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를 위한 국가경영
다음 세대를 위한 국가경영
  • 정용기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 승인 2013.10.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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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기 전남대 교수

“청정 자연의 나라! 연기 나는 굴뚝이 많지 않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 선진국! 일자리 부족하고 세금 많아도 노후보장 잘되어 행복한 국민들!”
1년의 기간 동안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고 갖게 된 인상이다. 필자는 대학의 연구년제 혜택으로 캐나다를 1년간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기업의 환경경영과 지속가능경영 문제에 오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청정 자연을 유지하면서도 선진국 대열에 속해 있는 참 이유를 찾아보기 위함이었다.
아니, 그것보다는 우리보다 선진국이면서도 개발되지 않은 청정자원을 보유하고 그 속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잠시나마 나도 그들과 함께 자연에 빠져보고 싶었다는 것이 보다 솔직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밴쿠버에 정착하면서 맨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수많은 자전거의 행렬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강변에 조성된 자전거길 덕분에 자전거 타는 사람이 부쩍 늘어나긴 했다. 하지만 캐나다는 주말은 물론 주중 출퇴근길에도 자전거 타는 사람들로 물결을 이룬다. 캐나다 사람들이 미국 사람들에 비해 비만 인구가 크게 적은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주말이면 드라이브를 겸해 오르는 산비탈길에도 애써 페달을 밟으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지나쳐가는 자동차 수보다 훨씬 많다. 주말 자전거타기가 이들 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비탈길을 페달로 힘겹게 오르면서도 전혀 힘들어 하지 않는 그네들의 행복한 미소를 보았다. 그들에게 ‘존경합니다!’를 연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대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밴쿠버뿐만 아니라 인근 주요 도시를 돌아다녀 보아도 연기나는 굴뚝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연기나는 공장 여부를 불문하고 전 국토 각 지역의 자치단체들이 앞장서서 생산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는 우리네 현실로 보면 선뜻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다.
일례로 캐나다에는 자체 브랜드 자동차 생산회사가 없다. 자동차도 필요하면 전량 수입해서 쓰면 그만이다. 도요다, 혼다 등 일본차와 가까운 미국차가 주종을 이루지만 국산 자동차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그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 생산 자체가 환경파괴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동차 자체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주범으로 인식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주범을 생산하는 회사를 자국 내에 두지 않는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과제를 캐나다라고 해서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정환경, 지속가능경영을 앞서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는 이유는 캐나다의 몇몇 도시들만 둘러보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이고 우리 국토의 100배에 달하는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다. 정작 사람이 살만한 지역은 주로 미국에 인접한 남부지역에 한정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많은 도시가 울창한 삼림과 빙하의 맑은 물이 흐르는 강변과 호수 주변에 형성된 휴양지 개념의 도시들이 대부분이다. 환경오염문제는 감히 언급하기조차 어려운 분위기이다.
산림과 자원개발이 당장의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게다가 세계 제일의 노후보장제도 실현을 위해 일자리를 가진 국민 개개인에 당장 부담지우는 세금이 만만치 않음을 역시 모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대, 그리고 그 다음 세대를 위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은 가히 본받을만하다.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연과 그러한 생각을 가진 청렴 위정자들을 많이 배출한 캐나다가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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