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여, 하리수를 상품으로 띄우지말라
TV여, 하리수를 상품으로 띄우지말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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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베를린 천사의 시와 그것을 리메이크한 시티 오브 엔젤을 보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서 천사가 부러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간의 괴로움과 아픔을 달래주던 천사가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고, 다가갈 수 없는 자신의 처지와 천사로서의 자의식을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는 신이 인간에게 준 자유의지를 천사에게도 주었다는 것을 알고, 인간으로 변하게 된다... 인간으로 변한 천사는 자신의 갑옷을 팔고, 처음으로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인간들이 시도 때도 없이 마시던 커피가 너무나도 마시고 싶었던 것이다.


이슈거리가 아닌 동시대 사는 인격체로
그들 내면의 고민 심도있게 다뤄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이에 도움되길


요즘 TV만 켜면 나오는 하리수를 보면 영화속의 천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속의 천사처럼 하리수도 지금껏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다시 자신의 정신속의 성인 여성을 찾아 나선 것이다. 본래의 성인 남성을 버리고, 여성을 택한 그의 자유의지가 얼마나 많은 고민속에 이루어 진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를 대하는 TV는 언제나 그랬듯이 시선끌기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 여성보다 더 아름다운 몸과 얼굴에만 신경을 쓰고 그의 화려한 연예계의 활약상만을 보여 주고 있다. 또 한쪽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런 매스컴의 양면은 우리 사회의 성별 정체성에 대한 아이러니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라 생각한다.

어느 때부턴가 한쪽에서는 인간의 모든 성적 지향성이나 성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응원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죄악으로 보고 가혹한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동성애와 성전환 등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이전에 우리는 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단순히 한때의 이슈거리가 아닌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다양한 생각과 모습으로 그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언론 또한 이런 이들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지 말았으면 한다. 그들의 고민을 심도 깊게 다루고, 바라본다면 지금 성정체성으로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과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우리는 이제 여성과 남성간의 불평등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성에 대한 불평등의 시선을 없애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siminsori.com 자유게시판에 '천사'라는 필명으로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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