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부지의 재탄생, 운영 실태와 대안을 찾다[7]
폐선부지의 재탄생, 운영 실태와 대안을 찾다[7]
  • 뉴욕=김다이, 송선옥 기자
  • 승인 2014.07.10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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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인의 친구들’과 지역 경제적 효과
하이라인 프로젝트의 ‘성공’, 뉴욕의 거대한 변화
20세기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던 주요 교통수단은 ‘기차’였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현대화가 급속화되면서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도심 속의 철로들은 낡게 되거나 폐쇄되면서 도심 속 유휴부지로 남게 됐다. 결국 도시를 가로지르는 폐선부지는 도시계획에 큰 어려움을 주면서 전국적으로 새로운 활용방안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기획취재는 폐선부지 활용방안 중 전국 최초 공원으로 재탄생한 광주 ‘푸른길’과 국내 사례, 해외 사례 등에 대한 현장취재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대안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회 프롤로그-도심 속 폐선부지 모습 드러내다
2회 광주 푸른길 공원 관리실태 및 관련 시민단체의 역할
3회 국내 최초 푸른길, 지역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의미는?
4회 국내 폐선부지 활용사례-나주시 자전거 테마파크
5회 국내 폐선부지 활용사례-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6회 해외 폐선부지 활용사례-미국 뉴욕시 High Line
7회 ‘하이라인의 친구들’과 지역 경제적 효과
8회 해외 폐선부지 활용사례-시카고 Bloomingdale Line
9회 Bloomingdale Line의 지역 경제적 효과
10회 에필로그-도심 속 폐선부지 관광명소 꿈꾸다

   
 
뉴욕에 살고 있는 평범한 청년들로 인해 진가를 발휘하게 된 하이라인(High Line). 이곳은 뉴욕 맨해튼 중에서도 가장 동적인 동네인 미트패킹 지역과 첼시, 헬스 키친 지역을 관통하고 있다.

초창기 1930년 하이라인이 세워졌던 당시에는 산업과 교통 이용이 주요 목적이었던 곳이었지만 현재 하이라인공원이 들어선 후에는 많은 창고와 공장들이 미술관, 디자인 스튜디오, 소매업체, 식당, 박물관, 거주지로 바뀌면서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쉽게 말해 부동산값이 오르고 있다.

곳곳에서 High Line 관리하는 친구들

취재진은 제일 먼저 하이라인 남쪽 하단부 입구의 본 퍼스텐버그 빌딩(Von Furstenberg Building)에 위치한 하이라인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사무실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인터폰을 통해 방문사실을 알리고 하이라인 관계자들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로 올라가 메간 프리드(Megan Freed)를 만날 수 있었다.

메간 프리드는 평소 하이라인 친구들이 회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취재진을 안내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회의실은 사방이 투명한 통유리로 되어 있어 회의시간에도 하이라인 공원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스케줄이 맞지 않는 관계로 하이라인 친구들의 공동 설립자인 조슈아 데이비드를 만날 수 없었지만 서면으로 인터뷰 답변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하이라인 투어를 시작했다.

하이라인 1.6km를 걸으면서 곳곳에 하이라인 스탭(Staff)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식물에게 물을 주고 있는 일, 하이라인에 심어진 나무 가지를 치는 일, 새로운 식물을 심는 일, 쓰레기통을 정리하는 일, 화장실 관리 등 모두 하이라인 친구들이 운영 직원을 두어 원활하게 운영하고 있었다.

1999년 하이라인 친구들을 창립한 로버트 해먼드(Robert Hammond)와 조슈아 데이비드(Joshua David)는 하이라인을 살리기 위해 모진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분야에 경력과 경험이 없었을뿐더러 하이라인 프로젝트의 필요한 인력들을 동참시키기 위해 참고자료를 만들고 수많은 공청회, 모금행사를 펼쳐야 했다.

시민단체인 하이라인 친구들은 연방국과 시, 개발업자를 상대로 소송비를 마련해야 했고, 그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유능한 변호인도 필요했다.

담아내지 못할 정도의 수많은 우여곡절 겪어

초창기 가장 먼저 겪어야 했던 시련은 뉴욕 전체가 실의에 빠진 2001년 9·11테러였다. 로어맨해튼에 위치한 세계무역센터(WTC:World Trade Center), 일명 쌍둥이 빌딩이 비행기 테러를 당해 고층빌딩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로버트 해먼드는 “그 이후 뉴욕시민들은 뉴욕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어 했지만 그라운드 제로(세계무역센터가 있던 자리)에서 뭘 어떻게 도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었다”며 “세계무역센터를 다시 지을 수도 없는 상황에 하이라인 프로젝트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사람들이 뛰어들기에 적당한, 정서적으로도 그다지 무겁지 않았던 일이었다”고 말한다.

