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전일빌딩 활용 민관협의위원 들러리로 세운 듯
광주시, 전일빌딩 활용 민관협의위원 들러리로 세운 듯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11.11 19: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석위원 결정사실 없는 데 市는 결정했다고 발표해 '상반'

전일빌딩 활용방안을 놓고 졸속 처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사실상 골칫거리였던 전일빌딩을 철거할 수도 없고 존치해야하는 입장인데다 문학관 문제까지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일석삼조’식의 해결방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일빌딩을 리모델링하는 데는 실시설계부터 공사를 끝내는 데는 최소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여 하루빨리 공사를 해야 한다는 광주시의 입장에서 시간에 쫓기는 상황처럼 보여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광주시(시장 강운태)는 구 전일빌딩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제2차 민관협의회를 11일 시청 2층 행복창조실에서 민관협의회위원 23명 가운데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졌다.

이날 참석위원은 위원장인 오형국 행정부시장과 김상호 문화관광정책실장, 이경률 광주시인권담당관, 김용관 광주정보문화진흥원장, 유광종 광주도시공사경영본부장, 김성 광주문화재단사무처장, 김재철 광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안길전 광주건축사협회장, 기현호 광주일보 편집국장, 정영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장, 주경미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회장, 송선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윤만식 광주민예총회장, 문병란 시인, 문순태 소설가, 손광은 시인, 노경수 광주대교수, 이강일 한국구조안전기술원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10월8일 제1차 회의에서 논의된 의견과 지난 11월 7일 강운태 시장 주재로 전일빌딩에서 열렸던 시민 경청투어 결과 건의된 안을 참고해 활용시설을 결정하는 회의였다.
그동안 1차 회의에서는 문학관, 종합미디어센터(신문박물관), 창작스튜디오, 레지던스호텔 안이 도출되었고, 2차 회의에서는 추가로 다른 안이 더 나왔다. 문제는 2차 회의 때 참석위원들 가운데 1차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위원들이 참석해 새로운 안을 제시하는 바람에 마치 1차 회의처럼 ‘새판잡이’ 회의가 되었다는 점이다.

2차 회의에서는 구 전일빌딩 건물 중 3차, 4차 증축분을 리모델링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공공성 있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국비확보가 용이한 시설로 활용하자는 대원칙을 가졌다. 시는 국비 확보 사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업들은 국비 확보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먼저 문학관, 종합미디어센터(신문박물관), 예술창작스튜디오 등 3개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에 참석위원들이 어느 정도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3곳을 결정했다’고 발표했고 담당인 박산 광주시 문화수도정책관실 사무관도 전화통화에서 '3곳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사실에 대해 박 사무관은 재차 전화통화에서 "민관회의에서 3곳을 확실하게 결정했기 때문에 보도자료가 배포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 위원들 가운데 일부와 전화통화를 통해 확인한 결과 “결정된 바는 없고 다음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정도였다”고 밝혀 시의 발표와 상반된 내용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김성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3개 시설에 대해서 참석위원들이 어느 정도 수긍했을 뿐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영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장도 “오늘 회의에서는 아무런 결정도 하지 않았고 문병란 교수께서도 다음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마무리했다”면서 “시가 이날 회의를 비공개로 하고 서류도 갖고 나가지 말라라고 부탁할 때부터 낌새가 수상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 회장은 오형국 행정부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 결정된 바 없는데 왜 보도자료에 3개 시설이 결정된 것으로 나갔느냐고 묻자 오 부시장이 저에게 억지 쓰면 안된다. 떼쓰지 말라 식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사무관은 "이날 회의의 녹음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말해 누가 맞는 말인지는 확인해볼 문제이다.

광주시는 이날 회의 이후 ‘우선 3개 시설을 결정했고 나머지는 추후 논의키로 했다’는 보도자료 배포 이후 계속되는 언론사의 확인 전화와 참석위원들의 항의전화로 다시 긴급 내부회의를 갖고 대응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