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인권·평화로 차린 ‘특별한 밥상’
민주·인권·평화로 차린 ‘특별한 밥상’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8.19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모태로 시작한 ‘광민협동조합’

수십 년 만에 찾아온 열대야, 폭염이 몇 주째 한반도에 화풀이를 하고 있다. 아스팔트에서는 이글이글 열이 올라오고 있고, 대낮에는 돌아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바깥생활이 힘들다.

이 때문인지 사람들은 입맛마저도 떨어져 보양식을 찾으러 다닌다. 값비싼 보양식 말고 어디 밥맛 좋~은 맛 집 하나 어디 없을까?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이 설립한 협동조합

동구 산수 5거리를 따라 동구국민체육센터 인근 ‘밥맛조~탕’에서는 아주 특별한 밥상이 준비 중이었다.
이 밥맛조~탕은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의 산하 기관인 광민협동조합(이사장 윤목현)이 지난 5월 28일에 문을 연 곳이다.

‘밥맛조~탕’. 일명 광민식당에는 제철에 맞는 생선, 해산물 등으로 얼큰하고 입맛에 딱 맞는 메뉴들이 가득하다.

이곳은 제철 생선요리 뿐만 아니라 작은 그릇에 정성을 담아 나온 밑반찬들은 “좀 더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을 만할 정갈한 맛 그 자체다.

여기에 깔끔하고 얼큰한 맛이 일품이여서 점심메뉴로 적격인 제철 매운탕은 남성들이 즐겨 찾는 술안주로 감동을 주고 있다.

광민식당은 분명히 다른 식당과 비교해서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이 모여 설립한 광민협동조합이 운영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취약계층 복지후생 도모

올해 초 설립한 광민협동조합은 초창기 10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광민협동조합의 직영식당이 개업 3개월이 된 현재는 약 50여명의 조합원이 모이게 됐다.

직영 식당에서 만난 광민협동조합 윤목현 이사장은 “현재는 50여명의 조합원이 있지만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구성원으로 시작한 광민협동조합은 네트워크가 활발해서 올해로는 100명의 조합원, 내년에는 300명의 조합원을 목표로 추가 모집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협동조합 회원들은 실제 현장에서 4.19를 겪은 세대인 70대 중반부터 6월 항쟁을 겪은 40대 중반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은 개인의 이익보다 다수의 시민, 발전해나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왔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광민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를 토대로 만들어진 광민협동조합은 사업을 통해 민주·인권·평화운동 기금을 마련하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의 자활과 자립, 복지후생을 위한 소득 및 고용창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수익금 일부, 소외계층에게 후원

또한 5.18 희생자 및 민주화 운동 관련자에 대한 후생복지지원 차원으로 장학금, 복지기금 지원과 아울러 취약계층 생활부조 및 자립의욕 고취, 농수축산물 유통구조개혁과 안전하고 저렴한 먹거리 공급을 통해 도농 상생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됐다.

광민협동조합 윤 이사장은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당초 목적은 직거래 유통사업으로 우수한 농축산물을 협약 체결해서 양질의 가격 이하로 직접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 로컬푸트 전시판매장 운영이다”며 “여기에 순수 국내 자연산 농수산물을 판매하면서 전시코너와 시식코너까지 마련하려고 했지만 시식코너의 개념이 확장되어 식당을 운영하게 됐다”고 광민식당이 개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윤 이사장은 “사업을 통한 수익금 일부는 주변에 어려운 사람부터 보살피고,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 후원 등에도 쓰일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광민식당 한켠에는 다시마, 멸치, 미역, 돌김, 달걀, 쌀 등 건·해·농산물의 전시, 판매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앞으로 광민협동조합은 당초 목적에 맞게 직거래 유통사업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이에 대해 윤 이사장은 “아직은 전시, 판매코너가 미비하지만 올해 리모델링을 통해 전시코너와 판매코너를 확장시킬 계획에 있다”며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직거래 장터 운영, 바자회 등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발전,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

이러한 사업목적을 둔 광민협동조합은 지난 8월 7일 모범협동조합 자립화 시범사업체로 선정되어 사업개발비로 동구청에서 1천3백만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최근 협동조합 바람이 불면서 어느 회사는 다시 태어난다면 주식회사가 아닌 협동조합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협동조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공동 소유로 민주적인 방식으로 관리되며, 자발적으로 조직된 사람들이 모인 자율적인 조직으로 운영된다.

협동조합은 기존의 시장이 채워주지 못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경제·사회·문화적 약자인 조합원들의 자생력을 강화시켜준다. 또한 일반 사업체보다 특별한 취지를 갖고 시작한 협동조합은 지역사회발전 및 사회적 연대와 나눔,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렇듯 최근 우수 모범협동조합 시범사업체로 선정된 광민협동조합이 민주·인권·평화운동 기금 마련, 경제적으로 취약한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의 자활과 자립, 복지후생을 위한 소득 및 고용창출, 생활안정을 증진시켜 건강한 사회적기업으로 합류하기를 기대해본다./김다이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