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35) 이정민 청년 예비창업가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35) 이정민 청년 예비창업가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4.02 0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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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자금지원보단 네트워킹 강화 강조
돈 지불하고 교류할 수 있는 문화 생성돼야
청년센터·공유공간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 필요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이정민 씨를 만나기 위해 유촌동의 한 회사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이 동명동으로 이전하는 관계로 분주했다.
이 씨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의제를 도출하며, 아이템에 대한 의견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서른다섯 번째 순서는 이정민 청년 예비창업가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만약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청년창업에 대해선 워낙 다양한 지원정책이 많이 나왔어요. 잘 찾아보면 너무나 많아서 쏟아져 내린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 정도에요.
미래창조과학부나 창업진흥원, 교육부의 링크사업단, 각 대학별로 운영되는 창업보육센터 등 지원해주는 곳은 많아요. 시에서도 테크노파크를 통해 청년창업자금을 지원해주고 있고요.

그런 것을 보면 시에서 청년창업에 대한 지원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대학생이나 청소년들에게 문화의 저변 확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자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단발성인 경우가 많아요. 사업비를 주고 사업을 해보라는 것은 대학생이나 청년들에게 있어서 어려운 부분입니다. 정해진 기간 안에 3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이나 되는 돈을 쓰기는 어려운거죠.
그래서 아이템을 개발하고 시제품을 제작하고, 제품이 정해지기까지 쉬지 않고 계속 달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경험도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돈을 쓰지도 못하고 환수당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창업이 어렵고, 서류작성에만 매몰된다고 느끼며 창업을 멀리하게 됩니다.
청년창업이라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뛰어들고 도전하는 정신, 그리고 네트워크와 정보 및 트랜드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학생과 청년들에게 자금을 지원해주기보다는 청년센터와 공유공간으로 자주 오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온라인 공간은 자신들만의 공간이 있고 다양한 서비스가 있어요. 하지만 오프라인 공간은 자기가 직접 가서 사람들과 만나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정립해 갈 수 있는 것이에요.

▲청년들이 공유공간을 자주 찾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놀이공간이 있어야겠죠. 당구장이나 영화관, 수영장, 카페 등 놀거리가 충분하다면 많은 청년들이 놀기 위해 공유공간을 찾을 것이에요. 그러다가 관심 있던 분야의 행사에 참여하게 되고, 청년들이 모이다보면 의제들이 도출될 수 있겠죠.
놀거리를 생각하지 않고 생산을 위주로 고민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맹점인 것 같아요.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서울의 한 공유공간을 보면 한 달에 18만원씩 내고 들어가야 해요. 그러면 그 안에서 마음껏 놀 수 있고,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면 돈을 주는 식이죠.
또한 이곳에선 무조건 자신이 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프로젝트 3가지를 만들거나 참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한강에 모여 맥주 마시고 싶은 사람들 모임이랄지, 격투기 운동을 배워보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이랄지, 독서토론·철학토론·경제토론 등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하는 등 프로젝트를 항상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퀘스트를 주는 것이죠.

청년들이 돈을 내고 이용하니까 공유공간에 대한 운영비도 마련될 뿐더러 프로젝트 지원비도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광주청년들도 가까운 공유공간에 가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돈을 지불하고 이용하게끔 하는 문화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돈을 지불하고 교류할 수 있는 문화가 생성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정민 씨는 학생과 청년들에게 자금을 지원해주기보다는 청년센터와 공유공간으로 자주 오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시가 청년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청년센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현재 시에 청년육성과가 신설됐고, 이곳에서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사업이 청년센터를 만드는 것이에요. 청년센터는 무척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려되기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청년센터 한 곳으로 모든 청년들이 모여 독점하게 되면 현재 청년들이 운영하고 있는 공유공간이 죽게 됩니다. 청년센터가 있음으로 인해 다른 공유공간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13년에 청년허브, 디캠프 등 서울의 공유공간 5곳을 돌아본 적이 있습니다. 청년허브에 중심이 있고, 다른 각각의 공유공간에 대한 지도를 그림으로 그려놨더라고요.
청년센터 역시 모든 사람을 이곳으로 모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공간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허브의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공유공간들이 발전하고,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청년센터로 모이게끔 상향식 발전이 필요하다고 봐요.
청년센터를 집중적으로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공유공간들을 살리면서 청년센터도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저는 2013년도에 창업의 세계로 뛰어들었습니다. 회계사 준비를 하면서 고시에 떨어지다 보니까 지치더라고요. 그러다가 전남대학교 홈페이지에서 창업팀을 구한다는 글을 봤어요.
그냥 한번 해보자하고 들어갔는데, 거기서 지금의 코끼리 친구들을 만나 창업에 뛰어들게 됐죠.

전 IT기술이나 제조, 경영 등의 기술이 없었습니다. 회계를 전공해 돈 계산만 빠를 뿐이었죠. 운영도 미숙하고 무자본이다보니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다 보니까 첫 번째 사업파트너를 만나게 됐고, 사회적 경제에 빠지게 되고, 사회적경제 연대포럼 간사를 맡게 됐어요. 스노우볼링 효과처럼 말이에요.

이것이 네트워킹의 힘이구나. 제가 능력은 부족하지만 사람들과 만나다보니 사람에 대해 신뢰도 쌓을 수 있고, 대화를 통해서 아이템이 적립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부족한 부분을 다른 사람이 채워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청년 공유공간 코끼리를 만들게 됐어요.

청년창업자들이 실패할 때의 맹점은 ‘자신의 아이템을 발설하지 않는 것’입니다.
창업자이기 전에 발명가로서 맹신하는 것은 자신의 기술이나 아이템이 획기적이고,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에요.

분명 전 세계에서 한두 명 이상은 그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성공시키는 것은 그 사람의 능력과 네트워킹입니다. 그러니까 아이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달린 것이라는 말입니다.
아이템에 대해 발설하지 않고 교류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니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개발하게 되더라고요.

때문에 청년들이 공유공간을 통해 모이고, 서로 논의를 통해 의견을 도출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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