이후 뉴욕시 줄리아니 시장의 임기가 끝나고 블룸버그 시장이 당선되면서 하이라인 프로젝트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며 좀 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이라인 철거를 위해 로비를 수년 동안 해온 첼시 부동산 지주들의 반대도 녹록치 않았다. “돈은 나무에서 자라지 않습니다.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하이라인의 잡초에서도 돈은 자라나지 않습니다”라고 ‘하이라인 현실’이라는 전단지를 정기적으로 배포했다.

이에 하이라인 친구들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2003년 설계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했다. 당시 공원 조성이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하이라인의 미래를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주축이기 위해 마련했다. 그리고 36개국으로부터 7백 20점의 작품이 접수되는 결과를 얻어냈다.

다시 2004년 하이라인 친구들과 뉴욕시는 건축가, 조경 설계사, 엔지니어, 원예가, 조명 디자이너 및 기타 많은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설계팀을 찾는 공모전을 열었다. 이 공모전에서 결선 진출에 4개 팀이 진출했고,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딜러 스코피디오 플러스 렌프로 팀의 설계가 최종 설계안으로 선정됐다.

하이라인 프로젝트에서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참여한 황나현씨는 설계를 담당했던 필드 오퍼레이션의 수석 건축가다. 취재진은 황나현씨 덕분에 쉽게 하이라인 친구들과 접촉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05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전시회를 열게 되면서 시민들은 하이라인 프로젝트가 분명 성사 될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2006년 공사 착수를 시작해 하이라인 1구간은 지난 2009년 6월 처음으로 개장할 수 있었다. 하이라인 친구들이 설립되고 10년만의 일이다.

다양한 분야의 공공프로그램 주최

하이라인은 명품 볼거리가 많다. 하이라인 양옆으로 들어선 높은 고층빌딩 경관 사이에 단연 돋보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볼 수 있고, 서쪽을 바라보며 벤치에 앉는다면 빌딩 숲 사이로 보이는 허드슨강의 운치를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공공미술작품 등 그래디피로 꾸며진 건물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하이라인 투어를 하면서 첼시 마켓 통로인 웨스트(West) 15번가에서는 가장 활발하게 사람들이 북적북적 모여 있었다. 이곳은 하이라인에서 공공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진행하는 곳이기도 하며 하이라인에 관련된 기념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또한 하이라인이 완성되고 나서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이 몇 구간 있다. 10번가 스퀘어는 하이라인 웨스트(West) 17번가에서 10번가를 가로지르는 인상적인 광장이다. 이곳은 하이라인에서 가장 넒은 공간이며 하이라인 방문객들이 구조물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딜러-폰 퓌르스텐베르크 선데크는 얇은 유수층이 형성되어 있어 아이들이 첨벙첨벙 발로 물장난을 치기도 하고, 넓은 벤치에 앉아서 보는 전망도 뛰어나다.

현재 하이라인 친구들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은 모든 방문자들과 일반인들의 다양한 커뮤니티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450개 이상의 공공 프로그램을 주최하고 있다.

이 공공 프로그램 편성은 교육, 식품, 관광 그리고 대화와 라이브 공연을 포함하여 다양한 분야들로 구성되어 있다. 10대 아이들처럼 특정 나이대의 집단에 맞추어 특정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이라인친구들은 주변 지역 공동체의 참여 독려와 공원관리, 공원 그 자체의 변별력을 강조하는 혁신적인 경험, 공공예술 등을 공공프로그램을 통하여 제공하고 있다.

뉴욕 하이라인과 광주 푸른길 공원은 비슷한 시기에 폐선철로를 그대로 살려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재탄생했다. 이 같은 자원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일을 담당하는 시민단체도 각각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광주 푸른길 공원도 다양한 분야의 공공프로그램 개발, 다양한 분야의 볼거리를 제공하여 국내를 넘어서 국외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유혹하기를 기대해본다.

<미니인터뷰>

   
▲Friends of the High Line 공동 창립자 Joshua David
하이라인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 공동 창립자 조슈아 데이비드(Joshua David) President and Co-Founder

Q1. High이 만들어지고 어떤 변화가 있었나.

- 뉴욕과 같이 수많은 변화를 하는 곳에서 오래 살고 있는 것들은 당신을 이동시키게 하는 힘이 있다. 그것이 High Line이 사람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뉴욕 시민들이 하이라인에 이끌리고 반응하여 동네가 개발되고 있다.

Q2. High Line을 개발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High Line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가장 큰 과제는 이러한 목소리에 균형을 맞추고, 지역공동체가 그 장소에 대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옹호하는 것이었다.

Q3. High Line에 대해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 올해 하이라인 친구들은 철거로부터 전체적인 역사 건축물을 지키고 뉴욕시민들과 방문객들에게 경험과 즐거움을 되돌려줄 꿈의 실현화, 하이라인 최북단 지역 Rail Yards의 세 번째 개막식을 열 예정이다.

미래를 바라봤을 때 우리는 방문객들이 하이라인에 왔을 때 뉴욕에 대한 신선한 인식을 얻도록 우리의 공공 프로그램의 편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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