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대전환으로 일자리 창출 최우선 노력
제3지대 산단 마련해 기업 유치 ‘특별한 혜택’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난 9일 광주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하는 금요조찬포럼에 강연자로 나가 광주의 새로운 비전에 대해 솔직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시민의소리>는 이날 250여명의 지역의 오피니언들이 모인 자리에서 윤 시장이 1시간여 동안 말한 내용을 녹취하여 정리했다.<편집자주>
오늘은 제가 강의하러 온 것이 아니라 신고하러 왔다. 무릇 제가 생각하는 지도자는 나를 따르라는 지도자가 아니라 이제 어떤 세상이 오고 어떻게 가야할 것인가에 대한 지도를 같이 만들고 방향을 같이 정하는 사람이라고 본다.
제가 안과의사이고 시민사회 영역에서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을 해왔던 사람이 무슨 생각을 갖고 이 길을 나섰는가, 지난 6개월 동안 무엇을 해왔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말씀드리는 자리이다. 시에서 무엇에 관심을 갖고 광주의 방향성이 무엇인가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저는 군 생활 2년을 빼고 광주를 떠나본 적이 없다. 지난해 1월 아프리카 진료를 다녀온 적이 있다. 지인 부부들과 함께 한 식사 자리에서 참석한 사모님들이 걱정하는 것이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본적지를 호남에서 옮겨야 되지 않을까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제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후 시내에서 젊은이들을 볼 때 눈을 정면으로 볼 수 없을 만큼 크게 흔들렸다.
사실 우리 지역의 많은 분들의 삶이 호남에서 살아왔던 것이 비록 넉넉지는 않더라도 당당하고 어려움이 없었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많이 흔들린 것이다. 저는 운명처럼 이 길에 들어섰고 소명을 받아들인 6개월이 지났다.
행정경험이나 정치적 역량도 부족한 제게 왜 이 일을 맡겼을 까라는 생각으로 아침마다 묵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아무래도 저 사람은 군림하지 않을 것이며 우선 시민들을 생각할 것 같다. 시민들이 우선 생각하는 것을 민생이라고 판단해 성의껏 할 것 같다”는 바램들을 저에게 주셨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민낯을 보여주자
시청에 들어가 보니 정말 힘들었다. 이는 서로 통하지 않을 때 힘들었다고 본다. 시청은 마치 콘크리트 성채 같았고 도로로 둘러싸여 시민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각 국의 칸막이는 매우 높았고 모든 공직자들은 업무일지를 옆에 끼고 시장이 무슨 이야기를 하면 받아 적고 회의 시간이 시작되면 제 얼굴을 보지 않고 저와 눈을 마주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정말 힘든 상황이었고 익숙하지 않았다.
제가 기피인물이 아니라 그렇게 지내왔다. 그동안 공직자들은 시장이 지시하면 받아 적고 지시에 의한 보고만 이루어지는 상황, 그리고 제 말에 대한 통역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한 두 달의 시간이 지났다. 저는 시에 들어가서 맨 먼저 한 것이 우리의 민낯을 가장 먼저 보자라고 첫 주문했다.
시정의 전체적인 포장을 뜯어놓고 보고 예산도 3조 시대인지, 비엔날레 방문객도 표 강매하지 않고 얼마나 오는 것인지, 축제들은 이렇게 가도 되는 것인지, 지하철의 실상을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인지, 끝까지 책임 있는 정보와 결단을 하지 않으면 죄인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직자 한 분 한 분 들의 결정이 우리 후손에게 영향을 준다라는 반성하는 시간을 갖고자 했다.
두 번째는 우리의 방향성에 대한 전환이다. 한 가지는 당연히 맞아서 해야 될 일과 준비해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하는 것이다. 비엔날레, U대회, 지하철 2호선, 아시아전당 개관 등 반드시 맞아서 해야 할 일은 경영의 대원칙처럼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되 그것에 대한 의무적인 일만으로 지역의 미래가 있겠는가라는 고민의 한 축을 놓칠 수 없었다.
모든 것의 핵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생각할 때 우리 지역이야말로 어려운 시기에서도 결코 정의로움과 당당함을 놓치지 않는 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사의 가치이고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큰 믿음이고 에너지라는 것이 한 점의 회의나 흐트러짐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좀 견해가 다르더라도 광주다움이 있는 따뜻한 공동체의 가치야말로 다른 지역과는 다른 우리만의 소중한 자산이고 역사적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지역의 넉넉함 없이 어찌 따뜻하고 당당함이 지켜질 것인가라는 원초적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창조와 변화에 역량을 모아야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대회나 행사나 의미 있는 것들도 중요하지만 지금 광주의 상황은 의미나 가치에 머무를 시기가 아니다. 정말 실용적인 민생의 대전환을 갖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힘들겠다는 제 개인적인 판단이다.
