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에서 김창완을 만나다!
@[힐링 캠프]에서 김창완을 만나다!
  • 김영주
  • 승인 2014.07.2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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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1편을 워낙 재미있게 보아서 2편을 많이 기다렸다. 2편이 개봉되자, 가슴까지 두근거렸다. 그런데 감독이 바꾸어졌다. 1편을 모두 A+로 잘 만들었는데, 왜 감독이 바뀌었을까? 감독이 다르면 영화도 전혀 달라지는데 2편이 괜찮을까? 제법 재미있기는 해도, 그 재미의 질이 반으로 뚝 떨어졌다. 유인원들끼리의 내부갈등이 인간들끼리의 내부갈등과 다를 바 없어서, 그 갈등이 폭발하여 유인원과 인간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게 되는 긴장감이 있다. 그러나 그런 정도의 갈등과 싸움이야 어느 영화나 소설에서도 만날 수 있다. 바짝 긴장하며 보았던 1편의 뒷이야기라는 점 말고는 별로 특별할 게 없다. 스토리 전개와 이야기의 내공이 1편보다 훨씬 떨어지고, 내 눈엔 컴퓨터그래픽도 더 떨어져 보인다. 1편에서는 주인공 유인원 씨저가 새로운 차원의 유인원으로 진화하면서 인간들의 횡포와 타락에 분노하고 앙심을 품는다. 그 미묘하게 변해가는 음산한 표정이 너무나 실감나게 두려웠다. 2편에서도 그런 음산함이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나 농도가 훨씬 떨어진다. 넘버2 코바가 그걸 대신 보여주기는 하지만, 선과 악으로 뚜렷하게 구별지어서 이끌어가니까 별로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 싸움장면도 1편보다 그 스펙터클과 다양함이 뚝 떨어진다. 기대가 너무 컸나? 실망했다. * 대중재미 A0(내 재미 B0), * 영화기술 A0, * 감독의 관점과 내공 : 보수파 B0. 



SBS[힐링 캠프]에서 김창완을 만났다. 오랜 세월 그를 좋아했지만, [하얀 거탑]에서 만난 뒤에 더욱 좋아했다. 샛파랗다 못해서 어린 풋내를 아직 벗지 못한 아이유와 악동뮤지션 남매와 함께 어우러지며, 그 동안 자기 인생을 쭈욱 펼쳐주었다. 아이유의 담백한 대화 모습과 좋은 음색에 깔끔한 노래창법이 참 좋았다. 악동남매는 노래 자체를 접근하는 태도는 소박하고 참신한데, 노래창법에 인공조미료가 너무 많고 갖은 재주를 피우며 노래솜씨를 과시하는 게 오히려 거슬렸다.
 
<힐링캠프 예고편 / 김창완> http://www.gomtv.com/view.gom?contentsid=13825207&auto=1

이들에 비하면 김창완의 ‘아니 벌써!’는 순박하며 재기발랄한 산뜻함이 가히 충격이었다. 그 발표가 1977년이라니까 벌써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상쾌! 통쾌! 유쾌!”한 그 참신한 곡조와 창법에 얼마나 깜짝 놀라고 즐거웠던지, 지금도 그 노래를 처음 들으며 거닐던 구시청 사거리의 풍광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그 노래 자체가 너무나 반가운 친구 같았다. 그래선지 그 동안 김창완을 워낙 친숙하게 여긴지라, 별 생각도 없이 그를 잘 안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힐링 캠프]에서 그를 만나면서 “아,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며 많이 놀랐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아니 벌써’의 가사가 원래는 ‘우울한 청춘’의 좌절에 비참한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그게 그 당시 유신정권의 검열에 걸려 노래를 완전히 반대로 바꾸었단다. ‘아니 벌써’로 이 세상에 그 즐거운 파장을 일으켜낸 과정이 참 재미있었다.
 
 <동영상 / 아니 벌써?> http://sports.media.daum.net/sports/general/netizen/talk/#read^bbsId=F021&articleId=617295&tracker=off

그의 노래가 내가 즐기는 노래스타일과 잘 맞지 않아서 애창곡으로 삼아서 부르지는 않지만, 기쁜 노래는 그 기쁨대로 산뜻하게 즐거웠고 슬픈 노래는 그 슬픔대로 우울하게 검은 비가 내렸다. 기쁜 노래든 슬픈 노래든, 항상 참신하고 가사의 리얼러티가 실감나게 다가오기에 듣거나 흥얼거리는 걸 좋아했다. “산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 나비같이 훨~훨~ 날아서” /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내-청춘, 지고 또 지~는 꽃잎~처럼” 난 락음악을 몇 곡 말고는 무지하게 싫어한다. 소리나 음색뿐만 아니라 연주스타일도 지나치게 거칠고 요란뻑쩍해서 몸과 맘을 온통 두들겨 맞는 것 같다. 그런데 그의 음악은 락음악이라지만 그렇지 않다. ‘나 어떡해’와 ‘기타로 오토바이 타자!’에 락음악 냄새가 물씬 나지만, 몸과 맘에 별로 거부반응이 없다.

<80시절 노래모음 -  김창완> 두 번째 동영상을 본 뒤에 남겨진 화면에 또 다른 동영상들이 여러 개가 있다.  김창완  노래모음이 1시간짜리 동영상도 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teddy310&jumpingVid=09A1EA6146D3E595A9C84086209473FC66F1&logNo=70150110330

‘아니 벌써’ 말고는 커다란 감동도 없고 싫증이나 지겨움도 없이, 그와 나는 함께 오랜 세월동안 노래로 이렇게 스스럼없이 가까이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TV드라마에 출연하여 이웃집 아저씨처럼 소탈한 모습을 편안하게 보여주었다. 그 소탈하게 편안한 모습이 어찌나 소탈하고 편안해서, 그가 연기를 하는 건지 그 무슨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냥 우연히 잠깐 출연하게 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뒤로 여기저기에서 틈틈이 출연해서 여느 그 엇비슷한 캐릭터들을 맡았다. 그런데 그 연기가 너무나 자연스럽고, 때론 감탄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놀랄만한 연기인데도 “저 양반 심성이 원래 저래서 저렇게 잘 하나?” 싶었다.

그런데 그를 연기자로 각성한 것은 [하얀 거탑]에서 음습한 잔머리를 고단수로 굴리는 팀장이라는 악역에서이다. 착하디 착하다가 나쁘다고 해 보아야 약간 푼수끼가 있는 정도였는데, 이 캐릭터에서는 능구렁이 아홉 마리가 또아리를 튼 악역이었다. 열연이라고 말하기엔 딱하게, 소리 없이 은근 슬쩍. 짧은 몇 마디 말 · 눈짓과 표정 · 몸짓과 걸음걸이에까지 사악한 기운이 보일 듯 말 듯 스쳐지나간다. 아! 놀랍고 대단했다. 그렇다면 그 착한 역할도 그 푼수 역할도 모두 연기였고, 그 자연스러움에 결코 평범치 않은 삶의 내공이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한다. [별 그대]에서는 별로였는데, [밀회]에서 다시 능구렁이 역할을 맡았다. 비중이 크지 않아서 그리 돋보이지 않아서 서운했다. 그가 아무래도 착한 역할은 눈에 띄지 않는데 악한 역할이 돋보이는 것은, 악한 역할이 자극적이기 때문이리라. 공포영화를 보지 않기 때문에, [닥터]에서 그의 악역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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