳에 입주해 있는 창업주나 직원들의 경우엔 출입카드가 있어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하지만, 그 외에 이곳을 찾는 이들은 벨을 눌러 직원이 확인 후에 열어줘야 들어갈 수 있었다.
비즈니스센터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사업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물건이 분실될 우려가 있는 등 보안상의 문제도 있고, 이곳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도 있어 문을 잠궈 놓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예비 창업가 B씨는 “자유롭게 들락거리지 못하니 사실 이곳보다는 청년 공유공간이나 카페를 좀 더 찾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는 3개월에서 6개월 이내에 사업자등록증을 내는 사람들이 입주할 수 있다. 대신 창업을 준비 중인 사람은 이곳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단순히 수치로 접근하는 전시행정적인 관점이 크다는 지적이다. A씨는 “사업자 등록을 1명 할 때마다 1명을 취업시킨 것으로 (행정에서는)본다”며 “될 성 싶은 나무에 투자를 많이 해서 확실히 키워야 하는데, 똑같은 예산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을 창업, 즉 취업시키려고 하다보니까 수치로 따지는 성과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