쉽게 말해서 좋은 광주의 과제에 대한 접근방식에 길들여져 있지 않다. 모든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할 때 저항으로서의 역량은 함께 손을 맞잡았지만 참여하고 창조하고 바꾸는 일에는 우리 전체의 역량을 모아본 경험이 있는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러한 일들을 해내기 전에 먼저 다가온 일은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무슨 사업을 얼마만큼 예산을 얼마나 확보하는가에 따라 시정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대전제가 있었다. 그것이 저에게는 큰 숙제였다. 다행히 전년도보다 6% 증가했고 신규 사업은 3배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가장 큰 일은 시 내부의 여러 행태와 마을만들기와 관련하여 참여혁신단을 신설하여 시청 내부의 소통과 혁신, 사회적 경제로부터 마을로 내려가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하도록 했다. 또 사회통합단을 만들어 노사민정의 타협점을 찾아가고 비정규직의 문제 등 갈등 요소에 대해 중앙 정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직접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나아가지 않으면 경쟁력을 담보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함께 한 자리에 모여 명실상부한 지역의 노사민정을 생각하는 자리가 마련되고 지역 안에서 노사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사회적 자산이고 지역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자동차 생산 100만대 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해 공약 시행을 요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행동이 필요했다. 그래서 자동차산업과를 만들고 자동차산업밸리유치위원회를 만들어 실질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에 아파하고 무엇을 도와주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미래인재육성과를 만들어 실질적으로 청년들에게 다가서고 그들의 문제를 함께 풀어보는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미래에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두 가지 로드맵이 있다. 미래형 자동차산업밸리를 구축하는 일이다. 기아차가 98년도에 6만8천대 생산에 2천여명의 실직자가 발생했고 바로 이어서 IMF가 터지면서 금호타이어까지 파장이 확산되어 지역이 휘청거릴 때 저는 처음으로 노사 현장에 다가서는 기회가 있었다. 저에게는 큰 충격과 학습의 자리였다.
마치 외과의사가 암수술에서 큰 암덩어리를 떼어나고 나서 애타게 기다리는 밖의 가족들에게 암덩어리는 떼어냈는데 환자는 회생하지 못했다는 말을 하는 것과 같았다. 시민운동은 열심히 했는데 동네는 죽게 됐다는 것을 생각하면 시민운동이 무엇일까라는 원초적 생각을 스스로에게 해봤다.
지역경영, 그 중에서도 일자리가 없이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용을 하는 분들, 세금을 내는 분들이 얼마나 소중한가라는 최초의 학습을 했다. 이후 저의 생각이 많이 바뀌어 리더십센터를 만들고 기아차 자문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처음엔 30만대, 50만대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제는 100만대를 향하고 있다.
이제 자동차의 미래는 자동차와 에너지가 함께 가는 시기를 맞았다. 전기차와 수소차로 나아가는 친환경 스마트한 자동차가 미래의 먹거리이다. 과거 우리가 금융의 위기를 겪었다면 이제는 경쟁력의 위기를 맞고 있다. 쏘울 전기차와 투산 수소차를 번갈아 타보면서 광주의 미래를 수소차 선도도시로 나아가야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제 수소차가 미래의 자동차가 되면 그것이 지역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수소자동차 20만대면 원자력 1기가 필요 없는 세상에 접어들 수 있다. 여러 모습으로 광주가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를 준비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광주는 현대자동차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게 됐다. 서로 교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한 투자 유치
두 번째 먹거리는 에너지밸리 문제이다. 전남지역에서 이 일을 하고 있는 꿈을 가진 이들과 고민한 것이 혁신도시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혁신도시를 만들고 한전을 달라고 부탁했던 시절이 생각난다. 당시 한전이 저렇게 큰 조직인가를 몰랐다. 농어촌기반공사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이 기회를 살릴 것인가라는 점이다. 한전은 지역대학에 100억원대의 연구개발를 투자하고 2018년까지 2백여 개에 가까운 협력업체를 유치할 계획으로 있다. 우리가 배후도시로서 생활과 교육, 의료 등 정주여건을 잘 준비해주고 또 한편으로 에너지산업밸리에 맞는 준비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광주와 전남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일을 해내는 데 있어 시장이나 도지사만 열심히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하나하나가 모아져야 한다. 광주에 가면 진정함, 따뜻함, 절박함이 있다는 점을 지역 내의 기운으로써 이곳에 오는 분들을 맞아주어야 한다. 현대차, 기아차 사람들에게 정말 광주 가니까 기아차를 많이 타더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들을 귀하게 맞아줄 때 광주형 노사민정 대타협이 이루어지고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어찌 연봉 8~9천만원을 주고 어떤 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것인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 연봉 7천만원, 중국 공장 연봉 2천만원, 슬로바키아 공장 연봉 1천8백만원, 광주공장은 연봉 8천만원이라면 누가 광주에 투자할 것인가. 