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20) 정무빈 전남대학교 학생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20) 정무빈 전남대학교 학생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12.11 0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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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내지 않으면 바뀌지 않으니까요
고교, 학생인권조례 확실히 지켜져야
문화도시다운 중앙문화센터 있었으면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100명과의 대화>19번째로 이야기를 나눴던 황법량 군이 추천해 준 정무빈 학생을 만나러 전남대학교를 다시 찾았다. 법량 군과 무빈 군은 전남대학교의 강제 토익시험 제도를 반대하는 학생모임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스무살 새내기 친구들이다.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전남대 정문 앞의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무빈 군은 지난 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과 함께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던 학생이기도 하다.
그는 청소년의 사회참여나 시민단체 활동 등에 원래부터 관심이 있었냐는 질문에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바뀌지 않으니까요’라고 대답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대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은 기자의 가슴을 관통했다. 아마 기자보다 더 나이가 많은 어른들에게는 더 큰 아픔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됐는지를 따지기 보다는 젊은이들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듯싶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스무 번째 순서는 정무빈 전남대학교 학생과의 이야기다.

   
 
▲학생의 입장에서 만약 광주시교육감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지도 어느덧 3년이 다 돼갑니다.
저는 일반 고등학교가 아니라 대안학교를 나왔습니다. 대학교에 와서 다른 일반계 고등학교 출신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하지만 여전히 두발 및 복장단속, 폭력과 욕설 등 인권조례가 지켜지지 않는 학교들이 많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권조례를 확실하게 지키는 방향으로 정책이 진행됐으면 좋겠어요.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을 보면 아주 기본적인 내용들이거든요. 지켜지지 않고 있는 학교들을 조사해서 기본적인 것부터 지키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받기보다는 학생 개개인별로 면담한다던지 조사관을 직접 파견한다던지 해서 청소년들의 의견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이 학생을 대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잖아요. 욕하지 않고, 때리지 않고, 제도적으로 복장이나 두발을 규제하지 않으면 학생인권이 어느 정도 보장될 수 있을 것이에요. 하지만 학생이 선생님을 막 대하는 것은 학생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라던가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위상이 위협받고 있어요.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제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육적인 인성지도로 해결해가야 할 것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학교는 인권을 최우선으로 삼아 폭력적이고 강압적으로 학생들을 대하지 않고, 존중해주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선생님들 입장에선 학생들을 너무 존중해주면 교권이 붕괴될 것이라고 말들을 하세요.

하지만 학생들과 선생님들 간에 상호존중 하는 학교를 만들어가는 방향을 모색한다면 아직 방법적으로 요원할지라도 차츰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한 사람의 시민의 입장에서 광주에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광주는 문화수도라고 하잖아요. 정기적으로 치러지는 비엔날레부터 청소년문화활동인 레드페스타까지 다양한 문화 사업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정기적으로 버스킹 할 수 있는 장소도 지하철에 있고, 유스퀘어 문화관을 통해서도 문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좀 더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 예술가만이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또 다수의 대중 앞에서 전시도 하고 공연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시민들이 이런 활동들을 통해서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인디뮤지션이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화가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산상으로 힘들 수 있는 측면이 있지만 문화도시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니 갑자기 얼굴에 생기가 도는 것 같아요. 이쪽으로 관심이 많나요?
제가 관심가지고 있는 부분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도시에 긍정적인 영향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서울의 홍대거리만 보더라도 거리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하고, 각종 퍼포먼스가 벌어지는 것을 보면 활기가 넘치잖아요.

하지만 예술가들은 정말 살기 힘든 것이 사실이에요. 때문에 예술 하는 사람들을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술가들은 돈이 필요한 것도 있지만 사실 자신의 음악이나 그림, 퍼포먼스 등을 준비하고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더 필요하거든요.

도시 곳곳에 문화 공간들이 퍼져 있는 것도 괜찮지만 문화센터를 건설해서 그곳에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곳에 가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그림을 올릴 수 있고, 인기가 많으면 정기적으로 더 올릴 수도 있구요. 또 콘서트장이 있어 연극이나 음악도 할 수 있는 센터가 생겨 아시아문화전당을 보조할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자주 찾을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이 생긴다면 우리 광주 사회에 더 생기가 돌고 밝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잘 정착이 된다면 관광특화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고, 예술가들도 끊임없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부터 인디문화에 관심이 생겼어요. 우연히 청소년 캠프에 참여했을 때 인디문화 사업을 하시는 분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 한창 저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뭘까’라거나 ‘내 꿈은 뭘까’같은 고민을 할 때였어요.

정말 즐거울 것 같아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아직 실력은 많이 부족하지만 인디뮤지션도 해보고 싶어요.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것이 제 소망이지만, 일도 하면서 음악도 같이 하고 싶습니다. 이게 제 욕심이 아니라 충분히 가능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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