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부지의 재탄생, 운영 실태와 대안을 찾다[8]
폐선부지의 재탄생, 운영 실태와 대안을 찾다[8]
  • 시카고=김다이, 송선옥 기자
  • 승인 2014.07.16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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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폐선부지 활용사례-시카고 Bloomingdale Line
시카고 블루밍데일 트레일. 소통 가능한 하늘공원 꿈꾸다
20세기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던 주요 교통수단은 ‘기차’였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현대화가 급속화되면서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도심 속의 철로들은 낡게 되거나 폐쇄되면서 도심 속 유휴부지로 남게 됐다. 결국 도시를 가로지르는 폐선부지는 도시계획에 큰 어려움을 주면서 전국적으로 새로운 활용방안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기획취재는 폐선부지 활용방안 중 전국 최초 공원으로 재탄생한 광주 ‘푸른길’과 국내 사례, 해외 사례 등에 대한 현장취재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대안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회 프롤로그-도심 속 폐선부지 모습 드러내다
2회 광주 푸른길 공원 관리실태 및 관련 시민단체의 역할
3회 국내 최초 푸른길, 지역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의미는?
4회 국내 폐선부지 활용사례-나주시 자전거 테마파크
5회 국내 폐선부지 활용사례-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6회 해외 폐선부지 활용사례-미국 뉴욕시 High Line
7회 ‘하이라인의 친구들’과 지역 경제적 효과
8회 해외 폐선부지 활용사례-시카고 Bloomingdale Line
9회 Bloomingdale Line의 지역 경제적 효과
10회 에필로그-도심 속 폐선부지 관광명소 꿈꾸다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해외 폐선부지활용 사례로 뉴욕의 하이라인(High Line) 공원을 손꼽지만 또 다른 사례로 시카고의 블루밍데일 트레일(Bloomingdale Trail)도 들 수 있다.

시카고의 경우 현재 완공되지 않아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통이 가능한 하늘공원을 꿈꾸며 고가철도 공원화사업이 한창이다.

미시간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강해 윈디 시티(Windy City)라고 불리는 시카고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다.

북서쪽 방향 주거단지에 위치해

시카고의 폐선부지로 알려진 약 4.3km(2.7마일)의 블루밍데일 트레일이 위치한 곳은 북적이는 다운타운 번화가에서 떨어진 북서부 방향의 주거단지에 위치해 있다. 현장 취재를 위해 취재진은 뉴욕에서 비행기로 약 3시간 가량 떨어진 시카고로 이동했다. 시카고에 도착한 후 뉴욕과는 또 다른 도시 경관이 펼쳐졌다.

세계적인 건축물로 유명한 빌딩들이 들어서있고, 높게 솟은 마천루는 견고하고 튼튼하게 잘 지어졌다는 인상을 줬다. 그 이유는 1871년 10월 8일에 발생한 시카고 대화재로 당시 도심의 3분의 1가량이 불덩이로 휩쌓여 최악의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후 세계적인 건축가들에게 현대 건축사를 새로 쓰는 무대가 됐고, 시카고가 급성장하게 된 계기가 됐다.

The 606 프로젝트를 펼쳐지고 있는 블루밍데일 트레일의 역사(history)도 대화재 이후 시작됐다. 도시 재건을 위해 시카고시와 의회는 시카고의 북서쪽에 기차가 다니는 것을 허가하고, 블루밍데일 트레일은 화물을 싣고 나르며 시카고의 성장 동력이 됐다.

그러나 1870~1890년 사이에 기차가 가로지르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부상당하거나 사망하게 되면서 시카고 시는 기차를 약 5미터(17피트) 높이의 고가로 올리기로 결정하고 1910~1914년까지 공사를 진행한다.

그렇게 1990년 초반까지 운송 역할을 하던 블루밍데일 트레일은 다양한 이동수단의 발달로 인해 이마저 폐선으로 전락하는 운명을 맞이했다. 광주 푸른길 공원도 마찬가지로 인명피해와 산업쇠퇴로 폐선이 된 공통점을 갖고 있었으나, 미국의 경우 철도를 고가로 올리는 작업을 통해 화물운송 수단의 수명을 연장시킨 차이점이 있었다.

