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진도앞바다 여객선 침몰, 더 이상 무슨 말을!
[편집국에서]진도앞바다 여객선 침몰, 더 이상 무슨 말을!
  • 정인서 편집국장
  • 승인 2014.04.16 2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일, 오늘은 참으로 슬픈 날이다. 눈물 뿐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을 써내려가야 할 지 암담할 뿐이다.

사실 오늘은 장모님의 첫 제삿날이라 절에서 가족들이 모여 제사를 올렸다. 차를 타고 가는데 뉴스에서 사고 소식을 들었다. 처음 사고 소식을 접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절에 도착해 오전 10시 30분부터 제사를 올렸다. 기도를 했다. 장모님 생각도 났지만 배가 침몰한 뒤 어린 학생들이 어찌 됐을까 걱정 뿐이었다. 제발 무사하길 바란다는 합장 기도를 올렸다.

그러다가 제사 의식이 끝나고 절에서 이른 점심 공양을 했다. 점심때가 가까울 무렵 전원 구조되었다는 스님의 이야기가 있었다. 얼른 TV 자막을 보니 역시 그러했다.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참으로 다행이다는 기쁨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4~5백여명이 탑승했는데. 구조선박도 한 두 척이 아니고 군함을 비롯하여 어선들까지 겹쳤는데 어떻게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 발표가 너무 성급했다. 오전 9시께 사고가 난뒤 불과 2시간 뒤인 11시께 오전 10시 50분 현재 147명을 구조한 상태며, 헬기 16대와 선박 24척을 동원해 긴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사상자는 없으며, 승객들은 구조복을 착용한 채 침착히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11시 30분께 경기도교육청이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에 탑승한 324명의 안산 단원고 학생과 14명의 교직원 등 338명이 모두 구조됐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방금 현장 확인을 통해 침몰한 배에 타고 있는 단원고 학생과 교직원 등 338명이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는 소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오후 1시가 넘어서면서 혼선을 빚기 시작했다. 단원고 포함 368명 구조됐다고 하더니 탑승 459명, 구조 164명 사망 2명 실종 293명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게 무슨 일이냐! 갑자기 온 몸에 싸늘한 전율이 흐르기 시작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해경, 소방당국 등 구조인원 수가 다르고 집계가 혼선을 빚은 것이 역력했다.

급하다보면 집계하는 사람이 여럿이고 제보하는 쪽도 여럿이다보니 그럴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고소식을 듣고 학교에 몰려온 학부모 300여 명은 '전원 구조'라는 학교 측 발표에 안도하며 환호했다가 '구조 중'이라는 발표에 오열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처음 전원 구조되었다는 발표를 들었을 때 부모들은 얼마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까, 그러다가 실종자수가 3백여명에 이른다는 소식을 접할 때는 또 억장이 얼마나 무너졌을까.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충분히 당연지사였다.

중앙재난대책본부는 1시40분께 2명 사망, 107명 실종ㆍ생사불명이라고 발표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아까는 293명 실종이라고 하더니. 결국 수많은 착오가 있더니 10명을 더 구조해 저녁 9시 40분께 4명이 사망하고 174명이 구조, 실종 284명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밤 12시가 넘었다. 이 글을 쓰는 자판에 눈물이 떨어진다.

17일 새벽, 밤새도록 뒤척이다가 뒤숭숭한 마음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새벽 4시다. 아직 슬픈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TV뉴스를 틀었다. 1분여 이상을 보지 못하고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온 몸에서 눈물이 나는 것 같았다. 결국은 TV를 컸다. 오늘은 더 이상 뉴스를 안봐야겠다는 마음이 앞섰다. 가족들의 슬픔은 아무도 위로할 수 없다.

한참 꽃다운 젊은 청춘에게 무슨 말을 하랴. 그들의 넋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