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폴리Ⅱ 도시의 예술적 생명력 건져내
광주폴리Ⅱ 도시의 예술적 생명력 건져내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11.11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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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역사적 의미 공간 찾아 시민담론 형성 기대
추위 속 참가자 떨고 준비 미흡 곳곳 드러나

▲ 강운태 시장이 광주천독서실에서 광주폴리2 개막인사를 하고 있다.
광주가 갖고 있는 의미 있는 공간에 8개의 광주폴리Ⅱ가 세워졌다. 2011년의 11개의 광주폴리Ⅰ에 비해서는 장소적으로 협소하지 않고 시민들과 친숙한 공간에 그리고 2개의 이동형 폴리가 시민들을 맞이했다.
광주비엔날레(이사장 강운태)는 ‘인권과 공공공간’을 주제로 10일 광주폴리Ⅱ 개막식을 가졌다. 개막식은 충장로 학생회관 골목에서 시작된 ‘투표’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틈새호텔’, ‘광주천독서실’, ‘혁명의 교차로’, ‘탐구자의 전철’, ‘기억의 상자’, ‘유네스코 화장실’, ‘포장마차’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작품 투어는 광주폴리Ⅱ에 참가한 작가들과 초청인사, 기자단과 일반 시민 등 약 1백50여명이 투어에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고, 개막 행사는 오후 3시 보훈회관 옆 광주천제방의 ‘광주천독서실’에서 강운태 시장, 조호권 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간단한 설명회를 겸한 기자간담회, 당초 강연초청자였던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Rem Koolhaas)의 건강문제로 영상으로 대체된 인터뷰 강연에 이어 오후 12시 40분부터 저녁 7시까지 빠듯한 일정으로 광주폴리Ⅱ에 대한 현장 탐방이 진행됐다.
이번 광주폴리Ⅱ는 이웃 간 소통의 공간, 추억과 정이 흐르는 터전이라는 컨셉으로 폴리Ⅰ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크게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충장로, 광주공원, 광주역 등 장소성이 갖는 의미를 차용하여 혁명과 저항의 시발점이라는 점을 내세웠고 이들 공간의 작품들이 인문학적 담론 생산의 창구로 활용되어 새로운 도시 시민문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 렘 쿨하스가 건강상 참석하지 못해 영상으로 대담특강을 대체했다.
렘 쿨하스 건강상 불참 아쉬움 남겨

이날 행사에는 참여작가인 서도호 씨와 그의 동생이자 광주신축야구장을 설계한 건축가 서을호 씨, 에얄 와이즈만, 락스 미디어 콜렉티브의 멤버 모니카 나룰라, 잉고 니어만 등이 참석했다.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오전 11시 니콜라우스 히르쉬 & 잉고 니어만의 대담 형식 특강은 렘 쿨하스와의 영상대담으로 대부분 채워졌다. 렘 쿨하스를 보고 강의를 듣기 위해 참가자는 물론 사전 참가예약을 했던 시민들도 불참 소식에 실망해 참석하지 않는 사례도 일부 있었다.
렘 쿨하스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시각에서 서구는 자신 외에 다른 세계에 무관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민주주의는 불확실하고 우려되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잉고 니어만과의 영상대담은 광주폴리에 대한 의미, 광주의 정체성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세계국가론이나 유럽정치 문제 등에 지나치게 치우쳐 다소 실망스러운 분위기였다.
이날 강운태 광주시장은 “이번 광주폴리Ⅱ 민주와 인권의 도시 광주에 맞는 공간에 세워져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광주읍성을 따라 만들었던 광주폴리Ⅰ에서 시민들이 지적했던 장소적 협소함의 문제점을 이번에는 덜어주었고 이렇게 되기까지 광주시의회와 광주폴리시민협의회, 지역상인 대표 등이 관심을 갖고 협조해준 결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조호권 광주시의회 의장은 “광주폴리Ⅱ는 광주의 문화적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시민과 더욱 호흡할 수 있는 작품으로 보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면서 “100개의 폴리가 세워지기 위해서는 조형성과 기능성을 함께 갖춘 폴리를 통해 광주의 정체성을 부각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홍인화 시의원은 “폴리를 세우는 데에만 집착하지 말고 시민들이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시민공동체의 마당으로 활성화시키는 데 더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 학생회관 골목에 마련된 폴리 '투표'는 시민들의 사회적 관심에 대한 전바장식 투표를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도서관⋅화장실 등 공공공간의 기능성 초점

한편 이번 폴리투어에서는 각 작품마다 다양한 이벤트가 열릴 것이라는 주최측의 소개와는 달리 작품의 공간성과 이벤트의 사전 준비 미흡 등이 드러나 다소 아쉬운 대목이었다. 또 일부 작품은 아직 완공이 덜 되어 작품성에서 의문을 남겼다.
‘투표’ 작품에서는 렘 쿨하스가 광주에 만든 최초의 여론조사 장이라는 의미를 살려 ‘투표 릴레이 이벤트’가 열린다고 했지만 학생회관 골목이라는 장소적 협소함 때문에 지나가는 일반 시민들과 150여명의 참석자가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틈새호텔Ⅱ’는 이전의 틈새호텔Ⅰ에 비해 비행기 실내인테리어방식으로 무기도 줄이고 공간도 다소 넓혀 사용이 편리한 점을 강조했다. 이날 첫 투숙객은 백희정 광주여성민우회 대표였다. 이날 하룻밤을 지낸 백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낯선 공간이기 때문에 다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는 훨씬 조용해 잠을 잘 잤다”면서 “공간적으론 협소해도 하룻밤 지내는 데는 난방이나 물 등 큰 불편이 없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개막행사를 가졌던 ‘광주천독서실’은 추위가 몰아치고 바람이 불어 주민과 참석자들의 불편을 초래했으나 사전 농악공연 등으로 행사 분위기를 띄워 다소나마 위안이 됐다. 그러나 강 시장과 조 의장 일행 등 ‘내빈’의 도착이 좀 늦어져 추위 속에 참석자들을 떨게 만들었다.
또 도서관이라는 상징성답게 이날 기증된 200여권의 책을 사전에 진열하지 않아 텅 빈 책꽂이 느낌을 주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책꽂이엔 책 없고 포장마차엔 음식 없어

마지막으로 진행된 ‘유네스코 화장실’과 ‘포장마차’는 어둠이 짙게 내린 7시 무렵에 행사가 끝난 데다 아이 웨이웨이 작품 ‘포장마차’에서는 라이브 요리 이벤트가 펼쳐진다고 했으나 겨우 한 냄비의 오뎅국물과 야채전에 그친데다 형식적인 내용에 그쳐 준비가 미흡했다고 평가됐다.
특히 이번 투어에서 주최측이 당초 계획된 시간대로만 움직일 뿐 이날 추위와 바람 등 참석자들의 불편을 고려하지 않아 더욱 문제였다. 더욱이 탐방 코스가 가까운 곳에 있는 폴리를 한꺼번에 보지 않고 동선을 길게 잡아 결국은 버스로 시내를 두 번이나 도는 불편한 일정이었다.
6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탐방은 강행군이었고 타지에서 온 참가자들에게 화장실 안내와 따뜻한 음료수 등 간식제공이 없어 불편함은 가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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