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28) 김희 시인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28) 김희 시인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2.04 2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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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에 대한 의료지원혜택 필요하다
예술이 상품화 가능한 예술시장 조성해야
5개구에 각각의 주제 살린 특화공간 중요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김희 시인을 만나러 북구 오치동을 찾았다. 그녀를 만날 때는 마침 점심시간이 다 되가는 시간이었다. 김 시인은 음식을 잘한다는 추어탕 집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식사를 하고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는 물려받은 자산이 부족하고, 민주화를 이룩했다는 의향의 자존심이 무너져가는 것이 광주의 가장 큰 한(恨)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광주가 문화도시답게, 그리고 예향의 도시답게 예술집중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스물여덟 번째 순서는 김희 시인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만약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무엇보다 ‘광주’라고 하면 문화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광주가 가지고 있는 큰 자부심 가운데 하나가 예향심이잖아요. 이러한 예향심을 어떻게 타시·도에 빼앗기지 않고, 고유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선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합니다.

먼저 예술인들이 너무 힘들어서 외지로 많이 가버리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우선 예술인에 대한 의료지원 혜택을 통해 타시·도에서도 우리 호남을 찾아 예술 활동하러 올 수 있도록 유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전에 한 예술인을 통해서 많은 경험을 했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예술인들의 생활은 더 비참했습니다. 특히 사람은 몸이 아프면 정신도 약해지잖아요.
몸이 아프니까 힘든 생활이 서럽고, 그러다보니 회의감이 드는 거죠. 내가 이것으로 앞으로 밥 먹고 살 수 있을 것인가 걱정도 되고요. 그래서 결국 예술을 향한 꿈을 접어버리고 다른 일거리를 찾아 방향전환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힘들지만 이겨낼 수 있도록 최소한 건강할 권리는 보장해주자는 겁니다. 예술인들에 대한 의료지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예향광주를 위해 의료지원 외에 또 어떤 정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나요?
-동구에 아시아문화전당이 조만간 개관을 해요. 하지만 아직도 예술시장의 상설공간이 너무도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술인들이 먹고 살려면 예술을 통해 돈이 될 수 있어야 해요.

돈이 되려면 문인들은 책을 팔아야 하고, 화가들은 그림을 팔아야 하고, 성악가들은 연주를 통해, 연극인들은 공연을 통해서 돈을 벌어야 살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예술이 총체적으로 상품화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시장’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갤러리들이 광주 각지에 흩어져있고, 조그맣다보니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끌기에 부족했습니다. 이것들을 하나로 모아서 예술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이곳에서 작가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한다면 충분히 관광성이 커질 것입니다.

연극 같은 경우 저렴하게 즐길 수 있고, 문학은 시 낭송을 단돈 몇 천원으로 들을 수 있다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겠죠. 그래서 상품들을 구입하면 예술에 대한 호기심도 유발할 수 있을 것이고, 예술을 즐기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예향의 도시답게 예술상품 사주기 캠페인을 벌여야 합니다. 한 사람이 작품 하나를 샀을 때, 다른 사람과 만나서 ‘우리 집에 이런 작가의 작품이 있다’, ‘이곳에 가면 저렴하게 작품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좋은 홍보가 될 수 있을 것이에요. 사람은 자신의 돈을 소비했을 때 더 확실하게 뇌리에 새기기 때문이죠.

이렇게 되다보면 한 사람 건너 두 사람이 되고, 예술을 즐기는 문화가 같이 소통되고, 공유되고, 공감되면서 예향심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예술시장이 관심거리가 된다면, 바로 하나의 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술인들을 모아 총체적으로 상품화될 수 있는 예술시장이라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네요.
-그렇죠. 요새는 김치도 많이들 사먹는 시대가 됐잖아요. 하지만 특별히 김치만 파는 상설공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광주는 특히 광주김치축제 등으로도 유명한데 말이죠. 시에서 지원해가지고 다양한 김치, 그리고 김치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고, 살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술은 이미 문화전당이 들어서면서 동구로 자리매김을 해가고 있다고 봐요. 예술의 거리 중앙초등학교 쪽에 예술시장을, 남구 대촌 쪽엔 예술인촌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술인 촌이 생긴다면 이곳에 모여 활동하는 예술인들끼리 소통도 활발히 이뤄지고, 이로 인해 더 훌륭한 예술 활동이 왕성하게 일어나지 않을까요?

▲김치든, 예술이든 한곳에 집중적으로 모아야 한다는 말이죠?
-네.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5개구가 집약적으로 공간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말했던 것처럼 동구엔 문화전당을 중심으로 한 예술시장을 만들고, 남구에는 예술인들끼리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예술인촌을 만들고, 북구에는 5·18국립공원이 있기 때문에 의향의 도시 광주를 위한 인권과 민주화를 상징하는 공간을 조성할 수 있겠죠.
또한 서구엔 김치특화단지를 만들어 이곳에 가면 모든 김치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광산구는 넓은 대지를 활용해 산업을 주도하는 산업단지로 계속해 성장시켜 가고요.

구마다 특화지역으로 만들어 가다보면 5개구가 연결된, 광주 전체를 관광코스로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 가면 이런 볼거리들이 있고, 저곳에 가면 이런 것들을 살 수 있다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문화도시답게 새로운 건물을 지을 때, 글로벌한 예술성을 가미해 짓도록 권장하고 여력이 된다면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광주광역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전에 윤장현 시장을 시장이 되기 전에 만난 적이 있습니다. 옆에서 어떤 사람이 “저런 분도 한 번 시장을 시켜봐야 한다”고 말했어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있어서 더 열심히, 잘 하시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권문제에 있어서 소외계층을 더욱 돌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영세민 아파트를 가본 적이 있어요. 그렇지 않아도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인데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마저 굉장히 낙후돼 보이니까 더 마음이 안쓰럽더라고요.
따라서 이런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지고 우울해지지 않도록 노후된 영세민 아파트를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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