민간협력으로 진행되고 있는 The 606프로젝트

제일 먼저 취재진은 시카고 웨스트 아미테이지 애비뉴(3033 W. Armitage Ave)에 위치한 The 606프로젝트가 한창인 건설 사무실을 방문했다. 사전에 The 606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를 담당하고 있는 브리엔 캘러헌(Brienne Callahan)과 연락을 통해 공사가 진행 중인 블루밍데일 트레일 투어에 초대하고 싶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도착 전에 그녀는 “사무실이 치과 사무실(dentist's office)라고 쓰여 있어 도착하더라도 혼동하지 마세요”라는 연락을 했다. 그 덕에 초행길이었지만 헤매지 않고 사무실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브리(Brie)는 멀리 한국에서 도착한 취재진을 밝은 미소로 맞이했다. 2003년부터 추진하게 된 The 606프로젝트에는 현재 수많은 민관단체들이 연결되어 있다. 비영리 단체인 FBT(The Friends of the Bloomingdale Trail)와 TPL(The Trust for Public Land), 시카고시와 별도의 정부기관으로 있는 공원 당국 the Chicago Park District 등이 함께 추진하고 있었다.

이날 블루밍데일 트레일 투어는 TPL 시카고 사무실의 디렉터 베쓰 화이트(Beth White)와 함께 하기로 했다. 잠시후 그가 도착하자 먼저 건설 사무실을 소개하며 곳곳을 둘러봤다. 사무실 벽면 한켠을 가득 채운 The 606프로젝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형 조감도가 붙여있었다.

베쓰(Beth White)는 “동서로 쭉 뻗은 폐선된 블루밍데일 트레일을 중심으로 The 606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며 “2.7마일의 이곳에는 중간 중간을 연결하는 다섯 개의 공원들이 있고, 새로운 공원을 하나 더 만들어 6개의 크고 작은 지상 공원을 중심으로 블루밍데일 트레일을 이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10년 전에는 레일 파크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었으나 시민 휴식공간의 필요에 의해 폐선활용방안이 요구됐다”며 “개발자들에게 이러한 목표를 인지시키기 위해 블루밍데일 트레일 인근에 사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목표의식을 보여주는 이해가 먼저 선행돼야 했고, 멀리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스케이드보트, 자전거까지 다닐수 있어

오래 전부터 TPL에서 일 해온 경력을 지닌 그녀는 현재 시카고 The 606프로젝트의 책임을 맡고 있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시카고의 블루밍데일 트레일도 민간단체 FBT에 의해서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지만 뉴욕과 다른 차이점이 있다. 블루밍데일 트레일은 동서간 연결이 부족했던 자전거 도로를 보충하면서 기본적으로 정부의 주관으로 프로그램을 수행한다.

뉴욕의 하이라인은 사람만 통행이 가능했지만 시카고가 선보이게 될 The 606프로젝트는 자전거나 스케이트보드가 다닐 수 있도록 별도로 자전거 도로까지 설치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블루밍데일 트레일은 초창기부터 휴식 공간의 필요성으로 인해 공원화 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로 이루어진 블루밍데일 트레일의 친구들(FBT)은 TPL에게 현실성 있는 프로젝트로 만들기 위해 도움을 요청했다.

미국 전역 도시에 30개의 사무실을 갖고 있는 TPL은 1972년에 설립되어 40여년의 전통을 지닌 비영리 단체로 녹색공간과 공공의 공원 개발,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공간을 조성하고 보존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TPL 시카고 지사는 The 606프로젝트의 공공자금 이외에 개인투자가들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내고 정부가 자유롭지 못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블루밍데일 트레일 사업에서 재정적인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대형 조감도를 보며 이야기를 나눈 후 브리엔(Brinne Callahan)은 The 606이 새겨진 공사장 출입 안전모를 나눠주고, 본격적인 투어를 위해 블루밍데일 트레일의 철길을 걷어낸 The 606프로젝트 공사 현장으로 인도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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