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센터5]광주 청년들의 비빌언덕 되어야
[청년센터5]광주 청년들의 비빌언덕 되어야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4.23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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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센터, 전체적인 청년문제 네트워킹 능력 필요해

광주 청년센터가 설치되면 이곳에 많은 청년들이 찾아오고, 교류와 소통을 통해 청년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청년센터가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가야 할까.

전고필 전 대인야시장 총감독은 "청년들이 굳이 뭘 하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청년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공간, 즉 비빌언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빌언덕은 소가 뿔이 자라면서 간지럽거나 몸의 기생충들을 없애기 위해 경사진 언덕에 뿔이나 몸을 비비는 모습을 보고 나온 말이다. 즉,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누가 간섭하지 않고 차라도 한 잔 편하게 마시러 왔다가 뭔가 해보고 싶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센터 중심으로 거점공간 생겨야

전 감독은 “학생들에게 공부만 강요하는 세상이 돼버렸다”면서 청년들끼리 소통하기 어려운 사회가 돼가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청년센터가 미래의 성장동력이라는 청년들에게 ‘너희는 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인야시장에 셀러들 100팀이 넘게 오는데, 이들은 대부분 청년들이고 아르바이트 하느니 내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이곳에서 돈 벌어 한 달을 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봤을 때 남들과 더불어 내가 가진 재능을 공유할 수 있는 작업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결국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른들에게 짓눌리는 곳이 아니라, 청년들끼리 도전해보고 지식 공유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고, 청년센터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전 감독은 “청년센터라는 공간 하나만을 가지고 갈 것이 아니라 사방에 청년센터 지부처럼 거점공간들이 나와야 한다”며 “청년센터는 자원의 분배와 연결, 그리고 자원을 더 확보해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센터장을 포함한 직원들을 청년으로 하겠다는 시 입장에 대해선 “직접 실무를 보는 것은 청년들이 하더라도 센터장이라는 직책은 청년문제에 밝고 지역사회 전체를 읽을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며 “아직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청년의 위상을 올려줄 수 있고, 청년들과의 네트워킹과 의사소통 능력이 있으며, 그동안 청년활동에 지지하고 응원했던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청년인재육성과에서 해줘야 하고, 센터장은 민간에서 공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광주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겉으로 많이 드러난 청년들만 보지 말고, 높은 경쟁률을 뚫기 위해 공부하거나 그밖에 수많은 청년들에게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청년센터로 인해 자유로운 청년활동들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곳곳에 청년테마공간 만들어야

윤현석 컬쳐네트워크 대표도 청년 문제가 일자리 문제 외에도 청년주거, 청년복지, 청년문화, 교육 등 굉장히 많은 문제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하나의 공간만을 허브로 할 것이 아니라 테마를 잡아 곳곳에 청년테마공간으로 나눠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청년센터에서 너무 많은 역할을 맡고 있어서 과부하가 걸려 지리멸렬하게 되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며 “예를 들어 광주공원 위쪽 구동체육관 있었던 공간은 청년문화공간, 광주역이 폐쇄되고 역 기능을 상실하면 청년재생공간, 이 밖에도 청년복지공간, 청년상인들을 위한 공간 등이 광주 곳곳에 만들어져야 청년도시라는 비전이 그려지는 것이지, 한 군데에 조그맣게 만들어놓고 온갖 역할 수행하라고 하면 가능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위탁기관에 위탁하는 금액이 3억5천만 원인데, 통념적으로 정해진 기준으로 청년센터 직원들의 인건비를 지급한다면 실질적인 사업을 진행하는데 자금상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내비쳤다.

청년문제에 대한 세심한 연구 필요

그는 “서울의 청년허브는 잉여청년들을 어떻게 밖으로 나오게 할 것인가에 대해 가장 먼저 접근했다”며 “밖으로 나오게 하고 보니 재미있는 사람들도 있고, 계기가 만들어지니까 의지 있는 청년들도 있었다. 광주도 그런 세심한 연구와 관심, 고민들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청년문제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 꼬집었다.

센터장을 청년으로 하겠다는 것에 대해선 “기존에 기관의 장이라고 하면 지역에서 명망 있고 네트워크 있고 일을 풀어가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이 맡았는데, 파격적으로 청년센터장이라는 것은 좋은 것 같다”며 “청년의 리더십으로 운영하는 것이 잘된다면, 일을 기획하고 책임질 수 있는 위치를 청년이 차지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하는 사람이 주눅 들지 않게 해야 하고, 허울만 좋은 청년센터장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덧붙여 시야를 넓게 가질 수 있도록 옆에서 자문하고 조율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가까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4년제 대학교가 여러 곳 있지만, 다른 대학교 학생들끼리 어울려서 친구가 되는 경우가 부족한 것 같다”며 “청년센터가 학교와 지역에 상관없이 청년이 서로 교류하고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역할만 해줘도 기대해 볼만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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