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혁명으로 내다 본 아시아문화도시 방향
디지털혁명으로 내다 본 아시아문화도시 방향
  • 오병희(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승인 2013.11.1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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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20세기 전까지만 해도 모든 국가는 자국의 전통과 문화를 각기 다른 모습으로 계승 발전시켜왔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수천 년 동안 지켜오던 전통과 문화가 끝나고 세계는 비슷한 문화로 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수천 년을 지켜오던 전통문화를 버리는데 불과 몇 십 년이 걸렸을 뿐이다.
이러한 기술에 의한 대대적인 변화를 모더니티(modernity)라고 한다. 그런데 20세기 기술의 발달에 의한 모더니티에 비견되는 네트워크 혁명이 현재 사회에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 사상가 빌 비릴리오는 정보 통신과 네트워크의 혁명으로 시작된 새로운 시대는 우리가 다른 타자(국가, 민족, 종교, 사상 등) 거리를 심리적으로 좁혀 주며 지리적 위치의 소멸을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네트워크 혁명을 통한 지리적 위치의 소멸은 국가 간의 경계마저도 무의미한 것으로 전락시키며, 지리적 영토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던 통치권에 의해 형성되었던 국가 권력에 도전하게 된다고 전망한다. 또한 컴퓨터나 인터넷과 같은 신기술의 발전은 시간의 경계마저도 소멸시킨다고 보았다.
즉 새로운 세대의 소통 수단은 네트워크이며 이를 기반으로 사람들의 의식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다. 네트워크 혁명으로 생겨난 사이버 공동체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공동체가 문화(소규모 네트워크 국가)를 이끌어 간다.
현재는 상업 자본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국가)(예 : 한류를 바탕으로 한 이수만의 SM국가, 양현석의 YG국가, 박진영의 JYP국가)가 있으며, 세상의 문제(환경, 인권, 인종 등)에 대해 독립적이고 공감하는 사람들과의 직접 소통, 교류를 하는 흐름이 있다. 즉 광주가 만들어 낸 문화 소통의 최적의 장소는 네트워크이며 이를 기반으로 문화를 교류하고 활동할 수 있는 사이버공간을 활용하여 작은 문화 국가들과 문화공동체들을 만들어 내야한다.
전시는 작품과 자료를 동시에 전시해야 아우라와 친밀감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서구 미술관과 박물관은 다른 나라 미술과 문화를 전시할 때 유물을 옮겨와(이집트 피라미드 혹은 중국 건축물 등 건물 일부를 옮겨와 유물을 채워 넣은 방법)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하기도 한다. 유물이 없는 전시는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낡고 쓸모없는 자료가 되어 관람객들에게 외면을 받게 된다.
디지털혁명시대의 뉴테크놀러지를 이용한 전시는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이 역시 기술의 발달로 인해 식상하기 쉽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예술가의 아우라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콘텐츠를 예술가들이 직접 제작하고 정기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로 교체하고 예술작품으로 저장하는 방법(소유권을 확보한 파일, 수장고 저장)이다. 특히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현실과 혼합현실 작품은 실감이 나고 소장가치와 전시효과가 뛰어나다.
광주의 뉴미디어 작가와 첨단기술의 혼합으로 만든 예술품들은 과거부터 상상의 미래 시대까지 관람객들을 몰입시켜 유물이 없이도 전시가 가능하다.
아시아문화전당은 가상현실(CAVE, 3D화소, 오감복합기술 등 활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의 문화를 시공간을 초월하여 복원할 수 있으며 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광주의 예술가와 광주과기대의 기술, 그리고 이를 더욱 빛내 줄 수 있는 세계적 아티스트가 함께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예술적 안목의 지속적인 습득은 후에 광주에서 뉴미디어아트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새로운 기술과 노하우로 작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전에 만든 작품은 폐기할 필요가 없으며 시간이 지나도 예술적 가치가 있어 자산이 된다.
이와 같은 원리는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인터렉티브 아트(디지털, 아날로그 방식을 모두 사용한 방법)를 제작해야 하는 어린이문화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예술가나 어린이전시 전문가로부터 콘텐츠를 개발하고 그 작품에 대한 구입을 통한 소유권 등을 확보해야 한다.
퍼시픽첨단연구소의 폴 티나리어드 박사는 <미래의 가상현실세계(The Future of Virtual Worlds)>라는 글에서 놀랄 정도로 변하는 가상현실세계에 대해 언급했다.‘현실세계보다 더 아름다운 가상현실세계의 햇빛, 푸른 하늘, 천둥번개, 그리고 선량해 보이는 사람 등 이런 모습을 사이버공간에서 만들어 낼 것이다.’ 빛의 도시 광주에서 빛을 이용한 네트워크 세계, 빛으로 만들어진 가상현실 등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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