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홍시를 아시나요?
까치밥홍시를 아시나요?
  • 권준환 수습기자
  • 승인 2013.11.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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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서스펜디드 커피 문화

까치밥홍시라는 말에는 우리 선조의 나눔 정신이 깃들어 있다.

먹을 것이 그리 풍족하지 않던 시절에 홍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훌륭한 간식거리였다.

우리 선조들은 그 달고 맛있는 홍시를 다 따지 않고 꼭 한 두 개씩 남겨놓았다.

어릴 적 어느 가을에 장성에 있는 할아버님 댁으로 감을 따러 갔었다.
할아버님께 왜 아깝게 저기 위에 있는 홍시는 안 따시냐고 물었다.
“우리만 묵으면 못써, 까치들도 묵고 살아야제.”

김남주 시인은 ‘옛 마을을 지나며’라는 시에서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라고 했다.

그러한 나눔 정신을 계승하고자 광주에도 새로운 형식의 ‘까치밥홍시’가 지난 25일부터 시작됐다.

까치밥홍시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시작된 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s)의 형식을 빌려 광주지역만의 나눔 문화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서스펜디드 커피란, 형편이 어려운 누군가를 위해 커피한잔을 미리 계산해 두면 어려운 이웃이나 노숙자가 들려 그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나눔 문화다.

현재 까치밥홍시에 참여하고 있는 카페는 남구 대촌동 마을카페 ‘남동풍’을 비롯해 조선대 후문 ‘카르페디엠’, 사회적협동조합카페 ‘홀더’, 장애인북카페 ‘들’ 등 15 곳이다.

대촌동 마을카페 임승호 대표는 “까치밥홍시가 광주만의 나눔 문화로 자리잡고, 지역 특색을 살리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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