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언론 입을 닫다
광주지역 언론 입을 닫다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08.1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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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스러운 보도행태 “어디를 믿을 수 있을까?”

광주지역 언론과 방송, 통신사들까지 모두 입을 닫았다. 광주지역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했는데 하나같이 취재는커녕 보도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이다.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이하 광민회)는 지난 13일 오전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내용은 강운태 시장이 세계수영대회와 관련한 공문서 위조 사건으로 공무를 수행할 최소한의 명분조차 사라진 만큼 엄정한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와 함께 재임 중 5번의 검찰 압수수색이라든가 그동안 물의를 빚은 여러 사건으로 14명의 공무원 파면과 4번의 공개사과 등을 거론하며 미국에서 닉슨 대통령이 물러난 것은 거짓말 때문이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강운태 시장은 공무수행 자격이 없다”고 강력한(?) 표현을 했다. 사퇴를 에둘러 나타낸 것이다.
광주전남지역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모여 지역 민주화와 지역발전을 위해 모인 이 단체가 가진 영향력은 상당하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시민의소리>와 KBS카메라만 자리에 있었고 일부 기자들은 보도자료를 갖고 갈 뿐 자리엔 않지 않았다.

그러나 기자회견장이 시의회 기자실이어서 그곳에 있었던 기자들이라면 어쨌든 들을 수 있었다. 우선 가장 먼저 기사가 올라야 할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등의 3 통신사는 이날 저녁까지 보도하지 않았다.
14일 아침에 뿌려진 인쇄매체인 광주일보, 무등일보, 광주매일신문, 전남일보, 광남일보 등 지역 일간지 어느 곳도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촬영은 해갔지만 역시 뉴스 화면에서 전날 저녁부터 이날 아침까지 단신으로도 처리되지 않았다.
물론 기사를 보도하는 것은 언론사의 가치 판단에 따라 하는 것이지만 그 어느 곳 하나도 보도를 하지 않은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광민회는 어떻게 기자회견을 준비했기에 기자회견장에 기자들이 나타나지 않았고 언론매체에 전혀 보도가 되지 않은 것일까?
우선 광민회는 전날까지 극비로 하고 기자회견을 준비했고 그 내용을 외부로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한 광민회 운영위원이 페이스북에 기자회견 초안을 올리면서 광주시에 알려졌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광주시가 다음날 지역 언론사 출입기자들을 만나거나 전화로 설득작업을 펼치면서 전혀 보도가 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언론들의 공정보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대목이다.

언론의 기본 역할은 시민의 귀와 입이 되어주는 일이다.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에 따르면 “언론자유 수호: 우리는 어떤 권력과 금력 등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내외부의 개인 또는 집단의 어떤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도 단호히 배격한다”고 했다.
광주지역의 언론매체들은 언론자유 수호를 내팽개친 것에 다름 아니다.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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