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균, 깜짝 놀랄 10년만의 특선 영예
김재균, 깜짝 놀랄 10년만의 특선 영예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4.09.18 0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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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미술대전, 2004년에 이어 또 특선 2회
'노란리본', 세월호 참사 국민적 아픔을 담은 100호 대작
▲ 김재균 전 의원의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수상작 '노란리본'
▲ 양산동 작업실에서 김재균 전의원

김재균 전 의원이 3개월전 쯤 시 한 편을 보내왔다. 세월이 하도 수상하고 이상여 쓴 시라는 단문의 편지도 함께 였다.

"노란 희망 리본은 서서히 낡아/ 하얗게 탈색 되어가고/ 방파제 끝 빨간 등대/ 망부석처럼 외롭게 떨고 있다// // 삼백이 넘는 생명을 앗아간 원인이/ 대명천지에 아직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자시 잃은 부모 피울음이 걷히지도 않았는데/ 자꾸만 관심을 돌리고자 하는 자는 누구인가"

시인이자 서양화가로도 활동 중인 김재균 전 의원이 이 시를 보내온지 얼마 되지 않은 최근 제3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특선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작품의 제목은 '노란 리본'이다. 시에 이어 그림으로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고 유가족들에게 위로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김 전의원의 시와 그림 실력은 매우 뛰어나다. 그는 시의원, 구청장, 국회의원 등의 할동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작품활동을 벌였다. 언제나 그의 사무실 한켠에 작업공간이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김 전 의원은 그동안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5회과 2004년 특선 수상에 이어 이번이 2번째 특선이다. 평소 정치활동을 해오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해온 예술적 활동이 인정받은 결과라 할 것이다. 

그는 문화계에서 많은 활동을 벌이며 사람들과의 교분도 넓혀왔다. 이런저런 문화행사장에 가면 그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애정 어린 표현이라 할 것이다.

더욱이 그의 시와 그림을 보면 그가 진도 팽목항을 여러차례 다녀온 뒤 가슴에 눈물 흘리며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는 사실이 영상처럼 보인다.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고 국민적 아픔의 공감대를 드러낸 자신만의 시선인 것이다.

김 의원은 “5개월째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이 지지부진하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과 유가족의 상처는 요원하기만 하다”고 지적하고 “민중의 고뇌에 찬 절망을 불심으로 승화시키려 했던 염원으로 운주사 천불천탑을 세웠던 마음과 세월호의 아픔을 극복하려는 온 국민의 염원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서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작품 창작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 침몰로 인한 국민적 충격과 절망감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태도를 정치권 밖에서 지켜만 볼 수 없었다”면서 “미완의 얼굴을 한 운주사의 불상조차 노란리본을 달만큼 세월호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이 하나 되는 염화미소의 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운주사 시리즈와 남도의 사계절을 화폭에 담아온 김 전 의원은 2003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모두 7차례의 작품전을 열었고 목우회, 전우회, 가톨릭미술가회 등에서 활발한 활동과 함께 양산동 작업실에서 작품 창작에 매진하고 있다.

팽목항에서

김재균


애절한 기도는 진행 중이다
제발 돌아와 다오
못난 애비를 용서해 다오
죄 없는 다음 세상에 태어 나거라

노란 희망 리본은 서서히 낡아
하얗게 탈색 되어가고
방파제 끝 빨간 등대
망부석처럼 외롭게 떨고 있다

아무리 불러 보아도 닿지 않는다
사방은 고요하고 철썩거리는 파도소리 뿐
가득 피어오른 석양의 붉은 운무에 갇혀
방향을 알 수 없고 깊이를 젤 수 없다

삼백이 넘는 생명을 앗아간 원인이
대명천지에 아직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자식 잃은 부모 피울음이 걷히지도 않았는데
자꾸만 관심을 돌리고자 하는 자는 누구인가

희한한 위증으로 진실을 덮으려는
썩은 거짓말 속에서도 연꽃을 피우려는 것인지
인적 뜸한 팽목항 바닷가에는
지금도 애절한 기도는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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