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동구, 도시재생으로 제2의 전성기 오나
침체된 동구, 도시재생으로 제2의 전성기 오나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6.11 0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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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도시재생연구원, ‘도시재생 어떻게 할 것인가?’ 포럼

오랜 기간 극심한 도심공동화 현상을 겪어왔던 동구가 도시재생사업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과 함께 다시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까. 과연 얼마나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지난해 동구는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한 도시재생선도지역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앞으로 4년간 200억 원의 도시재생사업 예산을 확보했다.

한때는 호남 정치 1번지로 불렸던 동구에는 광주를 나타낼 수 있는 지역자원들이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 개관을 앞둔 아시아문화전당을 비롯해 광주 읍성을 따라 꼭짓점이 된 광주폴리, 동명동, 농장다리, 대인시장, 남광주시장, 푸른길 공원 등 죽은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사람이 몰리는 매력적인 공간 만들어야

아시아도시재생연구원은 지난 10일 동구 KT빌딩 3층 세미나실에서 ‘도시재생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주민과 공무원이 함께 토론할 수 있는 포럼을 열었다.

이날 이병훈 아시아도시재생연구원 이사장은 “동구는 한 때 호남의 정치 경제 1번지였으나 인구는 32만명에서 10만 명 정도로 확연히 줄어들었고, 최근에 가장 타락하고 퇴폐한 곳이기도 하다”며 “동구는 재개발, 재건축할 곳이 많았지만 10곳 중 4곳만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병훈 이사장은 “재개발, 재건축만이 능사가 아니다. 도시재생을 통해 타지인을 붙잡을 수 있고, 사람이 몰릴 수 있는 매력적인 방안을 구해야 한다”며 “동네의 역사와 문화를 살리고 스토리가 있는 도시재생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무총리실 직속 도시재생특별위원인 황희연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첫 주제발표는 국무총리실 직속 도시재생특별위원인 황희연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의 ‘도시재생의 개념과 선진사례’소개가 있었다.

현재 전국의 주택 보급률은 100%를 상회하면서 과거처럼 대단위 신개발 수요는 감소됐다. 이후 도시정책의 패러다임은 과거 신개발 중심에서 최근에는 기존에 있는 시가지 정비를 중심으로 바뀌게 되면서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까에 고민을 시작하게 됐다.

황희연 교수는 “그중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사업이 성행하기 시작했고, 획일적인 아파트 위주의 주택 대량공급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도시재생’이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하게 됐다”며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지난 2014년 전국 13개 지역이 도시재생 선도사업 지역으로 선정되었고, 그 중 동구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부서 간 장벽 허물고, 행정의 융통성 필요

지난해는 시범사업으로 13개 지역을 선정했지만 2015년에는 35개의 지역의 도시재생사업을 평가중이다.

그렇다면 도시 재생은 무엇을 목표로 해야 옳을까. 도시재생은 ‘시설’이 아닌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게 전반적인 중론이다.

황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살고 있는 사람,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며 “이를 통해 경제 활성화,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아가 도시 정체성과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한다.

그는 국내 사례 중 창동, 오동동, 노산동 일원의 창원 사례를 선보였다. 셔터가 내려졌던 빈 점포들이 창동 예술촌으로, 10년동안 폐쇄되었던 부림시장이 창작공예촌으로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도시재생은 사업비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민·관이 협력해 좋은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당장 필요한 것들부터 차근차근 점진적으로 해결해 가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경직된 예산집행 규정 때문에 도시재생 사업이 지체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는 “도시재생을 하려면 행정에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며 “중복사업으로 부서간의 칸막이가 두꺼운 현실 속에 도시재생은 이러한 칸막이를 허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도시재생을 하기 위해선 첫째 빈 건물, 빈 점포를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는 예술가 유치에 주목해야 한다. 예술가들은 저렴한 임대료의 낡은 건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동구, 장소 DNA는 매우 풍부해

비즈니스 위크에서는 “예술가들이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가를 보라, 예술가, 디자이너, 음악가, 저술가들은 도시의 개척자로서 존재만으로도 거주지의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경제의 만병통치약이다”고 보도한 바 있다.

황 교수는 “도시재생사업의 성공모델은 ‘주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다”며 “도시의 정체성을 찾는 노력을 함께 해야한다”고 발표를 끝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도시문화집단 CS 정성구 대표가 ‘광주 동구 도시재생선도지역 계획수립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도시문화집단 CS 정성구 대표
정성구 대표는 “도시재생은 공동체의 삶을 원활하고 활기차게 하는 것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스토리자원 발굴로 ‘장소 DNA’를 찾기 시작했다. 현재 동구에는 푸른길 공원, 50년대의 이발관, 산수다락, 나무전거리, 100년 한옥, (전)금호문화재단, 농장다리, 적산가옥, 광주극장, 광주화교소학교 등 물리적 자산들을 소개했다.

1917년 광주에 최초발전소 기전상가 거리, 광주 최초 멀티플렉스인 엔터시네마, 60년 전기구이통닭집 남양통닭, 대형 예식장을 위한 식당가 거리였던 영안반점 골목 등 오래전 추억이 깃든 장소를 도시재생의 자산으로 설명했다.

짤막하게 동구의 도시재생 자산에 대한 설명을 끝내고, 청중과 함께하는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오래된 역사 아는 노년층도 참여해야

토론은 강인호 조선대 행정학과 교수, 신우진 전남대 지역개발학과 교수, 윤현석 광주일보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먼저 윤현석 기자는 “아파트가 도시의 대안이 될 수 있느냐라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며 “다양성을 줘야하는데 획일적인 아파트가 과연 인간이 삶을 살 때 맞는 형식인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우선 주거환경 개선사업부터 도시재생의 측면으로 바라봐 주민인 무엇을 바라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우진 전남대 지역개발학과 교수는 “과연 우리의 주민참여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생각을 해야한다”며 초창기 시작 단계에서만 주민의 의견을 묻는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도시재생은 재개발과 달리 오래된 역사 이야기를 들으면서 중·노년층이 해야 한다”며 “동구에는 오래된 끌어당길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노년층이 접근할 수 있는 기화기 있나 싶다”고 말했다.

또한 도시재생 사업은 1년 만에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것으로 3~4년 뒤를 내다볼지 알고 조급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이와 관련해 이병훈 이사장은 “젊은 사람들은 역사를 모른다. 학동 8거리도 그대로 뒀다면 전국의 유일무이한 8거리가 되었을 것이다”며 “중년, 노년이 중심이 되어 적극적으로 도시재생에 참여해야 스토리가 발굴된다”고 제안했다.

강인호 조선대 행정학과 교수는 “도시재생은 ‘향수’가 키워드다”며 “살맛나는 이웃 공동체, 사람냄새가 물씬 나는 곳을 만들어야하고, 이윤이 아닌 가치와 비전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지역주민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외에 포럼에 참석한 시민들의 질문으로 빈집활용방법, 학동4구역 재개발 진행경과, 아시아문화전당 주변 학교 활용 방안, 무등산 포인트 활용, 지산유원지 개발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앞으로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국토부의 예산을 지원받게 된 동구가 침체기의 옷을 벗고, 주민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타지인들에게 주목을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구의 제 2의 전성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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