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먹거리3. 송정 떡갈비 이야기
내고향먹거리3. 송정 떡갈비 이야기
  • 한울 시민기자
  • 승인 2015.04.02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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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먹거리가 풍부했던 남도는 미향의 도시로 음식의 맛부터 식기까지 특색있는 먹거리문화가 많았다. 2015년 세계 스포츠 축제인 U대회가 광주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광주와 남도의 대표적 특색 있는 먹거리를 소개한다.<편집자주>

   
 
KTX열차가 광주송정과 용산역을 다니며, 한 시간 반이면 가거나, 올 수 있는 거리가 되었다.

송정(松汀)은 영산강, 황룡강 주변의 소나무가 많아서 그렇게 불렀는지는, 언제 자료를 한번 찾아야겠다.
서울-목포 간 경목선(京木線) 부설권을 1896년 프랑스 휘브릴사의 그리루가 조선정부에 요구한 것이 효시가 되었다. 이에 정부는 경목철도 부설 자영권을 주장해 1904년 5월 호남철도주식회사를 설립했다.

259.58㎞의 호남선 공사를 시작해 1914년에 송정리에 기차가 들어오면서 그동안 영산포에서 서창으로 이어졌던 뱃길은 송정역이 들어섰다. 황룡강 뱃길과 영산강 뱃길, 그리고 기차가 어우러지면서 송정리에 큰 장이 들어섰다.
전국의 상인들이 열차를 이용해 모여들면서 상권은 자연스럽게 송정장을 번성하게 해주었다. 더군다나 장이 점점 커지고 우시장과 도축장이 생기면서 주변의 농촌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농산물과 도축장의 양질의 재료가 요즘의 송정의 먹거리를 만들었던 것이다.

광주송정역 앞길의 대로변을 제외하곤 광산구청 인근의 길은 옛 모습 그대로 작은 시골마을 같은 길들이다. 이 길은 오래전 송정읍, 송정시 때의 그 길 그대로 인 것 같다.
노폭은 협소하고 작은 길들이 연속되면서 옛 5일장과 매일시장, 송정역시장 등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광산구는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으로 글로벌시대의 시장으로 형성된 것 같다. 눈에 띈 것은 다문화 중심의 시장으로 중국음식재료 상점과 식당들이 몇 군데 성업 중이란 것 이다.

광산구청앞길은 송정떡갈비 길이다. 저녁이면 지나만 가도 군침이 도는 길목이다. 약 20여개 정도 떡갈비 집들이 이길 저길 사이사이에 줄줄이 있다.

송정의 대표적 먹거리 떡갈비는 햄버거처럼 빵과 고기를 함께 먹는 것이 아니라, 갈빗살을 잘 발라 칼로 탁탁탁 잘다져 반죽처럼 만들어 채소·양념과 함께 갈비뼈에다 다시 붙여 구워서 먹는다. 식감이 부드러워 남녀노소 구분 없이 먹기가 쉽다.

떡갈비는 궁중음식이었다. 주상이 신하들과 술자리에서 갈빗대를 손에 부여잡고 안주를 뜯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어찌 좀! 시쳇말로 쪽 팔리는 모습 같다.
그래서 대장금 같은 음식 명인이 소화도 잘되고, 안주를 드실 때 손쉽게 드시도록 만든 창작 작품의 안주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회가 있어 떡갈비를 만들어 본 적이 있었다. 여간 잔손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갈빗살 바르기, 그리고 고기 다지기 등등 마지막으로 고기 굽는 일이였다. 쎈 불은 고기가 겉만 타고 안은 익지 않은 상태로 있고, 아무튼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송정에서 떡갈비를 주문하면 꼭 사전에 한 양푼의 뼛국을 준다. 한마디로 전날 과음을 한날이면 국물만 몇 그릇 마신다. 고깃국이 아닌 것처럼 담백한 맛 때문이다. 일종의 미끼 상품 효과 아니, 애피타이저 같은 효과다.

송정에는 대도심속에 장이 있다. 날자가 3일, 8일이면 어김없이 장이 선다. 지금쯤이면 화분용 꽃부터, 영광에서 올라온 싱싱한 생선도 있으며, 광산 넓은 들판의 봄나물도 함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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