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성재단(2), 일반 시민과 동떨어진 사업만 수행
광주여성재단(2), 일반 시민과 동떨어진 사업만 수행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1.28 1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재단 출범 4년차, 이제는 안정기 접어들 때
일부 수행사업, 여성 활동가들만 아는 수준

광주여성재단이 수행하고 있는 사업들이 일부 여성 활동가들 정도만 알고 있는 사업에 예산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여성재단은 이런 사업들을 유사 관련 단체들과 함께 소통하는 차원으로 진행한다지만 결국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광주여성재단의 경영목표는 크게 성평등 도시 실현을 통한 여성 삶의 질 향상을 비전으로 두고 있다. 여성재단의 역할은 지역여성가족 정책개발, 성인지 정책 실현지원, 여성네트워크 강화, 지역여성 역량강화, 여성문화 및 공간조성, 합리적 운영체계 구축 등 주요 과제를 갖고 있다.

초기 광주여성재단은 시의 출연금 50억원을 지원받아 출범을 했다. 광주여성재단에 따르면 출범 이래 재단의 연도별 예산은 2012년 약 33억 4천 4백 만원, 2013년 약 19억 4천 8백 만 원, 2014년 약 20억 3백 만원이다. 올해 2015년의 예산으로는 16억 7천 7백여만 원이 책정됐다.

여성재단측은 해마다 점점 줄어드는 예산으로 인해 사업추진에 따른 예산부족을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발전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채 재단 자체 기금마련에 대한 대안은 전혀 세워지지 않고 있다.

여성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여성재단은 사실상 출범한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이제 재단이 조금씩 안정화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발전계획을 현재 수립하고 있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정책연구, 얼마나 반영되나 조사 필요해

현재 여성재단의 조직은 기존 1실 3팀에서 4팀 1센터로 개편되었다. 이는 정책연구실이 정책연구팀으로 되면서 교류협력팀, 교육운영팀, 경영지원팀, 성별영향분석평가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정책연구팀은 수백 장에 달하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여성정책을 제안하고 정책 연구에 대한 성과결과물을 생산해내고 있다.

그러나 모 여성단체 관계자 “재단이 정책연구의 기능을 갖고 있지만 보고서에는 분량만 두껍게 채워 넣었지, 연구한 정책이 얼마큼이나 실제로 반영되고 있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다”며 “기초연구는 사실상 다른 지역에서 많이 된 것들이 있고, 광주에 맞는 정책을 발굴하는 게 관건이다”고 지적했다.

교류협력팀은 지역의 여성단체 및 유관기관, 여성소모임, 지역의 여성인재들과 더불어 여성네트워크 활성화 등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광주젠더포럼, 현장 성평등 정책사업발굴, 여성소모임 활성화사업, 여성문화난장, 여성문화공간 운영 등을 수행하고 있다.

그중 교류협력사업의 가장 굵직한 사업은 ‘광주젠더포럼’과 평범한 시민들도 지나가다 참여할 수 있는 여성축제 ‘광주여성문화난장’이다. 이 두 가지 사업비를 합치면 교류협력사업의 예산의 약 50% 가량 가까이 사용하고 있다.

광주젠더포럼, 회원들 모여 끝내는 포럼(?)

지난 2014년 교류협력사업 총 사업비 2억 4천여만 원 중 광주젠더포럼으로 5천 2백여만 원을 사용했다. 지난 2012년 발족한 젠더포럼은 현재 정치, 문화예술, NGO, 경제·노동, 교육·보육, 사회복지·보건의료, 과학기술 등 총 7개 분과로 구성되어 약 300여명의 회원이 있다.

▲광주젠더포럼 조직도

나름대로 각계각층에 있는 전문성을 지닌 지역 여성들이 분과장을 맡고 있고, 실무위원까지 구성되어 있다. 각 분과별로 분과 사업비를 받아 1~2번 정도의 정책포럼 및 워크숍을 열고 있다.

그러나 2014 연차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분과별로 1~2차례 개최하는 포럼을 위해 수차례 열리는 분과회의 장소는 대부분 음식점, 식당, 카페 등에서 열리고 있었다.

그렇게 수차례 회의를 통해 열리게 되는 분과별 포럼들은 대내외 홍보부족으로 대부분 일반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포럼마저도 아는 활동가 정도만 참석해 마무리 짓는 정도라는 지적이다.

여성재단측은 광주젠더포럼은 발족 당시 100여명의 회원에서 현재 300여명으로 회원 수가 증가해 여성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나름대로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포럼에 참석하는 일부 회원들의 행사로만 끝나지 않고, 정기포럼을 통해 나온 발굴 의제들이 광주시에 반영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여성관련 단체 활동가 김 모씨는 "현재 여성재단이 여성시민단체들과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데 재단이 필요하고 활용할 부분만 단체들이랑 이야기 하고 나머지는 예산을 쥐고 갑질 행세를 하려는 부분이 있다"며 "모 여성단체는 아예 여성재단이 하고 있는 사업에 참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곳도 있다"고 말했다.

광주여성문화난장은 여성의 권익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각 활동영역의 여성들이 소통하는 장으로써 지역 여성축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11년 광주여성재단 출범과 함께 시작된 여성문화난장의 제1회 사업비는 약 780만 원, 제2회는 3천 8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광주의 5개 자치구가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됨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여성친화도시 사업에 불이 붙기 시작해 금남로 일원으로 장소를 확장했다.

일반인 참여 유도할 사업 발굴 필요해

여성을 위한 축제인 여성문화난장의 지난해 사업비는 약 5천100여만 원 정도로 지난 2013년부터 충장축제와 연계해 금남로에서 같은 기간 중에 열려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축제기간 중 여성관련 단체들이 거리로 나와 50개의 부스 50개의 파라솔을 운영해 체험마당을 꾸리고 수많은 시민들과 소통하는 자리다.

여성재단측은 축제를 통해 여성일자리, 성폭력, 성매매, 가정폭력 등 여성에 관련된 이슈를 거리로 들고 나와 일반 시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교육운영팀은 한 해 동안 여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 사업을 운영했다. 역량강화를 위한 여성 인력, 여성리더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찾아가는 성인지교육, 여성주의와 인문학의 조우, 중·고생 교육인 행복한 페미니즘학교, 성평등교육 전문강사 교육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이런 교육사업에 대해 알고 있는 일반인들은 사실상 거의 없다.

서구에 살고 있는 김봉희(52)씨는 “여성재단이 하고 있는 교육은 여성들이 갖고 있는 직업군별로 맞춤형으로 나뉘어서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솔직히 시장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마트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은 이런 교육이 시간도 맞지 않고 현실성이 떨어져 듣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렇듯 광주여성재단이 하고 있는 크고 작은 사업들은 많이 있지만 전혀 알고 있지 못한 여성들이 많다. 바로 홍보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여성재단은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여성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일부 여성 활동가들만 동행하는 수준에만 그치지 않아야 한다. 평범한 일반 시민들도 끌어들이고 함께할 수 있는 사업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