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전문가 교육, 쓴 소리 들을 필요있다
힐링전문가 교육, 쓴 소리 들을 필요있다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11.27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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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은퇴 주민 대상 평생학습교육
연령층이나 능력에 맞춰 교육단계 나눠야

힐링전문가, 색다른 이름의 전문가가 등장했다. 지난 21일 광주보건대학교 강당에서 힐링전문가 양성과정 수료식이 열렸다. 광산구와 보건대학교는 힐링전문가 양성과정인 힐링숲운동처방사, 힐링발효식품제조가공사, 힐링숲가이드 등 세 과정을 지난 10월부터 실시했다.

경력단절 및 은퇴 주민을 대상으로 시작한 광산구의 2014년 평생학습도시 특성화사업 중 하나다. 이번 과정엔 총 80명이 참가했지만, 수료는 74명이 했다. 상당히 많은 편이다.

힐링전문가 양성과정의 총진행을 맡은 김성수 보건대학교 물리치료과 교수는 “40·50대와 경력단절자, 그리고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분들을 대상으로 재취업 및 창업의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힐링전문가는 일종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마련됐다.

▲김성수 광주보건대학교 물리치료과 교수
힐링, 틈새시장 찾는 새로운 직업

김 교수는 “산림치유지도사라는 국가자격증이 2012년 지정돼 2013년 시행됐는데, 아무래도 국가자격증이다 보니 자격이 제한되고, 공부는 힘들고, 돈도 많이 들어간다”며 “국가자격증 있는 사람들을 보조할 수 있는 틈새시장에 내년부터 민간자격증으로 진행하려하는데 지금부터 민간자격증 전문가들을 만드는 것이다”고 밝혔다.

힐링전문가는 작년 1회 때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1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 2회는 공모사업에 응모했지만 떨어졌다.

광산구청에서는 좋은 프로그램인데 이대로 그만두기엔 아깝다며, 예산 2천만 원을 지원해 명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고액의 연봉은 아니더라도 다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꾸준히 일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그 수에 맞춰서 재현한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처음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이게 뭐지?’ 또는 ‘공짜니까 들어봐야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될수록 ‘심화과정도 해달라’, ‘더 하면 안되겠냐’ 하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광산구 지역에서 힐링전문가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지 물었다.
김 교수는 “산림치유지도사 자격증도 작년에 시행돼서 이제 막 시작하는 거라 자리가 아직 잡히지 않았다”며 “자리가 잡힐 4~5년까지는 취업을 바로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힐링전문가를 시작한 이유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며 “나중엔 수요가 많아져서 진행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전라도 호남지역이 개발이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신 자연자원이 많이 남아있다는 장점이 생겼다”며 “지역적 자원이 유지돼었기 때문에 힐링전문가라는 이 과정을 적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새 편백나무가 건강에 좋은 것으로 뜨고 있는데, 국내 최대 편백나무 숲이 장성 충녕산과 장흥 우드랜드에 있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을 건강과 관련해 관광하러 올 수 있게 만드는 좋은 자원이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서비스 함께 제공해야

숲가이드는 이러한 관광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다. 숲가이드 양성과정은 광산구청이 아니라 광주평생교육진흥원에서 진행했다. 편백나무 숲 등 호남지역의 숲까지 안내해 주는 역할이다.

숲가이드가 안내해서 숲을 올라가면 숲해설사, 산림치유지도사, 숲길체험지도사 등 국가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연결돼 체험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숲까지만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민박, 버스대절, 숲에서의 프로그램이 끝난 후 지역관광까지, 과정 전체를 책임진다.

숲운동처방사는 국가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다 할 수 없는 부분을 커버한다. 산에서 신체적 활동을 통해 뇌파를 안정시키는 프로그램이랄지, 특수아동을 위한 프로그램 등 숲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맡는다.

발효식품제조가공사는 단순히 발효액을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자락에 있는 식당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1기 힐링전문가 과정의 참여자들 중에 어등산에서 오리고기집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이 참여자는 발효식품제조가공사와 연계해 발효액을 활용한 음식을 관광객에게 선보이고, 식사가 끝나면 산에 올라가는 것을 안내해주기도 하는 복합적인 식당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런 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힐링숲운동처방사 교육에 참여한 교육생들.
힐링양성교육 대체로 만족해

이번 힐링전문가 양성과정 중 숲운동처방사 교육을 수료한 박해수 씨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다는 평가다. 그는 “시간에 쫓기기는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재밌게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이 많으신 분들은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도 참여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 참고 산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당장 힐링전문가들을 지역사회에서 전문적으로 활용하기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초적인 지식을 가지고 봉사활동에 참여한다거나, 구에서 실시하는 행사 등에 참여하면서 좀 더 역량을 쌓아야한다. 아직까지는 미흡한 것 같다”고 밝혔다.

숲가이드 교육을 수료한 임인택 씨는 현재 더불어樂(락) 노인복지관에서 자치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숲과 힐링을 접목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이 무척 신선했다”며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발상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론과 실기의 안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강사진을 신경 써서 투입한 것이 눈에 보였다”고 칭찬했다. 이론으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재현·복습하는 것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개선돼야 할 문제점들도 지적했다. 그는 “오전에 장성 축령산에서 실기가 있고 오후에 5·18공원에서 강의가 있다고 했을 때 보건대에서 축령산까지 왕복하는 버스는 운행하지만 다시 5·18공원까지 가기 위해선 자기 차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운송수단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짧은 시간에 내용을 다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지식과 역량을 전달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자료를 충분히 준다면 강의 받는 것 외에도 따로 공부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힐링숲가이드 양성과정 교육을 수료한 임동열(왼쪽)씨와 임인택(오른쪽) 씨
체계적 프로그램 개발 확대해야

그는 “숲가이드가 숲을 안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 노인들의 건강을 돌보는 역할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인택 씨와 함께 숲가이드 교육을 수료한 임동열 씨(더불어락 노인복지관 자치회 총무)는 “강사들이 상냥하고 서글서글해서 참 좋았고, 강의내용도 훌륭했다”고 칭찬했지만, “단 소리만 해서는 발전이 없다. 힐링전문가 교육의 발전을 위해 쓴 소리도 필요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힐링전문가 교육이 계획대로 맞아 떨어지게 진행돼지 않았다”며 “교육 과정이 제대로 안착돼지 않았다고 느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단체에서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모 프로그램은 80%이상 출석이 되지 않으면 수료를 할 수 없다”며 “힐링전문가 교육도 역시 출석이나 이론, 실습 등에 있어 수료조건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계를 위한 직업을 찾기 위해서는 공부를 많이 해서 국가에서 검증하는 국가자격증을 따야 하지만, 70대 노인들은 사실 그 정도까진 필요가 없다”며 “연령층이나 능력에 맞춰서 3급, 2급, 1급 등으로 나눠서 교육을 하면, 교육생들도 자신이 발전하고 상승한다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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