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과 소득 양극화"
"무상급식과 소득 양극화"
  • 정덕구 시민기자
  • 승인 2014.10.1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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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무상급식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무상급식 범위가 다르지만 새로운 복지제도로 정착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무상급식 이후 교육비 지출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 17개 시도 교육청의 무상급식 예산은 2010년 5630억원에서 2014년 2조6239억원으로 급증하였다. 한정된 재원에서 무상급식 예산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다른 부분의 예산은 불가피하게 줄어들게 되었다.

서울시 교육청의 학교 시설비는 2009년 1조862억원에서 2013년에는 5615억원으로 50% 정도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위험한 축대, 노후 교실, 체육관, 화장실 등의 시설 개·보수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또한 서울시의 경우 교육재정의 어려움으로 학교 운영비가 평균 500만원 삭감되고 일부 학교는 수천만원 줄어들기도 하였다. 시설비뿐만 아니라, 학습 관련 예산도 대폭 줄어들어 많은 부분의 학교 프로그램이 취소되거나 교육 내용이 부실해지고 있다.

각급 학교에 배치된 영어 원어민 교사도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대폭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무상복지에 예산이 쏠리면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학습. 문화체험 등을 지원하는 교육복지 지원 예산은 2011년 1990억원에서 2013년 1575억원으로 줄었고 학력 격차 해소 정책 예산도 2011년 59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아예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다.

이상의 이야기를 간단히 요약하면 무상 복지를 늘리면서 학교 교육이 부실해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중요한 과제의 하나는 양극화 해소이다. 소득 하위 20% 저소득층은 90년대 전체의 7.3%에서 2012년에는 12.2%로 늘어난 반면에 중산층은 동기간 74.5%에서 67.3%로 줄어들었다. 소득 상위 20% 고소득층은 18.2%에서 20.4%로 늘어났다. 소득별 양극화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며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 원인은 대체적으로 세계화, 정보화, 과학 기술의 발달 등으로 경제구조가 변화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폰의 등장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스마트 폰이 전화기, 내비게이터, TV, 녹음기, 사전, 사진기, 앨범, 개인비서 등의 역할을 한다.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필요 없어짐에 따라 그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반면에 스마트 폰을 개발하고 스마트 폰과 관련된 애플리케이션 등 부대 사업을 창업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는 늘어났다. 중급 이하 기술이나 노동집약적인 직업은 줄어들고 기술, 지식 집약적인 일자리는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이나 기술 등 능력 정도에 따라 소득 격차는 늘어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양극화 해소의 가장 중요한 수단은 교육이라고 한다. 최근 부의 불평등 문제를 제기한 피케티 교수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교육을 잘 받아야 수요가 늘어나는 지식 집약적 산업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저소득층은 사교육비를 충당할 여력이 없으므로 학교 교육에 대부분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공교육이 부실해지면 저소득층 자녀들은 좋은 직장 구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다. 부자들은 사교육을 통해 공교육 부실을 극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질은 무상급식에 밀려 날로 저하되고 있다.

무상급식으로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것은 학교 본연의 목적인 교육을 충실히 하는 전제 하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무상급식이 공교육의 질을 저하시킨다면 소득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학교가 밥 먹는 곳인가? 공부하는 곳인가? 교육의 우선순위는 무상급식이 아니라 양질의 교육에 두어야 한다. 무상급식이 가난을 영속화하는 잘못을 초래하지 말아야 한다.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최 종 찬 (崔 鐘 璨)

발췌 :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경기대표 이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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