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5)
이춘석 연극마을문화공동체협동조합 이사장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5)
이춘석 연극마을문화공동체협동조합 이사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11.06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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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영역, 종합적 컨트롤타워 있어야
자치구단위의 사회적기업 타운 설치 필요
시의원, 현장 겪고 주민의 필요 고민해야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이춘석 연극마을문화공동체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기 위해 북구 문흥지구의 한 아파트 관리동으로 찾아갔다. 연극마을조합은 연극을 테마로 하는 마을기업이면서 협동조합이다.

이춘석 이사장은 아시아문화도시 광주라면 연극문화콘텐츠를 테마로 하는 마을기업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이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꼭 문화예술회관 등 큰 공연만이 아니라 이제는 마을에서 유휴 연극 인력들이 모여 연습도 하고, 공연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마을주민들이 저녁 먹고 같이 모여서 영화도 보고, 공연도 볼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열다섯 번째 순서는 이춘석 이사장과 사회적 경제 영역 활성화를 위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만약 광주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마을이 밥입니다. 마을이 원동력입니다. 마을이 살아야 자치구나 시가 활성화 되는 것이에요.
마을의 중심은 토목, 건설 등이 아니라 사람이 돼야 해요. 사람중심의 도심재생이 이뤄져야 하고 마을공동체 복원의 핵심은 분명한 테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마을별로 특색 있는 테마를 가지고 마을공동체 활성화가 이뤄져야 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지속하려면 사회적 경제 시스템 속에서 이뤄져야 해요. 제가 만약 시장이라면 이런 영역에서 정책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현재 시정에 반영해줬으면 하는 것은 세 가지 정도예요.

먼저 사회적 경제 영역들이 대부분 보조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요. 게다가 사회적 기업은 고용노동부, 협동조합은 기획재정부, 마을기업은 안전행정부 등 이런 식으로 중앙정부의 지원기관이 각기 달라요. 최소한 광주광역시에서 만큼은 이런 사회적 경제 영역을 하나로 총괄해 행정지원 할 수 있는 실국이 개설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통합적인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자동차생산 100만대는 너무 허무맹랑한 것 같아요. 마을에서부터 시작되는 소규모 창업이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가 살아야 하고, 마을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때문에 종합적인 컨트롤타워가 될 수 있는 실국을 만들어 조직이 새롭게 구성돼야한다고 봐요.

또한 중앙정부의 보조금에 많이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큐베이팅 단계에서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 성장과정에서 대부분 소멸돼버리는 경우도 많지요. 반짝 지원금 받아서 시작했다가 지속적인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도태되는 것이죠.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광역자치단체 차원의 사회적 경제 지원기금조성인 것 같습니다.. 기금조성은 결국 지역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체와 연계돼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사회적 경제 영역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해요. 사회적 경제 영역들이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해요.

그리고 마을기업의 경우엔 그 마을의 비어있거나 쓰지 않는 공간을 재활용해 쓴다던지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소재지를 어디에 두던 간에 취약계층의 일자리창출, 수익창출을 통한 사회적 가치와 사회공헌, 공공의 이익 중시 등의 역할을 해나가야 해요. 그래서 최소한 각 구별로 사회적 기업 타운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사회적 기업들이 가장 어려운 것이 운영비에요. 언 발에 오줌 누듯이 자꾸 손 벌리면 지원해주고 하는 것이 반복되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자치구 단위에서 사회적 기업 타운을 만들어서 사회적 기업들이 저렴하게, 최소한 운영비정도만 내고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만들어준다면 공동교육장, 공동작업장, 그리고 문화적 사회적 기업들의 경우엔 공동공연장 등의 형태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에요.

▲어떻게 사회적 경제 영역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프로젝트 등을 기획하게 됐나요?
15년 전 동네 마을 청년회에서 활동하다가 주민자치활동을 하게 됐어요. 요즘엔 사회적 경제 영역을 통한 마을 공동체 조성과 같은 일을 하고 있죠. 계속 이러한 형태로 이어져 왔어요. 늘 선도적으로 뭔가를 시작하면 다 따라오더라고요. 청년회에서 활동하면서 마을단위의 음악회를 최초로 매년 열었어요.

요즘은 마을 음악회가 거의 일반화돼서 많이 하잖아요. 결국은 현장에서 느끼고, 주민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들이 정책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현장에서 활동해보지 않으면 (필요성 절감하는 부분을) 모르죠. 사회적 경제가 이슈로 대두되니까 조례를 만든다느니, 사회적경제연대포럼을 만든다느니, 협의회를 만든다느니 하는데 실질적으로 마을에서 체험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에요.

제 말은 시의원들도 직접 마을에 있는 마을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을 찾아가서 일단 현장을 겪어보고, 주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뭔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에요.

▲마을활동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마을 주민들에게 피부로 와 닿는 도움이 되고, 문화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하나의 작은 기폭제가 되서 사회적 경제 영역이나 마을기업을 통해 문화나눔운동이 확산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그런 활동들을 지속해 나갈 것이에요. 정치인들이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치적 쌓기용 전시행정이 아니고 이런 활동들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포커스를 맞춰 진행하고 싶어요.

▲광주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지자체장들이 실적, 숫자, 개수에 연연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사회적 기업 등을 양산해 내려고만 하죠. 철저하게 한두 개 키우더라도 제대로 인큐베이팅 할 수 있게끔 실적위주의 개수 늘리기는 안했으면 좋겠어요.

건실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 행정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거죠. 또한 마을공동체 내에 마을활동가를 발굴하고 배양해서 키우는 것이 중요해요. 행정의 예산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활동가들의 역할이 지대한 것이 사실이거든요.

윤장현 시장이 말씀하신대로 진짜 시민시장이 되셨으면 해요. 기존 관료나 정치인 출신의 시장들과 똑같은 행보는 안했으면 좋겠어요. 큰 행사에만 쫓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많은 신경을 쓰다보면 실속 없이 겉치레만 느는 것이잖아요.

이름 있고 큰 행사뿐만 아니라 소박하게 치러지는 지역의 작은 행사에도 가끔 참석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요. 드러나지 않더라도 소박한 시민들, 대가없이 수고하는 마을활동가들을 격려해줄 수 있는 행보도 필요할 것 같아요. 마을활동가들에게 격려와 성원을 아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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