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소장 수난시대?
헌재소장 수난시대?
  • 김성인(광주·전남시민정책포럼공동대표)
  • 승인 2013.01.3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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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인 대표

제18대 대선이 끝나고 벌써 한 달여가 지났다. 야당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이 지역민들에게는 이른바 ‘멘붕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차기정부의 내각을 포함해 요직을 맡을 인사들을 천거하고 세우기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이러는 가운데 최근 단연 국민의 시선을 끄는 헌법재판소 관련 두 인물이 있다.
한 사람은 박근혜정부의 초대 총리후보자로 지명되었다가 전격 사퇴한 헌법재판소장 출신 김용준 인수위원장이고, 한 사람은 헌법재판소장 후보로 현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천거된 이동흡 헌법재판관이 그들이다.

김용준 총리후보자의 경우 전례 없이 인수위원장이 총리후보로 발탁되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고,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각별히 신뢰하는 인물로 평가되었다. 초반에는 특별한 흠이 없는 인선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이 불거졌고 급기야 스스로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두 아들의 석연치 않는 병역변제나 장남의 로펌 취업과정에서의 특혜논란, 그리고 그동안 재판과정에서의 보수적인 판결 등은 큰 문제였다. 더욱이 부동산 투기바람이 거세게 불던 19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을 사고팔면서 심지어 당시 7~8살이던 아들들 명의로까지 수십 억대의 땅을 사두고 있었다는 이야기 앞에선 누구나 그저 어안이 벙벙해질 따름이었다.

사법부의 최고위직인 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이 등 이른바 나라의 최고지도자라는 사람들이 거의 예외 없이 부동산투자의 귀재이고 편법과 탈법을 일삼는 사람들이라면 이 나라는 희망 있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여론의 질타를 이기지 못해 물러나면서도 ‘인격 운운 했다’고 하고, 여전히 인수위원장자리는 유지한다 하니 권력과 부를 향한 그의 집념과 소신은 가히 경탄할 만하다.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의 모습은 더욱 가관이다.
그는 노골적인 친일 성향에다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고, 위장전입이나 공금유용, 횡령의혹의 거의 대부분이 해명되지 못했음에도 끄덕 않고 버텨 온 양상이다. 항간에는 현 대통령과 당선인이 짜고 미는 인사라는 소문도 있었고, 여당이 그를 적극적으로 감싸고 비호하는 양상 속에서 그의 임명은 사뭇 강행되고 말 태세였다.

하지만 청문회과정에서 드러난 그의 비양심과 철면피에 대한 여론의 압박이 워낙 커서 아마 그도 조만간 낙마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태 속에서 박 당선인의 인사시스템과 차기 박근혜정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도 사실이다. ‘밀봉인사’, ‘불통인사’라는 비판을 더 이상 듣지 않고 당선인이 대선기간 동안에 약속했던 '국민대통합의 시대' '100%대한민국'을 만들어 갈려면 지금부터라도 겸허하게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의 눈높이와 보편적 상식에 맞출 수 있는 인사체제를 시급히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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