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대변인, 정치부장 시절 ‘공모 상금’ 연루 의혹
윤창중 대변인, 정치부장 시절 ‘공모 상금’ 연루 의혹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03.0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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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당시 화백 “자신이 주도한 만평이름 공모전에 가족 내세워 상금 타”
윤창중 “회사에서 한 일” 부인
▲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불통 브리핑' 논란을 빚고 있는 윤창중 청와대 신임 대변인이 과거 언론사 재직 시절 공모 상금에 연루됐다는 정황이 나타났으나 수상자와의 관게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어 더욱 의혹이 커지고 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윤창중 대변이 세계일보 정치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인 1996년 자신이 주도한 세계일보의 시사만화 이름 공모 대회에 '가족' 명의로 응모하고 이를 당선작으로 선정해 상금을 타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세계일보가 진행한 시사만화 이름 공모 대회에서 최종 당선자가 당시 정치부장이었던 윤창중 대변인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이 모씨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세계일보의 시사만화 화백이었던 조민성 씨의 주장에 따르면, 시사만평 이름 공모전은 윤창중 대변인과 당시 편집국장이 상의해 시작됐으며, 당선작에 대한 설명도 당시 윤 정치부장이 조 화백에게 직접 하는 등 공모전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지난 1996년 세계일보는 새로운 4컷짜리 만화를 선보이기 위해 조민성 화백을 영입했고 1월 20일자 사고(社告)를 통해 "세상만사를 대상으로 날카롭게 풍자 통쾌한 웃음을 선사할 조민성 화백의 새 시사만화(사회면 4컷) '오리발'이 23일자 세계일보 지상에서 애독자 여러분께 선을 보입니다"면서 23일부터 연재가 시작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세계일보는 시사만화 이름 '오리발'에 대해 "오리발은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세태를 심도깊은 풍자로 비판하게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오리발에선 건강한 사회에서 정직하고 순결한 국민이 명실공히 이 나라 역사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온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역설적 해학으로 펼쳐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일간 신문사 쪽에서 '오리발'은 이미 썼던 시사만화 코너 이름이라면서 저작권을 주장하며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조성민 화백은 '오리발'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인 명사로써 저작권 문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세계일보는 새로운 이름을 공모하기로 결정했다.

조 화백은 시사만화 주인공 이름을 공모하는 전례도 없고 주인공은 작가의 정체성이 녹아나야 하기 때문에 작가가 정해야 한다는 입장었지만, 세계일보에서는 공모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는 오리발이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시작할 것이라고 공지했던 23일 "세계일보 지상에서 애독자 여러분과 만나기로 했던 조민성 화백의 새 시사만화 주인공 오리발은 저작권 문제로 창간 7주년 기념인 2월 1일자부터 독자 여러분이 지어주실 새 이름으로 선을 보이게 됩니다"면서 이름 공모 내용을 공지했다.

공모 마감은 1월 28일로 공모기간이 6일에 불과했다. 세계일보는 2월 1일 공모 결과 접수된 4백75점 가운데 이 모씨가 써낸 '허심탄'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상금 100만원을 탄 당선자 이 모 씨로 윤창중 당시 정치부장이 소유한 아파트에 주소를 둔 인물이었다.
 

조 화백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윤 대변인은 시사만화 이름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제기되자 편집국장과 상의하여 공모전을 진행했으며 이후 당선작이 결정되고 나서 윤 대변인은 조 화백에게 직접 '허심탄'이라는 시사만화 주인공 이름을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조 화백은 "20년 동안 사용했던 '고슴도치'라는 이름을 쓰고 싶다고 했는데 당시 윤 부장이 반대를 했을뿐만 아니라 당선작인 '허심탄'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도 본인이 직접 나에게 설명했다"면서 "만화 주인공 이름은 작가가 정해야 하고 허심탄이라는 단어가 큰 의미가 있느냐고 반대를 했는데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 화백은 "공모 이후 회사 지인과 얘기를 나누는데 윤 대변인이 자신의 가족 명의로 공모를 해서 상금을 탔고, 회사사람과 축하파티까지 열었다고 들어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조 화백은 "상금여부와 규모를 떠나서 조직인으로서 언론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세계일보 독자들을 우롱한 일"이라며 "이런 일을 한 사람이 청와대에 가 있으면 국민을 속이는 발상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 이같은 내용을 밝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측은 1996년 4컷 만화 제목 공모에서 당선된 이모씨의 당시 주소를 토대로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소유주가 현재 윤창중 대변인의 것으로 확인했다. 지난 1994년 2월 3일 등기목적상 소유권 이전이 돼 현재까지 '윤창중 대변인'이 소유주로 돼 있었다.

경비업무를 맡고 있는 아파트 쪽에서는 "과거 차량 기사 양반을 통해 윤창중 대변인이 소유한 아파트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윤창중 대변인 소유주 아파트에는 현재 다른 사람이 전세로 살고 있지만 이 모씨 앞으로 송달된 우편물이 반송 조치된 흔적도 발견됐다.

이에 대해 윤창중 대변인은 '이 모씨가 가족이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스스로 공모 아이디어를 내고 당선작을 뽑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정치부장으로서 당선작을 뽑을 권한이 없었다. 세계일보 회사에서 한 것"이라며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윤 대변인은 하지만 당선자 이모씨의 주소가 왜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로 돼 있는지에 대해서 끝내 해명하지 않았다. 따라서 상금 사취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어서 이에 대한 해명이 기다려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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