만약 광주 지역이 시끄럽다면 기회는 이때다라고 밖으로 나가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저는 제3지대에 모든 조건을 걸어서 산단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 우리 젊은이들의 직장관은 연봉 3천6백만원짜리 대기업이다. 저는 이 조건을 충족하도록 노력하겠다. 지역내 모든 대학, 기업, 사회단체와 협약을 해나갈 것이다. 기업들에게 러브콜을 해야 한다. 올해는 여러 가지 기회가 저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KTX가 1시간 33분이면 반나절의 생활권에 접어든다. 우려와 걱정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원해왔고 피해서는 안 될 상황이다. 경쟁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소중한 경쟁력은 남도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정겹고 따뜻한 마음, 볼거리, 먹거리 등의 넉넉함이 요구된다. 남도를 간다라는 화두를 심어야 한다. 전라도와 호남이 아니라 남도여야 한다. 사람 냄새 나는 남도의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세계로 열리는 광주 비전 제시해야
광주와 전남의 지역적 경계를 끊었다. 중세 영주처럼 내 땅의 영역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서로 함께 그림을 그려야 한다.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을 합쳐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연구원을 분리할 당시에 이것만은 광주전남의 미래에 맞지 않는다며 분리는 안된다고 극구 주장했지만 실현시키지 못한 경험이 있다.
저는 이 지사와 형제처럼 2~3일에 한 번씩 만나, 한전 사장, 농업기반공사 사장 등 누구든지 필요하다면 만나는 일에 함께 하고 있다. 우리의 뿌리는 전남이다, 행정의 책임 영역은 분명이 있지만 상생의 영역은 경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광주 전남의 축제를 상생으로 이어갈 수 있는 흐름들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해 자동차산업밸리, 에너지산업밸리 그리고 굴뚝 없는 산업인 문화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 광주는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기 때문에 큰 결단이 필요하다. 광주는 우리끼리 소중하게 민주성지로서 의식 안에서만 갇혀서는 안된다. 이제 광주는 열린 광주가 되어야 하고 외지에서 광주를 볼 때 그들만의 인식 속에서 살아가는 동네라는 이미지가 되어서는 안된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공전하는 것처럼 우리 광주도 이러한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새롭게 화두를 던진 것이 차이나프렌들리이다. 경제, 안보,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중국의 변화에 대해 너무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다.
관광객 몇 명을 더 받는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계사적인 변화에서 중국을 이해하고 그들과의 관계, ‘꽌시’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굉장히 뒤쳐질 것이다. 예전에 영어만 힘이고 구미적인 생각만이 모든 것이 앞선다는 생각에서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광주는 이제 KTX로 열어질 수밖에 없고 U대회를 통해 170개국에 빗장을 열며 아시아문화전당을 통해서 열어진다. 교통의 수단과 대회와 공간으로서의 열어짐은 진정한 개방이 아니다. 우리의 당당한 정신적 가치와 역사인식은 아무도 훼손할 수 없는 광주정신으로서 올곧게 가져가되 세상의 변화에 대해 우리가 열고 가야 한다.
지역의 화합과 결단으로 희망보기
지난 연말에 큰 희망을 보았다. 재야 1주일 전 쯤에 몇몇 시민들이 “우리는 재야의 종을 울리지 않는가”라는 것이었다. 또한 민주의 종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누가 만들었고 위치가 정당한가라는 지적이었다. 앞으로 3.1절, 8.15, 연말에도 민주의 종은 울릴 것이다.
여러분들이 저와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은 50년, 100년 뒤에 광주의 모습에 대해 어떤 결단을 갖고 준비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우리의 손자손녀들이 2050년, 2100년에 후손들이 광주에서 어떤 꿈을 꾸고 살아갈 것인가는 여러분의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가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노후에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아들딸들과 알콩달콩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저를 시민시장으로 보낼 때 저는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기고 시민들이 급박하게 생각하는 민생의 문제에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시기가 우리에게 골든타임으로 다가오고 있다.
여러분이 함께 해야 한다.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너무나 좋은 기회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저항으로서의 한국사회를 변화시켰던 광주에서 참여와 창조로서 새로운 노사문화, 새로운 지역의 화합과 결단을 이루어낸다면 광주는 새로운 변화를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